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클러스터만 8곳…서울 10년 '스타트업 강산' 바뀌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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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0. 오전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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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허브도시 목표 향해 착착…서울 창업지도 탈바꿈

창업 지원시설도 15개서 44개로
해외진출 스타트업 130개 목표

박대우 서울시 경제일자리기획관
"대기업과 윈윈 모델 만들겠다"


"서울과 손잡고 해외로 진출할 스타트업 130개사, 1만2000개에 달하는 스타트업 보육, 일자리 1만5000개 창출…." 서울이 벤처 중심지(스타트업 허브)라는 꿈을 꾼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서울의 경제 지도를 바꾸고, 세계적인 창업 도시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2011년이다. 그 후로 10년이 지났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박대우 서울시 경제일자리기획관은 서울시청 서소문 2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가 창업생태계를 만들어 온 지 꼭 1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노하우를 익히며 스타트업을 지원했죠. 창업지원시설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요. 특히 대기업들을 만나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박 기획관은 '리너지바'를 꺼내 들었다. '리너지바'는 맥주를 만들고 생긴 보리 부산물(맥주박)로 만든 에너지바다. 맥주박은 그동안 처치 곤란 신세였다. 하지만 식품 전문 벤처 리하베스트(대표 민명준)와 오비맥주가 서울시의 주선으로 의기투합했다.

박대우 서울시 경제일자리기획관
그 결과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뒤 올 2월 국내에 론칭했으며 해외에도 진출할 꿈을 꾸고 있다. 이뿐 아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와 인공지능 스타트업 코클리어닷에이아이(대표 한윤창)도 대표적인 협업 사례다. 기술 협력도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

코클리어닷에이아이는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 비명 소리 등을 학습해 위험한 소리가 들렸을 때 비언어적인 명령으로 사물인터넷(IoT) 장치를 제어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다임러는 차량 운행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소리를 감지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다. 스타트업과 다임러가 손잡은 이유다. 현재 두 회사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데, 올해나 내년에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관련 기술이 도입될 전망이다.

박 기획관은 "신사업을 위해 혁신기술을 찾는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찾기가 힘들고,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만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를 밝혔다. 특히 서울의 스타트업 허브인 서울창업허브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계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올해 목표는 100개사 이상이다. 박 기획관은 "대기업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에서 조달하거나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한 데 비해 스타트업은 탄탄한 사업 기반이 있는 대기업을 통해 해외 진출을 쉽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대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 서울은 대기업과 매칭하기 힘들거나 자체 역량이 충분히 있는 스타트업을 위해 현지의 창업지원거점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창업허브를 컨트롤타워로 삼아 해외 정부나 기관과 협력을 통해 현지에 창업지원거점을 구축하고 액셀러레이팅, 기술실증, 현지법인 설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만 이런 기업 30곳이 글로벌에 진출한다. 특히 서울창업허브는 먼저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등 기술 수요가 높은 아시아 지역부터 창업지원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과학기술부,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 해외 정부 등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 진출을 위해 실리콘밸리 대형 투자사이자 액셀러레이터와도 협력을 모색 중이다. 이뿐 아니다.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성장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한 사업은 스타트업 1만2000명의 기술 인력의 인건비 지원, 유망 스타트업 100개사에 1억원씩 지원하는 성장촉진 종합 패키지, 성장기 스타트업 전용 '스케일업 펀드'(4810억원 조성) 등이다. 박 기획관은 "지난 10년간 핀테크, 바이오허브, 인공지능, 먹거리창업 등 분야별 다양한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다양한 정책적인 지원은 하지만 간섭하지 않고 경쟁력 있는 창업생태계를 구축해 유망한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닦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가장 눈부신 발전은 서울 전역이 스타트업의 허브가 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서울시의 창업 클러스터는 2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창업보육, 네트워킹, 제품화 등을 지원하는 서울창업허브와 같은 창업지원시설은 15개에서 44개로 3배 증가했다. 10년간 1만2000개 넘는 스타트업이 이곳을 거쳐갔다. 또 이들 스타트업을 통해 1만5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막대한 자금 투입도 이뤄졌다. 창업지원시설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는 작년 말까지 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내외 판로 지원을 통한 기업 매출도 총 4조7000억원 이상 성과를 달성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미국의 글로벌 창업생태계 조사기관인 스타트업 지놈은 서울이 창업생태계 톱20에 진입했다고 작년 6월에 발표하기도 했다.

[조광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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