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설계부터 시공까지"…삼성ENG, 잇단 초대형 수주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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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5. 오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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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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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D-EPC 연계' 전략…4조원대 수주 결실
16조 풍부한 수주 잔고…안정적 실적으로
[서울=뉴시스] 삼성엔지니어링 CI.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삼성엔지니어링(대표 최성안)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해외 플랜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더믹(세계적 대유행)과 유가 불안 등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인 16조4000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하는 등 16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수주 목표액은 6조원이다. 올해 입찰에 참여하는 프로젝트의 총규모만 40조원 수준으로, 현재 입찰 중이거나 결과를 기다리는 프로젝트만 8~10조원 수준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수주가 목표액인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6조원이 넘는 풍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수주전략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방침이다. 또 비화공 부문인 바이오와 2차 전지 플랜트 시장으로도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기술혁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신사업을 통해 지속성장의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 中 해외 수주 1위 달성…"수주 낭보 올해도 계속"

올해 첫 수주 낭보는 태국에서 날아왔다. 1400억원 규모의 플랜트 개보수사업을 따낸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태국 'PTT GC'(PTT Global Chemical)와 1400억원 규모의 '올레핀 플랜트 개보수 프로젝트'(OMP·Olefins 2 Modification Project)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태국 수도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약 150㎞ 떨어진 라용(Rayong)시 맙타풋(Map Ta Phut) 공단 내의 올레핀 플랜트를 개보수하는 사업이다. 기존 플랜트의 프로필렌(Propylene)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원료인 프로판(Propane) 처리량을 높이는 것이다.

이미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부터 굵직한 해외 플랜트사업의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30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대형 메탄올 플랜트를 수주했다. 현지 석유화학회사 사라왁 펫켐사로부터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계약'에 대한 낙찰의향서(LOI)를 접수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왁 주(州) 빈툴루(Bintulu) 지역에 건설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하루 메탄올 5000t을 생산하는 플랜트로, 삼성엔지니어링은 EPC를 단독 수행한다.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8년 Pre-FEED(개념설계) 수주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시작, 지난해 4월 기본설계(FEED)를 수주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기자재발주와 초기공사업무 등 초기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이번에 EPC까지 수주하면서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이에 앞서 단일 프로젝트로는 창사 이래 최대 수주금액인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멕시코에서 따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멕시코 법인이 지난해 10월28일(멕시코 현지시각), 멕시코 국영석유회사인 페멕스(PEMEX·Petroleos Mexicanos)의 자회사 PTI-ID(PEMEX Transformacion Industrial Infraestructura de Desarrollo)로부터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Dos Bocas Refinery Project) 패키지 2·3의 EPC(2단계)'에 대한 수주통보서를 접수했다.

이번 수주금액은 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부터 수행하고 있는 기본설계(FEED)와 초기업무(Early Work) 금액까지 합치면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멕시코 동부 타바스코(Tabasco) 주(州) 도스보카스(Dos Bocas) 지역에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하루 34만 배럴의 원유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원유생산국임에도 정제시설 부족으로 석유를 수입하고 있는 멕시코 내에서 이목이 집중된 사업이다.

◇비화공 부문 잇단 수주…"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성"

비화공 부문에서도 잇단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자사 헝가리법인이 지난해 11월17일(헝가리 현지시각) 두산솔루스와 '헝가리 전지박 제2공장 증설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규모만 1500억원에 달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설계·조달·공사)를 단독으로 수행하게 되며 2022년 완공 예정이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서쪽 50㎞에 위치한 '터터바녀(Tatabánya) 산업단지' 내에서 진행될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가동 중인 공장에 연산 1만5000t 규모의 전지박 플랜트를 증설하는 사업이다. 이 플랜트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동박(얇은 구리막)을 생산한다.

지난해 10월21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에디슨 4 프로젝트' 공사 계약 낙찰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접수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7799억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인천 연수구 송도 첨단산업클러스터 부지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짓는다.

[서울=뉴시스]삼성엔지니어링 최성안 사장(오른쪽)과 PTT GC 콩크라판 사장(왼쪽)이 계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수행"…FEED-EPC 연계전략 '주효'

삼성엔지니어링의 연이은 대형 수주는 기본설계(FEED)와 설계·조달·시공(EPC)을 연계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기본설계는 플랜트의 전체적인 틀을 정하고 설계와 견적의 기초를 설정하는 작업이다. 통상 플랜트 사업은 기본설계(FEED)→설계·조달·시공(EPC)→시운전 단계로 진행된다. 이 중 기본설계는 플랜트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국내 건설사의 경우 대부분 EPC 수주에만 머물렀으나, 최근 기술력과 검증된 수주성과를 바탕으로 FEED 업무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발주처와의 네트워킹과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EPC 마케팅에 우위를 점할 뿐만 아니라, 실제 EPC 수행 시 최적화 설계 등 효율성 극대할 수 있다는 게 삼성엔지어링의 설명이다. FEED 수주 통해 EPC 수주·수행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EPC의 선행단계인 타당성 조사, 개념설계, FEED 등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 전략으로 발주처를 선점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치열한 기존 EPC 경쟁 입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주 확보를 높일 수 있어 불확실한 대외환경 가운데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 중 해외 수주 1위를 달성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내실 경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해외 사업 발주 전망이 불투명하고,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에 무리한 수주보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수주 전략을 이어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엔지니어링은 환경 분야 중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본사와 해외법인, 모든 국내외 프로젝트에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증 ISO 14001:2015 규격을 적용 중이다. 또 환경관리시스템을 통해 환경 계획 수립 및 실행 모니터링, 폐기물처리, 용수사용, 온실가스 등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ESG등급에서 건설업계 최고 수준인 종합등급 A를 획득했고, 2020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도 8년 연속 아시아 퍼시픽(Asia Pacific)에 편입됐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전사 차원의 디지털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최근 화두인 ESG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기술 혁신 솔루션 사업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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