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한송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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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한송이 꽃

김인중 시선
  • 저자
    김인중
  • 출판
    나녹
  • 발행
    2018.04.05.
책 소개
김인중 시인은 평생을 교직에 몸담아 왔다. 김인중 시인이 “최선을 다한 일상, 작은 것에 만족하고 날마다 조금씩 나를 버리고 날마다 나를 챙기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빚어낸 시편은 “그대 영혼의 식탁 위에 오르는 한 알의 싱그러운 열매”로 빛난다. 그의 길이 향기로운 바람 불어오는 마을을 돌아 푸른 하늘에 닿는다.

책 정보

책 정보

  • 카테고리
    한국시
  • 쪽수/무게/크기
    128201g129*212*9mm
  • ISBN
    9788994940694

책 소개

김인중 시인은 평생을 교직에 몸담아 왔다. 김인중 시인이 “최선을 다한 일상, 작은 것에 만족하고 날마다 조금씩 나를 버리고 날마다 나를 챙기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빚어낸 시편은 “그대 영혼의 식탁 위에 오르는 한 알의 싱그러운 열매”로 빛난다. 그의 길이 향기로운 바람 불어오는 마을을 돌아 푸른 하늘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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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평범한 일상을 담은 오롯한 그릇
- 김인중 시인의 시세계 -

한 생애를 치열하게 살아온 이의 길은 맑고, 밝다. 김인중 시인은 길을 밝히는 달그림자에도 선뜻 마음을 건넨다. 평범하지만, 온몸을 던져 살아온 가족이 그 길 위에서 새롭다. 어머니와 아버지, 누이가 떠오른다. 굽은 길과 곧은 길이 자식의 몸으로 하얗게 스며든다.

어머니의 자장가 날아드는
호젓한 오솔길,
저승으로 열린 하늘가
옛 이야기로 묻어둔 지금
누이의 발자국 더듬으며
눈길을 간다.
- 「눈길에서」 부분

세상살이의 쓰고 단 맛을 맛본 아들이 걷는 길 뒤편으로 눈은 따라와 쌓인다. 어머니의 가난과 한이 은빛 별로 반짝인다.
가족에 대한 무한긍정이 씨줄과 날줄로 엮인다. 「9월 어느 날」에는 해바라기를 보며 ‘그리움에 타는 가슴’을 떠올리고, 서숙모가지에서 겸손을 읽는다. 「가슴하나 남았다」에선 “철 들어서야 뉘우침과 애달픔으로/ 꺾이는 고개 위에/ 저녁놀로 타는 어머니의 사랑”을 읽는다. 「빗소리」에선 당신의 목소리를 가슴소리로 받아들인다.
경운기를 따라 임진강과 파주벌을 누비는 누님은 남도 억순이다. 집에 들르면 꾸미지 않는 한 줄의 시로 묻는다. “아이구, 너 왔니?”(「누님 집에서」)
가족은 삶의 미묘한 균형이다. “침묵으로 행복을 짠다./ 세월 한 올 대바늘에 꿰어지면/ 어느새 엮어지는 옛이야기,/ 한 땀 한 땀/ 푸른 사랑이 촘촘하다./…짜내는 추억은/ 달빛보다 밝다./ 사랑이 톡톡 여문다.”(「뜨개질」)
오늘의 모습을 붙들어 놓기 위해 “영원히 졸지 마시고/ 김치 하나 둘 셋” 가족사진을 찍으며 따뜻한 돌이 된다.(「가족사진」) 일상의 삶에 대한 소박한 사랑을 형상화하고 있다.
시인에게 아내는 “사랑의 온실, 생명의 산실, 영혼의 집”이다.(「안경」) 반백의 머리칼을 잘라주는 아내의 손길에서 오랜 세월 동고동락해온 시간의 조각이 사각사각 비명도 없이 잘려나간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사랑을 읽어낸다.

