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재건’ ‘해체 후 재편’… 기로에 선 보수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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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새로 선출한 후 당 혁신하자는 의견 많아… 바른미래당은 野재편 추진


6·13 지방선거에서 치명타를 입은 야권은 뼈를 깎는 쇄신이 불가피하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야당 내부에서는 몰락한 당 재건에 주력하자는 목소리와 아예 당을 해체하고 정계개편을 적극 모색하는 방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이번 참패를 보수 재건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보수의 암흑기가 10년 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며 “이번에 참패한 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사퇴 기자회견에서 “보수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우택 한국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철저히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며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대변했어야 할 저희가 그 역할과 임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각자의 생각이 다르다. 한국당의 다른 의원은 “선거에서 참패했다 하더라도 보수정당 명맥을 이어온 한국당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의 사퇴로 ‘급한 불’을 끈 뒤 당 지도부를 새로 선출해 혁신 작업을 하겠다는 얘기다. 한국당만 바뀌면 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국당을 해체하고 보수 야권을 통합·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지방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야권의 처참한 패배였다. 북핵 문제가 풀리면서 ‘반공 보수’로 표방되는 보수의 한 축도 무너졌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아무것도 없는 대지에 새 집을 지어올리듯 완전히 새로운 보수 통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초선 의원도 “당을 해체하고 범보수 진영이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는 이번 기회에 보수의 정체성을 재정립하자는 인식이 깔려 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새로운 이념적 지향점을 새워야 한다”며 “보수가 ‘좌클릭’을 한다기보다는 온정적 보수주의, 미국의 진보세력이 갖고 있는 자유주의적인 사고방식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아예 야권 재편을 당의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이제 어떻게 중도개혁 세력을 모아 정치를 바르게 새롭게 해 갈 것인가 하는 과제가 남았다”며 “반공 보수는 이제 정치적으로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야권 재편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거 과정에서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은 소멸할 정당”이라고 했고,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은 이제 사라져야 할 수구 보수 세력”이라고 서로를 비판했다. 양당 간 감정의 골이 깊다. 게다가 바른미래당 내부의 호남 세력은 한국당이 포함되는 정계개편에 부정적이다. 한 호남 지역 의원은 “한국당과의 어떠한 연대 시도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계개편 주도권 다툼도 필연적이다. 야권 내 정계개편을 주도할 인물도 마땅치 않다. 홍준표 대표, 유승민 대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 등 보수 쇄신을 자임했던 주요 인사들은 지방선거 참패로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정치에 거리를 뒀던 참신한 인물이 들어와 새로운 이념적 지향점을 만들지 못한다면 야권은 계속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동성 이종선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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