휘청이는 크래프트하인즈…115년 역사의 '미스터 피넛'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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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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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식품기업 크래프트하인즈가 이번엔 스낵 사업 매각을 협상 중이다. 협상 상대는 스키피 땅콩버터로 유명한 호멜푸드. 매각 대상은 ‘마약 땅콩’으로 불리며 100년 넘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플랜터스다.

크래프트하인즈의 플랜터스 땅콩 스낵. /셔터스톡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 시각)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크래프트하인즈가 현재 호멜푸드와 플랜터스 사업을 넘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예상 가격은 30억달러(약 3조3450억원). 협상이 결렬되지 않는다면 다음주 내 이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크래프트하인즈는 앞서 올해 슈퍼볼 때 플랜터스 광고를 뺀다고도 밝혔다.

플랜터스는 땅콩 스낵 판매를 주력으로 한다. 1906년 이탈리아 이민자 아메데오 오비치가 세워 1960년 스탠다드브랜즈에 매각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2000년 스탠다드브랜즈와 나비스코브랜즈가 합병한 회사를 사들이며 플랜터스를 거느리게 됐다.

크래프트하인즈는 최근 플랜터스를 필두로 저(低)탄수화물 고(高)단백질 스낵 사업 확대를 추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전전긍긍해왔다고 한다. 이와 관련, WSJ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옛 스낵들에 다시 눈을 돌리자 크래프트하인즈가 기회를 놓칠새라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플랜터스 외 다른 사업들도 실패하면서 지난해에만 2억9000만달러(약 3227억9900만 원)의 손상차손을 냈다. 이에 지난해 9월 프랑스 락탈리스 그룹에 천연 치즈 사업을 매각했고,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도 각각 핫소스 사업과 초콜릿 바 사업을 향신료 회사 맥코믹과 제과업체 몬델리즈에 넘겼다.

하인즈 케첩. /로이터 연합뉴스

하인즈 케첩은 2015년 크래프트푸드와 합병하며 연 매출 280억달러(약 33조원), 시가총액 626억달러(약 73조3000억원) 규모의 세계 4위 글로벌 식품 공룡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3G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의 긴축 경영으로 지금은 위기에 놓인 상태다. 비용 절감에 몰두하며 연구개발은 뒷전으로 한 탓이다.

뒤늦게 신제품 개발에 투자하며 인공조미료를 뺀 맥앤치즈, 설탕을 줄인 케첩, 유기농 채소와 과일만 사용한 카프리썬 등을 출시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크래프트하인즈는 이미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지 오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2018년 "전통 강자인 크래프트하인즈가 뒤늦게 스타트업들이 만드는 제품과 비슷한 걸 내놓는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옮겨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은 오히려 선발주자인 스타트업들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에게 크래프트하인즈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WSJ도 2019년 전문가를 인용해 "(5G 시대에) 3G 경영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짚었다.

[박수현 기자 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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