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성준은 1962년 제주 조천朝天에서 태어나 빈궁반생貧窮半生을 보냈다. 열여덟에 문학에 뜻을 두어 글을 끄적이기 시작했으며, 대학 재학 시절 대학신문사 문학작품 현상응모에 가작 당선된 후 시를 다듬는 일을 시작했다.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시집을 낼 만큼 시편들이 모이면 따박따박 출간하다 보니 벌써 다섯 권의 시집을 내게 됐다. 2010년 이후, 시보다는 소설에 관심을 두어 시와는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가끔씩 차오르는 시상들을 한입 한입 뱉어내다 보니 벌써 타구唾具가 꽉 차서 버릴 때가 되었다. 능력도 깜냥도 없으면서 책에 대한 욕심만 많아, 책을 사는 일이나 책을 내는 일에는 일단 저지르고 보자주의다. 내 키만큼의 책을 남기고 싶은 게 평생 소원이다. 무모하고, 실현된다 해도 큰 의미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묵직하게 결리는 목과 어깨를 이기며 글에, 책에 매달려 있다. 철없던 청소년기, 안병욱 교수님께 받은 감화는 오십이 넘어서도, 죽을 때까지는 유효한 자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