짧은 가위질 끝낸 방안은
어느새 나의 냄새로 가득하고
거울 앞은 애써 화사하다.
아내의 반짇고리 근성을
하얀 손수건처럼 아껴야 한다.
나이든 아이로
아내 앞에 앉아
조금 투정 부려도 어쩔 수 없어
- 「이발」 부분

아내의 바가지는 겨울 철새소리를 닮아가지만, 붉은 등불 커진 방으로 가는 그의 발걸음은 가볍다.(「바가지」) 이때 기러기는 달무리를 뚫고 먼 산을 넘는다. 젊은 날의 활시위가 팽팽하게 겹친다.

각시야, 느껴도 좋다
별 쏟아지는 밤의 개구리처럼
정렬 넘치게
상추쌈 두 볼찜처럼
맛나게 너를 탐하는
내 도톰한 선정의 목젖을
-「열병이 밤길을」 부분

꽃 한 송이 전해 주지 못하고 냉가슴 앓던 젊은 날의 열기는 “가슴 작은 안개꽃” 으로 피어나고(「꽃봉투」), 여울물에 옷을 적시는 여인을 호기심 많은 산노루 눈빛으로 훔쳐보던 때를 떠올린다.(「작은 여인」)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 옷깃에 여민다. 오랜 기다림으로 짠 영롱한 이슬을 굴린다.

매일 한 올씩 챙기며
직녀처럼 실을 뽑아 허공에 걸어두고
어둠도 거르고 오랜 기다림도 걸러
영롱한 아침이슬처럼 그리움으로 몸이 다는
성긴 실꾸리 끝
오늘도 시간을 돌리는 투명한 물레여
- 「거미줄」 부분

김인중의 시는 ‘평범한 일상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이웃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이 물이랑처럼 번진다. 평범 속에 비범이 녹아들어 있다. 아픔을 온몸으로 안아 굴린다. 말없음 속에 말을 건넨다. 어울려 사는 삶의 소중함을 순간마다 놓치지 않는다. 밤에 내리는 비는 “사박사박”온다. “가슴 적신다고 그리움 엷어지나요.”(「밤비」)라고 속삭인다.
그는 방앗간에서 이웃의 애환을 만난다. 외롭고 가난한 이들이 “오붓하게 무릎 맞댈 이야기가 있어”(「떡」)그곳으로 간다. 홍시는 “옷 벗어 원색으로 웃는 행복이고, 날마다 가슴에 달아보는 모정(慕情)의 꽃”이다. 단감은 “못 가진 이의 소망도 조금 보태서 높은 하늘 몇 뼘만 허락한 곳에 찬란한 별”로 떠있다.(「단감」)
「수몰 지구에서」에서 “매운탕 집은 허물어지고/ 꽃 타래 흐드러지던 등나무도 뽑혀간/ 물에 잠길 자리/ 먼지가 일었다/ 동강난 다리,/ 허물어진 비탈과 잘려진 논 귀퉁이,/ 버려진 세간,/ 강변의 뜨거운 주검들/ 모두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며 삶의 터전을 물에 허락한, 어울려 살았던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안개 낀 정류장에서」는 홀로 깨어 있는 기사와 미안해하는 손님을 보며 “머물고 싶은 순간이/ 한 겹씩 옷을 벗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 들린다./ 생을 마무리하는 날까지/ 마지막 남은 것은/ 사랑하는 일이다.”고 감싼다.
안개는 젖빛 침묵이고, 니르바나의 종소리다. 사바세계에서 순수로 펼쳐내는 깨달음이다.(「안개」) 죽음도 “바람 부는 언덕의/ 끊어져 날아간 방패연처럼/ 조금은 아쉽고, 서운해 하며” 담담하게 맞는다. 바람 거센 포구에 근심으로 묶인 고깃배와 섬 모퉁이의 요동치는 부표는 갯사람의 믿음이다.(「근황」)
작고, 미미한 존재를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어판장의 횟집에서 “금방 열반에 든 어육 몇 접시”를 깨작이며 “산문 밖으로 쫓겨난 도반”이라고 눙친다.(「횟집에서」)
그는 이웃의 발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리지만 강한다. 이웃은 “낮을 살라먹고 먼 길 나서는” 떠돌이 별무리다. 밤차는 “희망을 안고 가는 집”이다. “김밥 장수가 새벽을 건네”주고, “젖먹이 부모가 꿈밖을 뛰쳐나가며 새벽”과 부딪친다.(「밤차」)
구두를 수선하는 곳에서 해안과 초원, 일자리를 건너온 낯익은 발을 만난다. 신발이 기억하는 길은 사라지지 않고, 닳는다. 벗을 수 없는 외로움과 그리움을 담고 있다. 사람사이의 정과 소망을 담은 구두를 하나같이 작품으로 만들어 건네주는 손길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시 오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한다.

