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發 바이오주 악재…코스닥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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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7. 오전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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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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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3형제 급락에 코스닥 하락
임상결과 허위 공시 논란에 바이오주 전반 약세
진 회장 허위공시 혐의 반박…반응은 '싸늘'
"단기 악재 코스닥 발목 잡진 않아"
[이데일리 박정수 권효중 기자] 에이치엘비(028300)발 악재로 코스닥 시장이 출렁였다. 장 초반 에이치엘비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 허위 공시 논란에 에이치엘비 3형제가 일제히 장중 하한가를 기록, 코스닥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에이치엘비 논란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에 올라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을 비롯해 씨젠, 알테오젠 등이 줄줄이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은 바이오주 리스크에 발목잡힌 모양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에이치엘비 허위 공시에 코스닥 출렁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3포인트(0.43%) 내린 977.7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982.81로 전 거래일(981.97)보다 상승 출발했고, 장 초반 980선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에이치엘비가 지난 2019년 항암제 ‘리보세라닙’ 미국 내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한 혐의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위원회(자조심) 심의를 받았고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조치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에이치엘비 3형제는 일제히 하한가로 추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은 27%대 밀렸고 에이치엘비제약(047920)은 22%대 하락했다.

김한경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이치엘비가 흔들리면서 코스닥 시장이 떨어진 영향이 있다”며 “이날 바이오 종목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들도 일제히 약세였다. 셀트리온제약(068760)은 3%대 밀렸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씨젠(096530), 알테오젠(196170) 등이 2% 이상 빠졌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임상과 관련된 노이즈로 바이오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며 “개별종목에 대한 호재가 있지 않은 이상 상승세를 보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허위공시 혐의 반박에도 반응 ‘싸늘’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직접 오후 2시에 유튜브를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진 회장은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증선위 조치를 앞두고 있다”면서도 “사실 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사화됐고, 임상에 대해서는 임상 결과나 논문 등을 통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만큼 사실관계 소명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앞서 지난 2019년 직접 임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2개의 데이터 중 1개에서 유효성 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이 사실을 시장에 공유한 바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신약허가신청(NDA) 미팅 당시에도 이 같은 사실을 그대로 밝혔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미팅 진행 과정에서 ‘Fail(실패)’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문장이 회의록에 있지만, 이는 ‘임상 실패’를 의미한 것이 아니라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는 의미”라며 “추가적인 사항은 서류 등을 통해 보완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 회장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에이치엘비 3형제는 하한가 기록 후 한때 낙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오후 2시를 기해 다시 하락 폭이 커졌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이날 9만1400원에 장을 시작해 장중 하한가로 6만4000원의 저가를 기록했고, 오후 1시께 8만2000원선까지 낙폭을 줄였다가 장은 6만6500원에 마감했다.

결국 에이치엘비의 코스닥내 시가총액 순위는 전날 3위에서 이날 8위까지 밀려났다. 에이치엘비 시가총액 역시 전날 4조8530억원에서 이날 3조5313억원으로 하루 만에 1조3000억원 가량 증발했다.

“단기 악재 코스닥 발목 잡진 않아”

다만 전문가들은 에이치엘비발 악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치엘비가 코스닥시장에서 코어 플레이어는 아니다”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큰 이슈일지는 모르나 시장 전체적으로 따지면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엘비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닥 시장 전체의 0.9% 수준이다.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시가총액 비중이 5.42%에 달하며 셀트리온제약이 1.53% 수준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에이치엘비가 시가총액 상위권이긴 하지만 개별 이슈에 불과하다”며 “탑다운 측면에서 보기보다 바이오주 개별 이슈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로 수급적인 측면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개인은 홀로 코스닥 시장에서 1842억원을 사들였다.

한편에서는 바이오 종목 전반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본다.

김지하 연구원은 “바이오·제약 종목에 학회 모멘텀이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여기에 임상 악재까지 겹쳐 바이오 종목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바이오·제약 종목에 영향을 미칠만한 글로벌 학회가 4~6월에 열리는 데 이에 앞서 에이치엘비발 악재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예컨대 세계 양대 암학회로 꼽히는 미국암연구학회(AACR)는 오는 4월에 개최되고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6월에 열린다.

김 연구원은 “학회에 참여하는 업종이나 피어 회사 등에 관한 초록이 아직 공개가 되지 않았다”며 “초록 공개 후 학회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종목별 장세가 펼쳐지나, 바이오주 전반의 투자심리는 부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정수 (ppj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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