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손예진 "'멜로퀸' 수식어는 큰 선물, 50대에도 멜로 하고파"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마친 배우 손예진을 만났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작품은 안판석 감독의 서정적인 연출과 지극히 현실적인 대본, 그리고 손예진과 정해인의 찰떡 멜로 케미에 힘입어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던 작품은 최고 시청률 7.3%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곳곳에서 패러디가 넘쳐났고 손예진과 정해인은 줄곧 드라마 출연 배우 브랜드 평판 1,2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쯤되면 '예쁜 누나' 신드롬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이 단순한 듯 복잡한 멜로를 이끈 손예진에게 '명불허전 멜로퀸'이라는 찬사가 따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배우에게 멜로퀸이라는 말은 너무나 큰 선물이다. 사실 멜로를 한지 오래됐다. 그 사이 스릴러 드라마 로코물도 찍으며 끊임없이 변신을 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할 거다. 그런데 여전히 '클래식'과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도 알고 있다. 어느 하나에 국한되어 작품을 선택한 적이 없고 다름을 추구한 것 같다. 그럼에도 내 멜로를 좋아해주시는 것은 그 자체로 감사한 것 같다. 추석에 '협상'이 개봉하는데 경찰관으로 나와서 확 깰거다. 엄청 짧은 단발 머리로 협상가로 나온다. 이 감성에 오래 젖어있고픈 분들에게 확 깨는 캐릭터가 되겠다 싶었다. 내 멜로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걸 알고 있다. 그런데 배우로서는 또 비슷한 걸 하면 자가복제가 될 수밖에 없다. 원래는 '협상''을 제일 먼저 찍었는데 개봉 시기가 이렇게 정해졌다. '협상'에서의 모습은 아주 많이 다를 것이기에 그 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다."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을 꾸려나가며 인생 전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내가 20대 때 만약 이 드라마를 하거나 봤으면 너무 아름다운 애정신, 너무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두 사람의 모습이 그냥 그대로 보였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신들이 너무 슬픈거다. 그게 인생에 오래가지 않을 순간의 아름다움이니까. 나 뿐만 아니라 해인씨도 감독님도 느꼈다. 인생에 저 아름다운 순간이 그렇게 지나가는구나 싶었다. 그 순간 만큼은 초 단위로 기억하고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퇴색된다. 인생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정말 많이 생각하게 한 작품인 것 같다."
워낙 감정선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었던 만큼,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에게도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의 애달픈 사랑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죽었던 연애세포에 심폐소생 하는 드라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봄이고 심지어 '지금 만나러 갑니다' 때도 핑크빛이었다. 누군가의 엄마가 돼서 저들에게 저렇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게 부럽더라. 그에 대한 생각이 크지 않았는데 누군가에게 절대적인 존재가 된다는 게 부러웠다. 그런 생각을 당연히 하고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는 우리가 엄청 아름다운 공간에서 비현실적인 연애를 한 게 아니었다. 그냥 모든 연인들이 하는 루트, 특별할 것 없는 공간에서 연애를 해서 더 리얼하게 느껴졌다. 진짜 이렇게 사랑하고 이순간의 달콤함,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알기 전의 설렘이 너무 순수하고 좋았다. 계속 그런 걸 느끼고 싶다."
그렇다고 손예진이 사랑에 대한 열정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드라마에서 손예진이 연기한 윤진아는 서준희와의 연애를 반대하는 모친에게 맞서지 못했지만, 실제 손예진은 전혀 다르다고.
"나는 집을 나왔을 것 같다. 주체적으로 독립적으로 과감히 엄마를 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택할 것 같다. 지금 내 나이에서는. 그런데 미연 같은 엄마가 사실 많다. 그런 엄마가 어디있냐고 하시는 분도 계실 거다. 각자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연을 단지 악한 엄마라고 하기에는 그렇다. 자식에게 자꾸 고통을 주고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간다. 진아는 착한 딸이니까 너무 이해는 된다. 그런데 개인 손예진이라면 엄마가 지금 나를 반대하지도 않을 뿐더러 반대한다고 해도 나의 선택을 할 것 같다."