사랑받게 하소서
순탄한 길이게 하소서
다복하게 하소서
뒷날 잊지 않고 돌아와
몇 번이고 만나게 하소서
- 「구둣방에서」 부분

김인중 시인은 평생을 교직에 몸담아 왔다. 그의 마음결이 담담하고 밝다. “달빛 아래 하얀 메밀꽃처럼 정갈하고 순수”하기를 바란다.(「11월」) 아이들은 “자운영 논둑길”을 지나 “무지개가 닿는 건너 편 산등성이를 향하여 내닫고 있다.”(「손가락에 꽃이」) 아가의 울음은 “아름다운 음악”이고, 아가의 웃음은 “미더운 종교”(「충고」)다.
눈이 큰 아이에게 쓴 「편지」속에 떠나지 못한 바람을 붙들어 놓는다. 아이들이 세발자전거 바퀴자국을 남기고 돌아간 운동장에 “하얀 이야기가 달려와” 쌓인다.(「겨울 운동장」) 너무 나이 쌓여 부끄러워하는 늦둥이를 둔 1학년 학생의 어머니는 “아직도 시들지 않는 고향 들꽃”이다.(「못자리 근처」)
2004년 2월, 40년 텃밭에서 뒤돌아서던 날 동료 선생이 건넨 “당신은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들꽃처럼 순수합니다. 참 스승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당신을 닮고 싶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행복한 그늘』의 서문)는 마음을 가슴 한 켠에 갈무리해 두었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은 오래 남을 수 있는 ‘그대 안의 한 송이 꽃’이다. 삶과 문화가 변혁을 꿈꾸며 한 곳으로 녹아든다.
시인은 운주사에서 당간지주로 서서 백제 때의 망치소리를 듣는다.

하늘 열린 이후
이 땅에 머물다간 보살들이
줄지어 경을 외우고
목어를 두드리고

묵음의 축언(祝言)이
하얀 눈으로 내린다.
땅거미 속 뽀얀 저녁연기
사바세계로 몸 낮춰 번져간다.
- 「운주사」 부분

혁명의 꿈이 뭉개진 망일대(亡日臺)를 찾아 동학혁명과 일제의 폭정을 건너온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니의 한을 되새긴다. 저물녘 무등산에 올라 “자유와 평등, 민주가 비둘기떼로 날아오르는”것을 본다.(「무등산은」) 보리피리를 불며 “피붙이 죄다 떠나보낸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는다.(「보리피리」) 추어탕집에서는 풀죽어 산 80년대의 망령을 떠올리며 “평화를 으깨어 놓고 여린 생명의 풀꽃을 짓밟아 놓는 잔인한 괴물의 근성”을 읽어낸다.(「미꾸라지 한 마리」)
그에게 한복은 어릴 때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만 걸러낸 빛깔”이고, 아픈 일월을 견뎌온 “환호로 띄운 색동연”이다.(「한복」) 겨울 어느 날 팥죽을 앞에 두고 담담하지만 절실했던 시절을 이야기한다. “처용의 춤, 정읍사의 달”이 팥죽 속에서 출렁인다.(「팥죽 한 그릇」)
시인은 자연 속에서 “잡념을 깎아내며”(「면도」) 기다림이 없는 날에는 “여문 햇살을 쌓아 놓고” 잠시 자신을 잊고 “고운 기억을” 골라내며 산다.(「한낮」) 밤에는 “헐뜯지 말라”며 “사계절 불기둥으로 떠있는 별자리에게 숨긴 과거가 있는가 물어보라.”고 자문한다.(「북두칠성」) 땀 흘려 일한 결정을 거두며 “그리움 같은 건 없어도 모정의 손은 다듬어져야 한다. 생의 뒤꼍을 돌아보며 자꾸만 좁혀오는 시야를 터야 한다.”고 다짐한다.(「어떤 수확」)
시인은 “내일은 나를 찾으러 간다./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날,/ 어떤 내가 나를 기다릴지/ 이 길은 거듭난 나를 찾는 길”(「출발」)을 걸으며 노래한다. 길 위에 “인고의 살빛으로 다듬어 놓은” 바위 하나 “육중한 침묵”(「바위」)을 지키며 움직이지 않는다.

