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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선거 수원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수원병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 7.30 재보궐선거 수원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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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경기 수원병에 출마한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의 재산 축소 누락 신고 의혹을 첫 보도하자 다른 제보들이 쏟아졌습니다. 개중엔 가족과 관련된 것도 있었습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끝까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것은 기자의 숙명과도 같은 일입니다.

재산의혹에 이어 또 다른 의혹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지요. 기자는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김용남 후보 측에 사실관계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가족과 관계된 것은 개인 일로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김 후보 개인에게도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수행비서가 받아 "연결이 어렵다"며 "전화를 드릴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예의"라는 말로 갈음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3일 저녁 김 후보 측의 한 관계자가 제게 동영상을 한 편 보냈습니다. 인터넷을 달군 화제의 동영상이라고 하더군요. 과문한 탓에 저는 김 후보 측의 권○○ 실장으로부터 처음 받아보았습니다. 제목은 '자해공갈단 vs 김 여사'입니다.

비가 오는 사거리에서 술에 취한 행인이 비틀거리며 차 앞으로 다가가다 길에 넘어집니다. 이후 여자 운전자의 차 바퀴가 그 행인 위로 지나가고, 그 순간 뒷차 운전자가 "사람" "사람" "사람" "사람"을 외치다가 끝나는 약 1분 남짓의 동영상이지요.

저는 우선 이 동영상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스개로 볼만한 영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끔찍했습니다. 이걸 보고 웃음이 날 수 있을까요?

또한 저는 이 동영상을 받고 밤새 여러 생각에 빠졌습니다. 김용남 후보의 재산관계에 이어 다른 의혹까지 취재 중인 기자에게 도대체 왜 이 동영상을 보냈을까, 기자가 김 여사라는 걸까? 아니면 계속 취재해서 의혹을 제기하면 행인처럼 될 수 있다는 경고일까? 중의적 표현의 이 동영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그래서 이 동영상을 보낸 권 실장에게 다음날인 24일 오전 카카오톡 메시지로 왜 이런 걸 보냈냐고 물었습니다. 선거캠프의 관계자가 취재 중인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이므로 공익적 차원에서 일부를 공개합니다.

기    자 : "제가 김여사예요? 행인이에요? 기사 쓰지 말라, 협박이에요?"
권 실장 : "오해 마시길... 그저 웃자고 보낸 것입니다^^"
기    자 : "사람이 죽는 장면인데 웃음이 나세요?"
권 실장 : "자해공갈단이란 악에 대한 분노는 느끼지 않습니까?"
기    자 : "제가 자해공갈단이란 거예요?"
권 실장 : "장 기자님이 그곳에 있습니까? 왜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죠?"

권 실장의 말 중에 "자해공갈단이란 악에 대한 분노는 느끼지 않느냐"는 대목이 눈길을 끕니다. 이 대목을 제가 어떻게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마이뉴스>는 김용남 후보 캠프 관계자가 보낸 동영상 내용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있습니다. 아무리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보도를 했다해도,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이런 동영상과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사실상 협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들이 더 이상 기사 썼다고, 문제제기했다고 이런 동영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태그:#김용남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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