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로 '기아차 대박' 꿈 꾼 개미들, 1.5조원이나 '빚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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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0. 오전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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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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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1조원 이상 빚을 내 기아차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과의 협력설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더해지며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지난 8일 기준 312만주다. 118만주였던 지난달 초에 비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들어 기아차의 신규 신용융자 금액은 총 1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1조5000억원을 빌려 기아차 주식을 샀다는 의미다.

기아차 주가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5일에는 하루에만 3000억원어치 신용이 새로 들어왔다.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8일에도 신용융자 1400억원 어치가 추가됐다.

신용거래란 투자자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주가가 오를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 더 큰 손실을 입을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실행된다.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거래에 나선 이유는 지난 1월 국내에서 시작된 기아차의 '애플카' 생산 보도다.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고 4조원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된다는 구체적인 내용이었다. 기아차 주가는 지난 5일,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기아차가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15% 가까이 급락했다.

신용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노렸던 개인 투자자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기아차의 주가 하락으로 신용융자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실행되면서 손실이 확정된다. '바이 앤 홀드'(Buy and Hold)가 되지 않는 신용거래의 단점이다.

반대매매로 인해 주가 폭락 우려도 커진다.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할 경우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매도 주문을 낸다. 하락세인 기아차의 주식이 반대매매로 인해 더 낮은 가격으로 다량 판매된다면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카 협업 등의 이슈로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아차의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해외기업과는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 검토 중임을 밝히고 애플과는 '자율주행'에 국한해 협의 진행을 안 한 점은 눈에 띈다"고 밝혔다.

이어 "애플카 관련 뉴스는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고 재추진 여부와 시점도 불확실하다"며 "하지만 이번 이슈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위상이 확대됐고, 이는 애플카 논의가 중단돼도 유지될 전망"이라고 봤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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