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름이 시작되는 길목…길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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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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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숲 내음 맡으며 /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 한걸음 두 걸음 또 한걸음
전남 해남 달마고도
찌는 듯이 무덥다가 선선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등 늦봄과 초여름 어디쯤에서 계절이 서성대고 있다. 6월은 24절기 중 낮이 가장 긴 하지가 있는 달로 초여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풀내음과 더위를 머금은 바람을 맞으며 걸어보자. 한국관광공사는 싱그러운 날씨와 어울리는 길을 선정했다. 이달의 추천길로 선정된 길은 ‘두루누비(durunubi.kr)’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강원 철원 한여울길5코스
◆상쾌한 숲향기 머금은 채

한국전쟁과 분단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강원 철원 옛 노동당사에서 시작하는 한여울길 5코스는 4.8㎞의 짧은 길이다. 가족 단위 여행객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소이산 산책로를 비롯해 생태숲길, 지뢰꽃길 등 다채로운 모습이 펼쳐진다. 모내기를 마친 철원평야의 논과 짙은 녹색 라인을 형성하는 DMZ, 북녘 땅까지 훤히 내려다보이는 소이산 정상은 천혜의 전망대다. 한층 더 가까워진 남과 북이지만, 아직 그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철책을 따라 ‘지뢰’ 이정표와 수많은 야생화가 조화를 이룬 지뢰꽃길은 ‘세상에 둘도 없는’ 산책로다.

울산 북구 강동사랑길
울산 북구 강동동의 해변과 높지 않은 산에 조성해 놓은 강동사랑길은 모두 7개 구간으로 조성돼 있다. 그중에서 3구간 연인의 사랑길은 제전마을 뒷산인 옥녀봉 산길을 돌아내려오는 길로 4.7㎞ 정도 걷는다. 3구간 연인의 사랑길의 출발과 도착 지점은 옛 장어마을의 영광을 위해서 애쓰고 있는 제전마을의 제전포구다. 산으로 올랐다 내려오는 길이지만 고도가 급격하게 높아지지도 않고 험한 길도 없어 산책을 겸한 걷기에 적당하다. 80% 이상을 기분 좋은 숲길로 걸을 수 있어서 어린 자녀들과 함께 걸어도 괜찮은 길이다. 노선상의 일심전망대와 옥녀봉에서는 푸른 동해의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충북 충주 중원문화길
충북 충주 탄금대에서 충주자연생태체험관을 잇는 중원문화길 1코스 생태탐방길은 남한강을 옆에 두고 보면서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약 7.8㎞ 코스다. 출발지점인 탄금대는 신라시대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자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배수진을 치고 적과 싸우다 전사한 곳이다. 오래전 어느 날 남한강에 내려앉은 가야금 소리 위에 나라를 위해 죽어간 8000 전사의 넋이 물결과 함께 출렁인다. 도착지점인 충주자연생태체험관은 자연생태에 대해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대전 금강로하스 해피로드
대전 금강로하스 해피로드는 대청호와 대청호에서 다시 유장한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금강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6㎞ 길이의 나무 데크 산책로다. 산책로 주변에는 울창한 숲이 있고, 시종일관 강물을 끼고 걷기에 풍광이 수려하다. 금강로하스 해피로드는 대청공원을 중심으로 오른쪽 대청댐 일대와 왼쪽 금강을 따르는 금강로하스길로 나눌 수 있다. 대청댐에 올라 조망하는 대청호는 웅장하고, 금강로하스길은 부드럽고 평화롭다.

부산 갈맷길 5-2코스
◆싱그러운 바다 바람과 함께

부산 갈맷길 5-2코스는 부산의 최남단 가덕도의 명소들을 두루 거친다. 평온한 분위기의 내해인 눌차만과 연대봉에서의 바다조망, 어음포와 누릉능을 잇는 해안코스의 절경에 해당화 고운 동선방조제의 독특한 풍광도 압권이다. 할머니신을 모신 눌차도 국수당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정거마을의 아름다운 벽화는 전국에서 손꼽을 만한 수준을 자랑한다. 20㎞가 넘는 거리며, 연대봉과 그 자락을 타고 넘는 구간이 결코 만만하지 않아 체력과 장비, 간식, 물 같은 준비물을 잘 챙겨야 한다. 가능하면 대항새바지를 중심으로 두 구간으로 나눠 걷는 것이 좋다.

경남 창원 저도비치로드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남쪽에 있는 저도는 마산이 창원과 통합되기 전, 옛 마산시의 9경으로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다. 저도 비치로드는 섬에 조성된 6.5㎞의 해안길로 특히 제2전망대부터 시작되는 해안 데크가 압권이다. 섬 가장자리를 따라 조성된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왼편으론 바다와 기암괴석이, 오른편으론 해안 절벽과 삼림이 나타나 길동무가 되어준다. 섬 중앙에 우뚝 솟은 용두산까지 오를 수 있기에 바닷길은 물론 산길과 숲길까지 즐길 수 있는 저도 비치로드는 창원 남쪽 끝자락에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걷기길이다.

전남 해남 해남 달마고도
전남 해남 달마고도는 남쪽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을 한 바퀴 둘러 걷는 길이다. 인도 남방불교 전래설화가 있는 미황사를 출발하여 약 17㎞를 걸은 뒤 제자리로 돌아온다. 바다와 산이 조화를 이루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걷는 길을 곡괭이, 삽, 호미 등을 이용해 사람의 힘으로만 닦았다. 주변 돌을 채취해서 쌓은 석축 위로 놓인 길이 감동적이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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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귀전 기자입니다. 전국 구석구석, 전 세계 곳곳의 풍광과 이야기, 맛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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