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마다 새 멍과 상처…모든 걸 포기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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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7. 오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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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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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정인이' 사건의 두 번째 재판이 열렸습니다.

정인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왔는데, 정인이 몸에는 멍과 상처가 끊이지 않았고, 기아처럼 말라 갔다면서 학대의 구체적인 정황들을 증언했습니다.

이재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첫 공판에서 검찰이 정인이의 양엄마 장모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열린 재판.

정인이의 어린이집 원장과 담임 교사가 증인석에 섰습니다.

원장은 "어린이집에 나온 작년 3월부터 반복해 얼굴에 상처가 났다. 보통 아이들은 1년에 한 두 번 상처가 나는데, 정인이는 열흘마다 반복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생후 9개월에 불과했던 정인이가 입양 한 달 만에 학대를 당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양부모의 친딸인 언니는 작년 여름휴가 뒤 곧장 어린이집에 나왔지만, 정인이는 코로나19 때문이라며 두 달이나 결석했습니다.

담임교사는 두 달 만에 다시 나온 정인이가 "너무 말라있었고 피부가 까맣게 변했다. 뭘 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기억했습니다.

쾌활했던 아이가 반년 만에 완전히 다른 아이가 돼 있었다는 겁니다.

결국 원장은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갔고, 의사는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양엄마 장씨는 원장이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채 병원에 데려간 일만 따졌을 뿐, 정인이의 건강은 묻지도 않았"습니다.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일주일여 결석했던 정인이, "모든 걸 다 포기한 모습으로, 하루 종일 걷지 못하고 밥도 물도 먹지 않았"습니다.

양부모가 다시 항의할까 싶어 원장은 병원에 데려갈 엄두도 못 냈고, 바로 그 다음 날 정인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재판 내내 양부모는 고개를 숙인 채 증언을 들었습니다.

"좀처럼 몸을 못 가누던 정인이가 자신을 데리러 온 아빠를 보자 힘을 내 걷는 것 같았다"는 원장의 증언에, 피고인석의 양아빠는 오열하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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