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홍류폭포·공룡능선·억새밭…어느새 仙境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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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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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가지산·재약산 등 수려한 산세와 풍광 자랑…10월엔 억새평원 장관
인공암벽장·패러글라이딩…복합 산악 문화공간 거듭


◆ 힐링도시 울산 ◆

영남알프스는 울산 울주군 상북면과 삼남면, 밀양 산내면과 단장면, 양산 하북면과 원동면, 청도 운문면, 경주 산내면에 걸쳐 있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신불산(해발 1159m) 아래 영남알프스 산악문화센터를 지나 영남알프스 산 중 하나인 신불산 정상에 오른다. 코스는 간월산장~홍류폭포~공룡능선~신불산 정상으로 이어진 신불산 울산 2코스. 영남알프스 홈페이지에는 왕복 5.4㎞. 3시간40분가량 걸리는 난이도 '상' 등산길로 나와 있다.

등산로 시작부터 홍류폭포까지 700m 정도는 무난하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홍류폭포는 높이가 약 33m다. 폭포수가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면서 봄에는 무지개가 서리고, 겨울에는 고드름이 절벽에 매달린다. 한여름에는 무더위를 잊으려는 탐방객들이 즐겨 찾는다.

홍류폭포를 지나 공룡능선까지 길은 가파르다. 평지는 거의 없다. 일부 구간은 90도 가까운 경사를 이루기도 한다. 거대한 바위가 나타나면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밧줄을 잡고 바위를 오는 과정에 추락 사고가 잦아 바위 옆으로 안전한 등산길이 만들어져 있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마침내 공룡능선이 나온다. 능선이 칼날 같다고 해서 '칼바위'라고도 한다. 칼바위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세상은 구름에 가려 있다. 여기가 선경(仙境)인가 싶다. 바람이라도 강하게 불면 아득한 저 아래 세상으로 떨어질 것 같은 공포감도 든다. 등산객 사이에서는 '공룡능선까지는 두 발로 등산하고, 공룡능선부터는 네 발로 등산한다'는 말이 있다. 공룡능선은 위험하지만 공룡능선 때문에 신불산을 오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뾰족뾰족한 공룡능선을 위태롭게 지나 계속 오르면 신불산 정상이다. 신불산은 영남알프스에서 가지산(해발 1241m) 다음으로 높은 산으로 울산 울주군 상북면과 삼남면 경계에 걸쳐 있다. 신불산 정상과 영축산 사이 4㎞ 구간에는 평탄한 능선이 이어지면서 10월이면 억새밭으로 변한다. 억새가 절정을 이룰 때 억새평원에서는 산상 음악회 '울주오디세이'가 열린다. 산 정상으로 그랜드 피아노를 공수해 클래식, 국악, 대중음악 공연을 선보인다. 2010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이 음악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 대표 공연 예술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불산 정상과 영축산 사이 억새밭.
영남알프스는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산 9개가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한다. 그 풍경이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 하다고 해 산악인들이 붙인 이름인데 고유명사로 굳어졌다. 영남알프스는 지역적으로는 울산 울주군 상북면과 삼남면, 밀양 산내면과 단장면, 양산 하북면과 원동면, 청도 운문면, 경주 산내면에 걸쳐 있다.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 운문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100대 명산이다.

영남알프스에는 통도사, 운문사, 석남사, 표충사 등 오래된 사찰이 있고 문화유적지도 많다. 가지산 철쭉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462호로 지정됐다. 영남알프스의 기암절벽들은 과거 화산 활동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지산에는 760여 종의 식물과 우리나라 전체 조류 450여 종 가운데 100여 종이 살고 있어 자연이 만든 거대한 동·식물원이라고 불린다.

환경단체들은 국내에서 사실상 멸종된 토종 여우가 수차례 관찰됐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남알프스는 등산 명소에서 벗어나 산악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불산 정상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고, 신불산 옆 간월재에서는 해마다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린다. 2015년 준공한 복합웰컴센터는 국제경기가 가능한 규모의 인공암벽장과 야영장 등이 조성돼 있다. 10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도 있다.

복합웰컴센터 옆에는 11월 준공을 목표로 산악영상문화센터가 들어선다. 센터는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행글라이더 모양을 형상화했다. 센터에는 200석 규모의 상영관과 가상체험(VR)관, 산악테마전시관, 야외전망대가 들어서 영남알프스의 또 다른 명소가 될 전망이다.

울산 울주군은 복합웰컴센터 인근에 1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숲 테마파크 조성도 추진한다. 군은 최근 숲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테마파크는 숲 체험 교육과 놀이 공간, 숲 모험 공간 등 자연 친화적인 놀이와 교육을 즐길 수 있는 가족 단위 테마시설이 들어선다.

울주군은 올해 안에 연구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문화체육관광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산악 문화 홍보 공간으로 활용하는 복합웰컴센터와 앞으로 조성 예정인 테마 숲길, 케이블카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남알프스 인근 명소로는 작괘천이 있다. 작괘천은 신불산 복합웰컴센터 가는 길 옆에 있다. 수백 평이나 되는 바위가 오랜 세월 물살에 깎여 움푹 파인 형상이 마치 술잔을 걸어둔 것과 같다 해서 작괘천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고려 충신 포은 정몽주가 울산으로 귀양 왔을 때 작괘천을 대곡천 반구대와 함께 울산의 절경으로 손꼽았다. 작괘천 일원은 울산 3·1운동의 중심지로 바위에는 역사를 간직한 명문이 새겨져 있다. 작괘천 입구에는 수십 년 된 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봄에는 벚꽃이 터널을 이뤄 장관을 연출한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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