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개혁 갈등 다시 표면화…신현수 靑민정수석 사의 표명 풀스토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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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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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법무장관-민정수석 간 檢인사 이견 속 사의 표명 확인
민정수석실 내부 갈등에 대해서는 'NO'
민정수석 거취는 변함없지만 檢개혁 갈등 이어질 듯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현수 민정수석이 취임 두 달도 안돼 돌연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수면 아래로 갈아앉았던 검찰 개혁 갈등이 다시 드러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단 법무부와 검찰 갈등을 넘어 청와대와 법무부 간 갈등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사진=연합뉴스)
신 수석의 발탁은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갈등 봉합 의지를 드러낸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검찰 개혁이 다시 진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내 갈등에 대해서는 반박하면서도 법무부와 민정수석실간 갈등은 인정했다.

박범계 검찰인사안, 신현수 뚫고 文대통령 재가

신 수석이 불과 한 달 반 만에 사의를 표명한 데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인사가 자신과의 협의를 배제한 채 진행됐다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이나 한동훈 검사장의 일선 복귀 등을 두고 박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맞서면서 신 수석이 조율에 나섰지만 이와 무관하게 박범계 장관의 인사안이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이다.

검찰 인사를 통해 여권과 검찰 간의 대립 구도를 조율하러 나섰던 신 수석 입장에서는 자신의 역할에 의문점을 갖게 됐을 공산이 크다. 신 수석과 가까운 인사는 “이번 인사 사태에서 자기 역할이 없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신 수석 역시 주변에 자존심이 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17일 부랴부랴 신 수석 사의 표명과 관련된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인사가 4명이 나는 과정에서 검찰과 법무부 사이에 견해가 달랐다.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다”라며 “그 과정에서 민정수석께서 사의를 몇 차례 표시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사의를 만류하면서 신 수석의 거취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청와대는 신 수석이 이후 회의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광철 민정비서관(오른쪽)(사진=연합뉴스)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실 간 갈등에 대해서는 더욱 강하게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광철 민정비서관과의 암투라고 보도가 되는데 이번 인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정수석실 내부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간 이견은 인정했지만 청와대 내 민정수석실 내부 이견은 없었다고 못 박은 것이다.

민정수석실 내분? 법무부-靑 갈등?

일각에서 이광철 비서관이 신 수석을 배제하고 박 장관과 이번 인사를 조율했다고 관측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강력하게 부인한 셈이다. 이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 장관-추미애 전 법무 장관과 밀접한 사이다. 이때문에 신 수석이 이 가운데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인사는 “이 비서관이 조국 라인인데 신 수석을 앉혔으면 이 비서관을 빼는 것을 고려했어야 한다. 한 색깔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청와대의 해명대로 이 비서관과 신 수석 사이에 갈등이 없었다면 후속 인사 교체는 없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관측에 “제 명예를 걸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의를 표명한 것은 김영식 법무비서관과 이명신 반부패비서관으로, 이 마저도 김종호 전 민정수석 시절에 사의를 표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민정수석실 내의 내분이 아니라면 법무부와 청와대의 갈등 관계로 봉합 지점이 달라진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신 수석과 조율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문 대통령에게 검찰 고위 인사안을 ‘직보’했고 이 점이 신 수석의 인내심을 건드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장관이 자기 주장을 관철하는 대로 절차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의 재가는 있었다”며 “(신 수석과 박 장관 사이)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 발표가 났다”고 말했다. 다만 박 장관의 문 대통령 직보에 대해서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이 갈등 사안을 알고 있으면서도 재가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청와대 의사 결정사항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檢의 백운규 구속 수사 영향? 靑 “전혀 관계 없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또 다른 뇌관인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백 전 장관에 대해 구속을 추진한 검찰의 수사 방향에 문 대통령이 격노했고 청와대가 발빠르게 검찰 인사로 대응했다는 보도인데 청와대는 이 같은 추측에도 거리를 뒀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에 대해 문 대통령이 뭐라고 한 적은 없다”라며 “전혀 관계가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다만 청와대의 긴급 진화에도 이번 신 수석 사의 표명 사태는 당분간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추미애 전 장관 퇴진 이후에도 이어진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을 그대로 노출시켰다는 점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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