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홍영표, ‘최저임금 항의’에 ‘문재인 찍었느냐’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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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6.01. 오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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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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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홍영표 “1시간 간담회 중 일부분만 언급”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61)가 최저임금법 개정과 관련해 항의방문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찍었느냐”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문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은 여당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내포한다”며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는 1일 성명을 내고 “홍 원내대표는 민주노총 전북본부 대표자와 가진 면담에서 “문재인 찍었느냐”, “민주노총이 10년간 못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우리가 1년 만에 했다”는 등 발언을 해 노동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헌법은 비밀선거 원칙을 명시하고 있고, 특정인에게 투표했느냐는 질문은 불법으로 처벌받는다”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시하는 질문을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입밖으로 내놓다니 민심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민주당이 지난 10년간 야당이었다가 이제야 집권여당이 된 것은 이전 정권과 끊임없이 맞서 싸웠던 민주노총을 비롯한 1700만 촛불의 힘”이라며 “마치 자력으로 자신들이 집권하고 정책을 펼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1700만 촛불의 힘을 역사에서 지우는 오만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 비정규직이 넘쳐나게 된 것은 바로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입법한 ‘비정규직법’ 때문”이라며 “자신들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 사죄는 못할망정 그 악법에 맞서 싸웠던 민주노총을 향해 비아냥대는 것이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수준이란 말인가”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촛불혁명에서 민주노총이 싸웠는데 왜 마음대로 하느냐고 하기에 ‘대선 때 민주당이 정책협약을 한국노총과만 맺었지, 민주노총과는 맺지 않았다’고 한 것”이라며 “1시간 동안 간담회를 하면서 ‘최저임금법 개정은 저임금 노동자 임금 인상을 위한 정책’이라며 이해를 구했는데 일부분만 언급해서 아쉽다”고 해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위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이 반드시 필요했다.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면서도 저임금 노동자에게 월급을 주는 영세소상공인들을 위해 꼭 해야하는 일이었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에 그 당시를 설명했던 말꼬투리를 잡아 또 왜곡을 시도하는 것은 경제사회 중요한 주체로서 품위있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앞서 홍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전북 군산을 찾아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회의 장소를 찾아 최저임금법 개정 폐기를 촉구하는 등 항의하자 홍 원내대표가 면담에 나섰다.

<허남설·이효상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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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뉴스레터 <점선면>, 동네방네 익숙한 공간의 특별한 이야기 '집동네땅'을 씁니다. 책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2023)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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