마음의 기도가 되게 해 주소서
새 책장을 넘기는 작은 기대처럼
늘 기대 옆에 서서 웃을 수 있도록
착한 바보의 문을 열어 주소서
한마디 칭찬의 말 없어도
바라는 희망의 풀잎 하나 돋아날
파란 신앙의 종을 울려 주소서
언어를 잊게 해
그저 맑게 퍼져오는
노래를 듣게 하소서
창에 어리는 노을을
기쁨으로 보듬는 기다림이게 하소서
- 「행복한 그늘」 부분

김인중 시인이 “최선을 다한 일상, 작은 것에 만족하고 날마다 조금씩 나를 버리고 날마다 나를 챙기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빚어낸 시편은 “그대 영혼의 식탁 위에 오르는 한 알의 싱그러운 열매”로 빛난다. 그의 길이 향기로운 바람 불어오는 마을을 돌아 푸른 하늘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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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 머리에

가고 싶은 그곳
눈길에서 13
그를 꿈꾼 후 16
갈바람에 17
9월 어느 날 18
가슴 하나 남았다 19
빗소리 20
거미줄 21
수몰 지구에서 22
눈을 밟으면 24
거울 25
눈썹 달 26
담 너머 집 27
뜨개질 28
메꽃 29
봄에 30
산딸기 31
소나기 32
쉼 돌 33
안개 34
근황 35
여름 청둥오리 36
고드름 37

내가 만난 바람
산소에서 41
11월에 42
죽음 43
홍시 44
바가지 45
편지 46
안개 낀 정류장에서 47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 48
운주사 49
시골길 50
구둣방에서 52
망일대(亡日臺) 54
가족사진 55
꽃길 주변 56
횟집에서 58
꽃봉투 59
일기 60
작은 여인 - 여름 62
다라실 백매(白梅) 63
겨울 운동장 64
이발 65
내가 만난 바람 66
그런 날이 67

팥죽 한 그릇
벗에게 71
호박죽 72
살구 73
구설(口舌) 74
무등산은 75
빨래터에서 76
비가 남긴 것 77
보리피리 78
염소 79
미꾸라지 한 마리 80
수의(壽衣) 81
마당 쓸기 82
소나기 83
작은 이야기들 84
고물 풍금 85
한복 86
팥죽 한 그릇 87
단감 88
감꽃 89
면도 92
한낮 93
열병이 밤길을 94
손님들 95

행복한 그늘
못자리 근처 99
손가락에 꽃이 100
행복한 그늘 101
북두칠성 102
어떤 수확 103
밤 편지 104
안경 105
밤비 106
출발 107
바위 108
아버지 109
딸의 눈물 속에 110
밤차 111
누님 집에서 112
연상 113
떡 114
빨래터 115
충고 116
보리 베기 117
고샅에서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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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글작가
저자 김인중은전남 담양 출생광주교대 졸업40년 초등 교단 봉직문학춘추 작가회 회원시집 『그곳에 가고 싶다』 외 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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