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여우같은' 드락슬러, '늑대군단' 볼프스 살리다!(영상)
입력: 2016.02.18 11:06 / 수정: 2016.02.18 11:06
드락슬러 멀티골! 드락슬러(오른쪽)가 2골을 폭발하며 볼프스부르크의 승리를 이끌었다. /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드락슬러 멀티골! 드락슬러(오른쪽)가 2골을 폭발하며 볼프스부르크의 승리를 이끌었다. /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드락슬러 맹활약! 볼프스부르크, 헨트 제압

[더팩트 | 심재희 기자] 볼프스부르크가 헨트를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애칭인 '늑대들'(Die Wolfe)의 모습에 '여우들'의 영리함을 더하며 승전고를 울렸다. 반면에 헨트는 애칭 '버팔로'(De Buffalos)처럼 투지 있게 돌진했지만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볼프스부르크는 18일(한국 시각) 헨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헨트를 3-2로 꺾었다. 다함께 뛰며 승리를 노리는 '늑대 군단' 특유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원정에서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흥미로운 점은 '늑대 군단'의 해결사로 떠오른 율리안 드락슬러가 '여우같은'의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사실이다. 영리한 플레이로 경기를 지배하며 볼프스부르크 승리의 주역이 된 드락슬러다.

볼프스부르크가 주도권을 내주는 상황이 오면 어김없이 드락슬러가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헨트가 전반 중반 '버팔로처럼' 공격적으로 나오자, 드락슬러는 전반 44분 환상적인 플레이로 선제골을 잡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절묘한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친 뒤 비에이리냐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찬스를 만들었고,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헨트 골 네트를 갈랐다. 군더더기 없는 드리블, 동료와 패스 연결, 정확한 마무리가 마치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경기 전 두 팀 감독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던 '원정 골'이 드락슬러의 발끝에서 만들어졌다.

환상 드리블+패스+마무리! 드락슬러가 환상적인 드리블-패스-마무리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스포티비 방송화면 캡처
'환상' 드리블+패스+마무리! 드락슬러가 환상적인 드리블-패스-마무리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스포티비 방송화면 캡처

볼프스부르크는 전반 막판 세바스티안 융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수비에 구멍이 뚫렸다. 나우두의 징계 결장에 융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탈로 중앙과 측면 수비 모두 완전하지 않은 상태가 됐다. 그러나 융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디터 헤킹 감독은 안드레 쉬얼레를 투입해 측면 공격에 배치하고, 비에이리냐를 라이트백으로 내렸다. 왼쪽 측면에 있던 드락슬러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바꿨다.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볼프스부르크는 우려대로 심하게 흔들렸다. 후반 초반 헨트의 측면 공격에 수 차례 찬스를 내줬다. 융이 빠진 자리를 헨트가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동점골이 터질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볼프스부르크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또 한번 드락슬러가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렸다. 후반 9분 추가골을 작렬하며 날아올랐다. 이번에는 중앙에서 '대단한 골'을 완성했다. 압박에 성공하며 상대 수비수들의 패스를 가로챈 그는 절묘한 드리블에 이은 칩슛으로 추가골을 잡아냈다. 빠른 속도로 전진하는 상황에서도 상대 다리 사이로 재치 있게 드리블에 성공한 뒤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공을 들어올려 골문을 열었다. 압박-드리블-마무리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드락슬러의 작품! 드락슬러가 가로채기-드리블 돌파-칩슛으로 추가골을 작렬했다. /스포티비 방송화면 캡처
드락슬러의 '작품!' 드락슬러가 가로채기-드리블 돌파-칩슛으로 추가골을 작렬했다. /스포티비 방송화면 캡처

드락슬러의 '연속 묘기골'은 볼프스부르크에게 큰 힘이 됐다. 앞서 나가는 득점이라는 자체도 중요했지만, 상대의 오름세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까지 낳아 의미가 더 컸다. 드락슬러의 맹활약으로 여유를 찾은 볼프스부르크는 후반 15분 헨트의 집중력이 떨어진 사이에 1골을 더 넣으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상대 허를 찌르는 빠른 세트 피스로 기회를 얻었고 막스 크루제가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후반 막판 헨트 선수들의 투지에 고전했지만, 볼프스부르크는 동점까지는 내주지 않으며 3-2로 앞선 채 경기를 마쳤다.

사실, 경기 전 헨트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헨트가 최근 홈 7연승을 거둘 정도로 안방에서 강한 반면에 볼프스부르크는 최근 원정 3연패로 남의 집에서 약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팀 컨디션도 헨트가 훨씬 더 좋았다. 헨트는 별다른 부상자 없이 베스트 전력을 구축할 수 있었고, 볼프스부르크는 '수비의 핵' 나우두의 징계 결장을 비롯해 디에고 베날리오, 바스 도스트, 조슈아 길라보기, 다니엘 칼리주리 등이 부상으로 빠져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내용과 결과 모두 예상과 달랐다. 주전들이 대거 빠져 이가 상할대로 상한 볼프스부르크의 잇몸이 생각보다 훨씬 더 튼튼했고, 그 중심에는 '여우같은' 드락슬러가 있었다. '믿고 쓰는 샬케 유스 출신'으로 독일의 새로운 희망으로 각광받고 드락슬러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그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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