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새우가 뛰니 독도가 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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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6.21.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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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청와대 만찬 오른 뒤 독도새우 인기 상승

‘남북정상회담 독도에서’ 국민청원도

덩달아 독도·울릉도 여행 관심 커져

올해 말 울릉도 일주도로 개통

사동항·공항도 공사 중…관광객 크게 늘듯



독도 서도의 바위절벽. 이병학 선임기자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가끔씩 포털 검색어 순위에는 ‘독도새우’가 올라왔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 공식 만찬의 음식으로 오른 뒤, 독도새우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끌면서다. 특정 새우의 본명은 아니고, 독도와 울릉도 근해에서 잡히는 3종의 새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달고 부드럽고 향기로운 맛도 맛이지만, 독도새우가 국민적 관심사로 뜬 건 ‘새우’보다도 ‘독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전 국민이 자나 깨나 보고 싶어 하고, 앉으나 서나 사랑해 마지않는 동해 한복판의 아름다운 섬 독도 주변 바다에서 나는, 독도 이름이 들어간 새우니까! 청와대 독도새우 만찬에 감동한 이들은 ‘남-북 정상회담을 독도에서 개최하자’거나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울릉도를 추천한다’는 내용의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어쨌든 독도새우 덕인지 평소 멀게만 여겨졌던 섬, 독도와 울릉도로 떠나는 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곧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 독도와 독도가 속해 있는 섬 울릉도가 얼마나 아름답고 근사한 섬인지 2박3일 동안 확인하고 왔다. 독도를 비롯해 울릉도가 거느린 섬들로 들어가, 화산섬이 간직한 멋진 자연 경관들을 감상하고 주민들 사는 이야기도 알아봤다.

달고 부드러운 독도새우

내친김에, 독도새우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독도새우는 도화새우(참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꽃새우), 가시배새우(보리새우) 등 독도와 울릉도 근해에서 잡히는 3종을 통칭하는 말이다. 물렁가시붉은새우와 가시배새우는 봄부터 5~6월까지 많이 나오고, 도화새우는 6월부터 나오기 시작해 11월까지 잡힌다. 몸집은 도화새우가 가장 크다. 모두 수심 200~300m의 깊은 바다에 사는 것들이다. 날로 먹거나 구이·튀김으로 먹는데, 세 종 모두 다른 새우보다 달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통칭 독도새우로 불리는 도화새우(왼쪽)와 물렁가시붉은새우. 이병학 선임기자
독도새우를 전문적으로 잡고 저장해 판매하는 곳은 울릉도 저동의 ‘천금수산’과 ‘울릉새우’ 2곳이다. 통발을 이용해 잡는데, 냉동 저장해 전국에 택배로 보낸다. 주문은 늘고 잡는 양은 한정돼 있다 보니 직거래를 통해서만 공급한다고 한다. 독도새우잡이 경력 40여년의 울릉새우 김동수(66) 대표는 “옛날엔 하루 200㎏까지 잡은 적도 있지만, 요즘엔 20~30㎏ 정도 잡는다”면서 “백화점 등에 대량 판매나 수출은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가격도 매우 비싸다. 세 종 모두 1㎏(큰 것 20여마리, 작은 것 30여마리)에 10만원 선이다. 비싼 독도새우를 꼭 맛봐야 할 이유는 없다. 새우 맛이야 사실 거기서 거기다. 울릉도엔 홍합밥·따개비밥·따개비칼국수 등 별미 음식과 명이(산마늘)·부지깽이나물(섬쑥부쟁이)·삼나물 등 별미 산나물들이 많아 상차림이 흥미롭다.

죽도 산책로. 이병학 선임기자
제주보다 나이 많은 독도·울릉도

동해 한복판에 솟은 울릉도와 독도, 두 섬은 제주도처럼 해저의 화산 폭발로 형성된 화산섬이다. 수심 2000m의 바다 밑 화산 폭발로 용암이 지속적으로 분출돼 식으며 쌓아 올려진 섬들이다. 독도가 행정구역상 울릉도에 딸려 있긴 해도 나이는 독도가 더 많다. 울릉도는 약 250만년 전 화산 폭발로 만들어졌지만, 독도는 훨씬 이전인 450만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울릉도보다 더 어려, 약 180만년 전에 형성됐다고 한다. 울릉도와 독도에서는 화산섬의 특징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질 경관을 만날 수 있다. 울릉도의 나리분지와 독도 동도의 천장굴은 화산 분화구의 흔적들이다. 용암이 급속하게 식으며 만들어진 주상절리 등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독도 탐방은 울릉도를 찾은 여행객의 대부분이 선호하는, 특별한 섬 속의 섬 여행 코스다. 저동항에서 매일 독도 여객선이 출항한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 떨어진 독도는 동도·서도 등 91개 바위섬으로 이뤄졌다. 동도와 서도 사이의 가장 가까운 거리는 151m다. 동도에 여객선 선착장이 마련돼 있다. 파도가 높아 독도 선착장에 배를 대지 못할 경우도 있지만, 대신 독도 둘레를 한 바퀴 선회하므로 동도·서도의 자태를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울릉도는 죽도와 관음도를 비롯해 44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부속 섬들을 거느렸다. 해안 절벽 경관과 함께 삼선암, 공암(코끼리바위) 등 이채로운 바위섬들을 둘러보는 섬 일주 유람선이 인기를 끄는 바탕이다. 주민 한 명이 사는 죽도엔 매일 탐방객을 가득 태운 여객선이 운항된다. 2012년 보행교로 이어진 관음도는 주변의 삼선암과 함께 도로를 이용해 둘러보는 인기 탐방 코스다.

울릉도 도동항. 이병학 선임기자
터널과 터널로 이어지는 울릉도 일주도로

울릉도 여행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게 틀림없다. 올해 11월이면 울릉도 일주도로의 마지막 연결구간인 내수전~섬목 구간(4.75㎞)이 개통되기 때문이다. 저동터널(1527m)·천부터널(1955m) 등 대부분 터널로 이뤄진 구간이다. 1962년 처음 계획된 지 55년 만에 약 45㎞의 일주도로가 개통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오는 2019년엔 현재 공사 중인 사동항의 대형 여객선 터미널이 완공되고, 2022년에는 사동 앞바다에 50인승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해상 공항도 완공될 예정이다. 일부에서 울릉도의 자연환경 훼손과 주민 주거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울릉군은 울릉도가 관광 명소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현재 연 30만~40만명 선인 관광객이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릉도/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독도·울릉도

동해 한가운데 자리한, 보물단지 같은 대한민국 영토. 삼국시대부터 지켜 온,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신비로운 섬 무리임. 행정구역상 독도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1-96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만찬 차림에 ‘독도새우’가 선보이면서 포털 검색어에 오르는 등 독도에 대한 관심이 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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