2013년 '상어' 이후 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손예진이다. 그만큼 팬들은 또 언제 그의 드라마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점점 줄여야죠. 또 5년이 지나면…. 일단 한번 선택을 하면 목숨걸고 하는 스타일이다. 선택하기까지가 사실 힘들다. 많은 것을 하겠다고 하기엔 드라마 작업 자체가 너무 힘드니까 점점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대본을 끝까지 못보기 때문에 항상 불안함이 있다. 물리적인 시간도 너무 촉박하다. 그런 것이 너무 힘들다. 잘하고 싶은데 체력이 안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먹는데 5년이 걸렸다. 안판석 감독님이랑 같이 해보니까 1년에 하나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좋은 환경과 정말 하고 싶은 드라마라면 또 할 것 같다. 어떨 때는 '여명의 눈동자'처럼 극적인 상황에 놓여져 있는 절절한 멜로도 해보고 싶고 장르를 떠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작품을 언젠가 찍고 싶다. 좀더 나이가 들었을 때. 20대 때 보여드린 멜로가 있고 지금 나이에 보여드린 멜로가 있다면, 40~50대가 됐을 때도 멜로를 보여드릴 수 있다면 너무 축복일 것 같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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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작품은 안판석 감독의 서정적인 연출과 지극히 현실적인 대본, 그리고 손예진과 정해인의 찰떡 멜로 케미에 힘입어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던 작품은 최고 시청률 7.3%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곳곳에서 패러디가 넘쳐났고 손예진과 정해인은 줄곧 드라마 출연 배우 브랜드 평판 1,2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쯤되면 '예쁜 누나' 신드롬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이 단순한 듯 복잡한 멜로를 이끈 손예진에게 '명불허전 멜로퀸'이라는 찬사가 따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배우에게 멜로퀸이라는 말은 너무나 큰 선물이다. 사실 멜로를 한지 오래됐다. 그 사이 스릴러 드라마 로코물도 찍으며 끊임없이 변신을 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할 거다. 그런데 여전히 '클래식'과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도 알고 있다. 어느 하나에 국한되어 작품을 선택한 적이 없고 다름을 추구한 것 같다. 그럼에도 내 멜로를 좋아해주시는 것은 그 자체로 감사한 것 같다. 추석에 '협상'이 개봉하는데 경찰관으로 나와서 확 깰거다. 엄청 짧은 단발 머리로 협상가로 나온다. 이 감성에 오래 젖어있고픈 분들에게 확 깨는 캐릭터가 되겠다 싶었다. 내 멜로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걸 알고 있다. 그런데 배우로서는 또 비슷한 걸 하면 자가복제가 될 수밖에 없다. 원래는 '협상''을 제일 먼저 찍었는데 개봉 시기가 이렇게 정해졌다. '협상'에서의 모습은 아주 많이 다를 것이기에 그 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다."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을 꾸려나가며 인생 전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내가 20대 때 만약 이 드라마를 하거나 봤으면 너무 아름다운 애정신, 너무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두 사람의 모습이 그냥 그대로 보였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신들이 너무 슬픈거다. 그게 인생에 오래가지 않을 순간의 아름다움이니까. 나 뿐만 아니라 해인씨도 감독님도 느꼈다. 인생에 저 아름다운 순간이 그렇게 지나가는구나 싶었다. 그 순간 만큼은 초 단위로 기억하고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퇴색된다. 인생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정말 많이 생각하게 한 작품인 것 같다."
워낙 감정선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었던 만큼,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에게도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의 애달픈 사랑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죽었던 연애세포에 심폐소생 하는 드라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봄이고 심지어 '지금 만나러 갑니다' 때도 핑크빛이었다. 누군가의 엄마가 돼서 저들에게 저렇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게 부럽더라. 그에 대한 생각이 크지 않았는데 누군가에게 절대적인 존재가 된다는 게 부러웠다. 그런 생각을 당연히 하고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는 우리가 엄청 아름다운 공간에서 비현실적인 연애를 한 게 아니었다. 그냥 모든 연인들이 하는 루트, 특별할 것 없는 공간에서 연애를 해서 더 리얼하게 느껴졌다. 진짜 이렇게 사랑하고 이순간의 달콤함,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알기 전의 설렘이 너무 순수하고 좋았다. 계속 그런 걸 느끼고 싶다."
영상=변은영 기자 euny630@sportschosun, 한예지 인턴기자 |
"나는 집을 나왔을 것 같다. 주체적으로 독립적으로 과감히 엄마를 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택할 것 같다. 지금 내 나이에서는. 그런데 미연 같은 엄마가 사실 많다. 그런 엄마가 어디있냐고 하시는 분도 계실 거다. 각자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연을 단지 악한 엄마라고 하기에는 그렇다. 자식에게 자꾸 고통을 주고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간다. 진아는 착한 딸이니까 너무 이해는 된다. 그런데 개인 손예진이라면 엄마가 지금 나를 반대하지도 않을 뿐더러 반대한다고 해도 나의 선택을 할 것 같다."
2013년 '상어' 이후 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손예진이다. 그만큼 팬들은 또 언제 그의 드라마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점점 줄여야죠. 또 5년이 지나면…. 일단 한번 선택을 하면 목숨걸고 하는 스타일이다. 선택하기까지가 사실 힘들다. 많은 것을 하겠다고 하기엔 드라마 작업 자체가 너무 힘드니까 점점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대본을 끝까지 못보기 때문에 항상 불안함이 있다. 물리적인 시간도 너무 촉박하다. 그런 것이 너무 힘들다. 잘하고 싶은데 체력이 안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먹는데 5년이 걸렸다. 안판석 감독님이랑 같이 해보니까 1년에 하나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좋은 환경과 정말 하고 싶은 드라마라면 또 할 것 같다. 어떨 때는 '여명의 눈동자'처럼 극적인 상황에 놓여져 있는 절절한 멜로도 해보고 싶고 장르를 떠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작품을 언젠가 찍고 싶다. 좀더 나이가 들었을 때. 20대 때 보여드린 멜로가 있고 지금 나이에 보여드린 멜로가 있다면, 40~50대가 됐을 때도 멜로를 보여드릴 수 있다면 너무 축복일 것 같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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