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된 '꼭 필요한 양념같은 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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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1TV '태조왕건'에서 애술 장군 역을 멋지게 소화한 이계인(51)
 그는 30여년의 오랜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눈길 한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줄곧 조연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는 많은 연출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꼭 필요한 양념같은 탤런트'다. 일찌감치 주연을 포기하고 감초 같은 조연의 길을 묵묵히 걸어 온 이계인은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있다.
 6월부터 SBS에서 새로 방송되는 프로를 준비중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야 프로그램이 성공한다"며 "절대 노코멘트"라고 껄껄 웃어댄다.
 양구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사격장의 아이들'이었다며 회상에 잠겼다. 군인마을이어서 시도 때도 없이 총소리가 들려 겁에 질려 줄행랑을 쳤지만 그 총소리 덕에 곳곳에서 탄피를 캐내 엿 바꿔먹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그 후 서울로 이사했지만 방학 때면 양구 사촌형들과 함께 파로호에서 물장구 치던 생각에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들려준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연극부에 들어가 물 흐르는 듯 연기자가 됐고 MBC 5기 탤런트로 입사해 수사반장,호랑이 선생님, 한중록, 전원일기 등 유명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얼굴을 비쳤다.
 바쁜 일정에도 춘천 소양강댐 등을 자주 찾아 그리움을 달랬지만 요즘 자연이 많이 훼손 돼 발길이 잘 가지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는 "배우는 극 중 역이 끝나면 다른 캐릭터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에 소모품"이라며 "애술장군과 귀동이가 아닌 또 다른 이계인의 모습으로 만나겠다"고 평창동계올림픽 화이팅을 외쳤다.   박지영 jy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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