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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예진 “‘여명의 눈동자’ 철창 키스신, 로망 있었죠”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멜로퀸’임을 입증한 손예진. 제공|엠에스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손예진(37). 이제 그는 배우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통한다. 안판석 감독은 손예진을 복서 무하마드 알리에 비유하며 “링 위에 오르는 복서 같다. 단순히 커리어를 위해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고 했다.

특히 멜로물에서 그는 대체불가 여배우다. 정통 멜로영화 ‘클래식’ ‘내머릿속에 지우개’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같은 작품들에서 독보적인 멜로퀸임을 입증해왔다. 이번에도 연하남과의 달달한 사랑으로 안방극장을 수놓았다.

여름을 재촉하는 삼청동의 오후, 오랜만에 만난 손예진은 아직도 교복이 어울릴 법한 청순한 외모였지만, 30대 여배우의 우아한 기품이 물씬 풍겼다. 살이 더 빠진 것 같다고 하자 “3개월간 촬영하면서 힘들지 않아 먹고 싶은 걸 다 먹지 않았다”며 “근육운동도 조금씩 한다”고 말했다.

‘예쁜 누나’는 5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작이었다. “내일 모레면 40“이라며 농을 치는 그에게 오랜만에 초고화질 HD 화면에 나선 기분을 물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달까요. 클로즈업을 절대 많이 하지 않으세요.(웃음) 이렇게 클로즈업을 안 따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말 투샷 원신 원컷을 많이 잡으셨죠. 심지어 어떨 땐 뒷모습만 나와요. 안 그래도 자연스럽게 30대 중반부터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저에겐 ‘윤진아’로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했으니까요.”

‘예쁜 누나’는 손예진에게 5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작이었다. 제공|엠에스팀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는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였다. 손예진이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 운영팀 슈퍼바이저 윤진아 역을, 정해인이 게임회사 아트디렉터 서준희 역을 연기했다.

손예진은 정해인과의 호흡을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예쁜 누나’) 제 연기에서 상대 배우는 8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싶었는데 정해인이 그런 인물이었다”는 것.

“상대 배우에게 도움을 받고 싶었죠. 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특히 드라마는 영화처럼 2시간 안에 보여지는 게 아니잖아요. 다음이 궁금해야 하는 거니까. 그 노력이 16부까지 가려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야 하는데 깊이 있는 사랑 이야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상대배우가 되게 중요했어요.”

손예진에 비해 정해인은 멜로물 경험이 없었다. 게다가 굵직한 작품을 이끌어간 적 없는 “검증 안 된 배우”였다. 그런데도 손예진은 정해인을 한 눈에 알아봤다.

“저 친구는 한 장면만 봐도 많은 것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16부 대본을 다 보고 (출연)결정했는데, 머릿속에 그린 그림이 있었어요. 희한하게 내가 그린 모습 그대로였어요.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해인씨가) 많이 닮았더라고요.”

두 사람의 ‘멜로 케미’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실제 연인 사이가 아닐까”란 의혹을 살 만큼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그래선지 드라마 방영 내내 “정해인씨와 진짜 사귀냐?”는 질문을 받았다. 손예진은 단도직입적으로 꺼낸 이 질문에 특유의 반달눈을 만들며 “네, 안 사귀어요”라고 시원스레 답했다.

손예진은 “(‘예쁜 누나’) 제 연기에서 정해인은 8할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제공|엠에스팀

열애 의혹엔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리는 달달한 멜로 연기가 한몫했다.

손예진은 “정말 뽀뽀신이 많았죠?”라고 웃은 후 “집 앞에서 헤어질 때, 엘리베이터 앞에서 혹은 아파트 앞 현실적인 공간에서 사랑을 속삭인 게 많은 공감을 얻은 것 같다”며 돌아봤다.

“그동안 정말 (멜로연기) 많이 했지만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현실성’ 때문인 것 같아요. 제 나이에 맞는 캐릭터고. 배우로서 지금까지 느껴왔던 여성으로서의 사회적인 위치나 부모님과의 관계, 연애, 일. 지금 느끼고 있는 많은 것들이 대본에 나와 있었고 ‘윤진아’란 캐릭터에 녹아있었죠. 실제로도 자신의 연애를 훔쳐보는 것 같다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그래서 더 공감하고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특히 안판석 감독에게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철창 키스신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전쟁 중 사랑이었는데 당시 철창에서 하던 키스신이 로망처럼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비록 아파트였지만 (철문이) 처져 있는 그것도 사랑의 공간인거죠. 그 장면을 찍고 안판석 감독님이 ‘예진씨의 꿈을 내가 이뤄줬다’고 했어요.”

손예진은 올해 두 편의 멜로물에 출연했다. 소지섭과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관객과 만났고, 드라마 ‘예쁜 누나’로 시청자들과 웃고 울었다. 두 편 모두 대박이 났다. 특히 드라마의 흥행은 그에게 더 큰 기쁨을 체감하게 했다. “드라마는 한회 한회 같이 호흡하면서 감정들이 덧씌워지니까 더 크게 와 닿더라. 모든 촬영을 끝낸 후 제주도에서 돌아오는 길이 너무 허전했다”며 감회에 젖었다.

“예상했어요. 아주 많이 힘들 거라는 걸요. 비현실적인 공간 안에서 감정을 만들어서 찍는 게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대사였고 들어본 얘기였고, 우리끼리만의 얘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심지어 공차장까지도 뒷모습이 짠하더라고요. 제주도서 쫑파티를 하는데 스태프들까지 모두 다 울었어요. 진심으로 이 드라마를 사랑했다는 게 온몸으로 느껴져서… 너무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드라마가 그에게 준 변화는 많다. “연하남도 이젠 괜찮을 것 같다”는 변화 말고도 30대 손예진이 하는 사랑은 많이 달라졌다. 그 스스로도 절감했다고 한다.

“‘클래식’이나 ‘내머릿 속에 지우개’ 때만 해도 캐릭터 틀 안에 갇혀 있었어요. 슬픈 생각 엄청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사랑의 감정이 하나가 아니더군요. 사랑이 극적이고 대단한 게 아니란 걸 점점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을까.

“사랑했을 땐 후회하진 말아야겠다 생각은 해요. 내 상황이 이러니까 내가 이러니까 자꾸 감정을 퇴색시키잖아요. 겁이 나고 두려우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그 순간에 깊게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어요. 전 외모는 안 봐요. 그릇이 큰 사람이면 좋겠어요. 밥그릇 아니고요.(웃음) 그래도 사랑의 끝이 결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끝에 뭐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예쁜 누나’는 서른 후반을 달려가고 있는 그에게 “‘화양연화’를 떠올리게” 했다.

“감독님이 ‘준희와 진아의 사랑이 너무 아름다워서 슬프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그 말에 너무 공감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한 순간인데 참 슬프더라고요. 아름다운 그 순간이 그래서 아름답게만 비쳐지지 않았어요. 20대 땐 느끼지 못했을 감정인데 이젠 저도 그걸 아는 나이가 되어버린 거죠. 그걸 알게 되니까 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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