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허위공시 의혹, 바이오株 투심 악화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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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7. 오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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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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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에이치엘비 심의…"소명할 것" 반박
전날 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형주 동반 하락
16일 유튜브를 통해 입장을 밝힌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 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코스닥 대형주인 에이치엘비가 개발 중인 항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임상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발표했다는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심의를 받았는 소식에 급락하면서 바이오 종목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에이치엘비는 2만4900원(27.24%) 하락한 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하한가(6만40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6일만해도 에이치엘비의 시가총액은 4조8535억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에 이어 3위였다. 그러나 하루사이에 시가총액이 8000억원 가량 증발하면서 8위로 밀렸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6500원(27.96%) 내린 1만6750원, 에이치엘비제약은 3900원(22.81%) 떨어진 1만3200원으로 마감했다. 이들 역시 장중 하한가까지 빠졌었다.

전날 에이치엘비 주가가 급락한 것은 지난 2019년 공개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회사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금융감독원이 조사했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를 앞둔 상황인 것도 맞다"면서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국에서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본시장국은 허위 공시를 통한 불공정거래를 포함한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 조치, 사후관리 등을 담당한다.

증권가에선 에이치엘비의 허위 공시 의혹이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심 악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라젠, 코오롱티슈진 등 주요 바이오기업의 임상 중단과 관련된 악재가 나올 때마다 바이오기업의 주가 하락은 물론이고 전체 투심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에이치엘비가 포함된 코스닥 운송장비·부품지수(-10.93%)는 831.57p(10.93%) 내린 6779.47으로 마감했다. 코스닥150 헬스케어 헬스케어지수(-3.04%), 코스닥 제약지수(-1.94%)도 낙폭을 키웠다.

이 외에 신풍제약(-3.92%), 셀트리온제약(-3.36%), 셀트리온헬스케어(-2.65%), 씨젠(-2.53%), 알테오젠(-2.42%), 셀트리온(-2.40%), 한미약품(-2.02%) 등 헬스케어지수 내 시총 상위 종목도 동반 하락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악재가 나오면 전체 바이오 기업 주가가 빠졌던 것처럼 에이치엘비의 허위 공시 의혹은 시장에 노이즈로 작용해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진양곤 회장은 리보세라닙 효능과 관련해 "지난 5년간 국제 임상 논문을 통해 25종의 암에 대해 효능을 입증한 만큼 신약 실패가 아니냐는 지적은 이미 소명했다"며 "임상은 약효와 안전성을 증명하는 것인데 통계상 일부 문제가 일부 있었으나 약효와 안전성을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허가신청(NDA) 미팅을 진행하면서 'Fail(실패)'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에 대해서는 "임상 실패가 아닌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며 "NDA 승인 과정에서 허위공시는 없었고 충분히 소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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