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독도에서’ 국민청원도
덩달아 독도·울릉도 여행 관심 커져
올해 말 울릉도 일주도로 개통
사동항·공항도 공사 중…관광객 크게 늘듯
달고 부드럽고 향기로운 맛도 맛이지만, 독도새우가 국민적 관심사로 뜬 건 ‘새우’보다도 ‘독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전 국민이 자나 깨나 보고 싶어 하고, 앉으나 서나 사랑해 마지않는 동해 한복판의 아름다운 섬 독도 주변 바다에서 나는, 독도 이름이 들어간 새우니까! 청와대 독도새우 만찬에 감동한 이들은 ‘남-북 정상회담을 독도에서 개최하자’거나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울릉도를 추천한다’는 내용의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어쨌든 독도새우 덕인지 평소 멀게만 여겨졌던 섬, 독도와 울릉도로 떠나는 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곧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 독도와 독도가 속해 있는 섬 울릉도가 얼마나 아름답고 근사한 섬인지 2박3일 동안 확인하고 왔다. 독도를 비롯해 울릉도가 거느린 섬들로 들어가, 화산섬이 간직한 멋진 자연 경관들을 감상하고 주민들 사는 이야기도 알아봤다.
■ 달고 부드러운 독도새우
내친김에, 독도새우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독도새우는 도화새우(참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꽃새우), 가시배새우(보리새우) 등 독도와 울릉도 근해에서 잡히는 3종을 통칭하는 말이다. 물렁가시붉은새우와 가시배새우는 봄부터 5~6월까지 많이 나오고, 도화새우는 6월부터 나오기 시작해 11월까지 잡힌다. 몸집은 도화새우가 가장 크다. 모두 수심 200~300m의 깊은 바다에 사는 것들이다. 날로 먹거나 구이·튀김으로 먹는데, 세 종 모두 다른 새우보다 달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동해 한복판에 솟은 울릉도와 독도, 두 섬은 제주도처럼 해저의 화산 폭발로 형성된 화산섬이다. 수심 2000m의 바다 밑 화산 폭발로 용암이 지속적으로 분출돼 식으며 쌓아 올려진 섬들이다. 독도가 행정구역상 울릉도에 딸려 있긴 해도 나이는 독도가 더 많다. 울릉도는 약 250만년 전 화산 폭발로 만들어졌지만, 독도는 훨씬 이전인 450만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울릉도보다 더 어려, 약 180만년 전에 형성됐다고 한다. 울릉도와 독도에서는 화산섬의 특징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질 경관을 만날 수 있다. 울릉도의 나리분지와 독도 동도의 천장굴은 화산 분화구의 흔적들이다. 용암이 급속하게 식으며 만들어진 주상절리 등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독도 탐방은 울릉도를 찾은 여행객의 대부분이 선호하는, 특별한 섬 속의 섬 여행 코스다. 저동항에서 매일 독도 여객선이 출항한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 떨어진 독도는 동도·서도 등 91개 바위섬으로 이뤄졌다. 동도와 서도 사이의 가장 가까운 거리는 151m다. 동도에 여객선 선착장이 마련돼 있다. 파도가 높아 독도 선착장에 배를 대지 못할 경우도 있지만, 대신 독도 둘레를 한 바퀴 선회하므로 동도·서도의 자태를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울릉도는 죽도와 관음도를 비롯해 44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부속 섬들을 거느렸다. 해안 절벽 경관과 함께 삼선암, 공암(코끼리바위) 등 이채로운 바위섬들을 둘러보는 섬 일주 유람선이 인기를 끄는 바탕이다. 주민 한 명이 사는 죽도엔 매일 탐방객을 가득 태운 여객선이 운항된다. 2012년 보행교로 이어진 관음도는 주변의 삼선암과 함께 도로를 이용해 둘러보는 인기 탐방 코스다.
울릉도 여행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게 틀림없다. 올해 11월이면 울릉도 일주도로의 마지막 연결구간인 내수전~섬목 구간(4.75㎞)이 개통되기 때문이다. 저동터널(1527m)·천부터널(1955m) 등 대부분 터널로 이뤄진 구간이다. 1962년 처음 계획된 지 55년 만에 약 45㎞의 일주도로가 개통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오는 2019년엔 현재 공사 중인 사동항의 대형 여객선 터미널이 완공되고, 2022년에는 사동 앞바다에 50인승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해상 공항도 완공될 예정이다. 일부에서 울릉도의 자연환경 훼손과 주민 주거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울릉군은 울릉도가 관광 명소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현재 연 30만~40만명 선인 관광객이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릉도/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동해 한가운데 자리한, 보물단지 같은 대한민국 영토. 삼국시대부터 지켜 온,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신비로운 섬 무리임. 행정구역상 독도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1-96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만찬 차림에 ‘독도새우’가 선보이면서 포털 검색어에 오르는 등 독도에 대한 관심이 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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