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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정해인 "30세에 '국민연하남'이라니…'대세' 수식어 도망가고파"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마친 배우 정해인을 만났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작품은 안판석 감독의 서정적인 연출과 지극히 현실적인 대본, 그리고 손예진과 정해인의 찰떡 멜로 케미에 힘입어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던 작품은 최고 시청률 7.3%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서준희 역을 맡아 불꽃 같은 사랑을 보여준 정해인은 '국민 연하남'에 등극하며 신드롬을 불러왔다.

"작품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마지막 촬영 일자를 달력에 입력해놓고 그날이 오지 않길 바란 건 처음이었다. 디데이가 올 때마다 마음이 이상했다. 드라마나 영화가 끝나면 시원섭섭함과 후련함이 오기 마련이다. 이번 작품은 그 이상이라 표현할 방법이 없다. 많이 허전하고 허하고 드라마가 끝난 걸 부정하고 싶다. 너무 행복하게 촬영해서 그런 것 같다. 사실 삿포로를 갔다 와야 서준희가 끝나는 것 같다. 그 다음에 정해인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정해인은 2013년 AOA블랙 'MOYA'뮤직비디오 출연을 시작으로 연예계에 입문, 2014년 TV조선 '백년의 신부'를 통해 정식 데뷔했다. 이후 '삼총사' '블러드' '그래, 그런거야' '불야성'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갔다. 그리고 이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첫 남자주인공 롤을 맡았다.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첫 주연이었다. 주연은 작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나는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예진 선배님의 커리어에 누가 될까봐 부담이 컸다. 그래서 많이 초반에는 어색하고 얼었던 게 사실이다. 예진 선배님이 촬영 끝나고 '너는 그냥 정해인이란 사람은 서준희 자체니까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좋으면 좋은대로 해도 돼. 괜찮아'라고 문자를 주셨다. 그게 촬영 내내 엄청난 힘이 됐다. 힘들 때마다 보면서 힘을 냈다."

사실 서준희와 윤진아(손예진)의 사랑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처음엔 '이 사람이 아니면 안돼'라는 불꽃같은 사랑으로 시작했고 가족의 반대에 부딪혀 전쟁같은 사랑을 이어갔다. 그러다 사랑의 타이밍이 엇갈리며 이별을 맞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제주도로 떠난 윤진아를 서준희가 찾아가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진아 누나와 준희는 결국 사랑을 지키려고 한건데 그 방식이 달랐던 거다. 온도차가 달랐다. 그걸 보면서 사랑하는 사이도 이렇게 속마음을 모를 수 있구나. 그래서 대화를 더 많이 하고 소통하며 내 마음을 공유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너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허벅지 꼬집으면서 기다렸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 미국에서 나도 여자를 만났지만 제대로 사랑을 못했다. 마찬가지로 진아 누나도 짧게 만나는 사람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은 다시 만났다. 만날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사랑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적절한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는 걸 느꼈다. 어느 지점에서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처음 진아 누나가 테이블 밑으로 준희의 손을 잡은 것도 누나의 입장에서 먼저 용기를 낸 거다. 내가 제주도로 찾아간 것도 엄청 큰 용기를 낸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싸우고 헤어졌음에도 준희는 또 거절당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공포심과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간 거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현실적인 윤진아와 달리 서준희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꽤 강한 캐릭터였다. 모든 누나, 혹은 이모들이 바라는 로망을 총망라한 듯 귀엽지만 남자답고 어리게만 봤지만 듬직한 남성상을 모조리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준희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완벽하고 멋진 남자다. 판타지적이긴 하다. 진아 누나는 너무 현실에 놓여있고 그 괴로움을 겪고 있었다. 준희는 오로지 사랑이었다. 과연 서른 한 살의 서준희라는 인물이, 서른 한살의 어떤 남자가 자기의 생업과 실리를 찾지 않고 사랑만에 올인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서준희라는 남자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할 때도 비슷한 점이 많다. 어른스럽고 진지하고 재미있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승철이가 더 재미있는 캐릭터의 남자고 준희도 재미있진 않다. 그런 점이 나랑 닮은 것 같다. 준희는 나보다 좀더 위트가 있는 인간인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이 나한테 농담을 안한다.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인다."

영상=변은영 기자 euny630@sportschosun, 한예지 인턴기자
현실과 판타지의 간극을 좁히고, 드라마가 지향하는 진짜 현실 연애를 그려내기 위해 정해인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대본을 정말 많이 읽었다. 소리내서 읽으면 틀에 갇힐 것 같아서 눈으로 읽고 상황을 인지하려 했다. 매순간 정말 진심을 다해 연기하려 노력했다. 물론 우리 작품은 결국 허구이지만, 그럼에도 진심으로 보이게 하려고 정말 노력했다.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 중후반으로 치닫으면서 감정신들이 힘들었다. 벤치에 앉아서 아무말도 안하고 껴안고 우는 신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때의 비참함과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그걸 그때 느꼈고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 3년 만에 와서 결혼식장에서 봤을 때의 풍경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걸 찍을 때 실제로 체하고 식은땀도 나고 너무 힘들었다. 술 먹는 신은 다 술 먹었다. 소주 한병씩 먹고 한 것도 있고 맥주 한두캔을 먹는 신도 있었다. 원래 주량은 소주는 반 병, 맥주는 500cc로 5~6 잔 마신 것 같다. 나도 주량이 좀 는 것 같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다. 우리 드라마가 유독 술 마시는 시간이 많았다. 나는 본방사수를 다 했다. 시청자들과 한마음 한 뜻으로 TV 앞에서 맥주를 하면서 봤다. 방송을 보는 순간은 정말 시청자 마음이었다."

숨 막힐 정도로 완벽한 러브라인을 그려내는 정해인에게는 '국민 연하남' '대세 배우' '멜로 장인' 등 다양한 애칭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해인은 무척이나 민망해하며 펄쩍 뛴다. 수식어를 모두 불러주니 고개를 들지 못하며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서른 살에 연하남이라니요. 내가 봤을 때 진아 누나한테 연하남이라 그런거지 '국민 연하남'이든 '대세 배우'든 과분한 수식어다. 그냥 내 성격이 그런가보다. 조금씩 동안을 벗어나는 것 같다. 동안 소리를 예전보다 확실히 덜 듣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과 잠을 잘 자려 한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 잠을 많이 자면서도 촬영할 수 있다는 걸 처음 경험했다. 12시간 촬영을 넘긴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렇게 감독님이 배려해주셨고 모든 스태프가 한 방향성을 갖고 일을 했다. 촬영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카메라 감독님이 '우리가 평균 9시간 촬영했더라'라고 해주셨는데 깜짝 놀랐다. 피로도가 거의 없다. 오히려 힐링이 됐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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