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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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의 TV감수성] 기안84, 이런 예능인 한명쯤 있는 것도 즐겁지 않나요

강경윤 기자 작성 2018.06.02 11:29 조회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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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웹툰작가 기안84(김희민)은 예능계에서 전무후무한 캐릭터다. 끼와 재능으로 똘똘 뭉친 예능인들 사이에서 기안84는 치명적인 무심함과 타협하지 않는 소박함을 전면에 내세운다.

지난 연말부터 MBC에서 가장 사랑받는 예능인 '나 혼자 산다'의 인기는 기안84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해 연말 기안84가 박나래, 이충재와의 삼각관계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 했고, 그럴 수록 '나혼자 산다' 멤버들도 두루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예능인 같지 않은 예능스타 기안84에게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기안84가 이시언, 헨리과 삼얼(세얼간이)로 여행을 갔던 편 이후 일각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진 것. 급기야 기안84는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닌데”라며 사과를 했다.

지난 1일 방송된 '나혼자 산다'에서 기안84는 공황 및 불안장애로 치료를 받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안84가 예능에서 스스로의 고민을 털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방송에서 그는 집중력이 크게 떨어져 약속을 깜빡하거나, 외향적이지 않은 성격 탓에 낯선 환경에서 불안함을 호소하는 그간 종종 보여왔다.

기안84

하지만 그 역시 기안84가 가진 본모습이자 매력이었다. 기안84는 “성공의 상징”이라고 말하던 서울의 한 주상복합 자취방을 떠나서 대학시절 살던 수원의 한 원룸으로 돌아왔다. 식탁 대신 스케치북을 놓고 김치볶음밥을 먹거나,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세수를 하는 모습은, 조금은 투박할 지라도 꾸밈없이 보여주는 기안84의 모습 그대로였다.

'나혼자 산다'의 시청자들이 진정 보고 싶은 건, 화려한 연예인들이 외모 관리를 하거나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모습이 아니다. 친구와 대화하듯 일상에서 누군가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게 '나혼자 산다'의 매력이다.

기안84

기안84는 2016년 초부터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그럼에도 이전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그는 여전히 웹툰 '복학왕'의 마감에 시달리며, 대수롭거나 화려하지 않은 일상을 보낸다. 여전히 무심하고 실수도 많지만, 그래도 자신의 주위 사람들에게는 괜한 섭섭함을 토로할만큼 특별한 애정을 내비친다.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모습과 기안84의 행동이 조금 다를지라도 그건 다를 뿐 틀린 게 아니다.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달라질 수록,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게 변하는 것보다 어렵다.

기안84의 한결같은 무심함은 이제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아닐까?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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