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한 송승환 시인의 첫번째 시집. 라는 휘발성 짙은 표제 아래 엮인 마흔다섯 편의 시에는, '오늘의 말'에 올라탄 사물과 현상들의 강퍅한 존재방식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이 홀홀히 묻어난다.
시인이 포착하는 물상의 면면은 일상의 시선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아주 낯선 현장들 투성이. 그의 시 속에 묘사되는 물상을 구성하는 질료들은, 그것 본연의 물리적 특성을 전면적으로 해체한다.
그 물상들은 일상적이고 일차적인 개연성을 지니지 않은 자연물들의 움직임으로 치환하고, 이로써 독자는 편치만은 않은 이물감을 경험하며 그들의 일상적 시선을 철회하는 기회를 맞이한다.
이렇게 자연물과 연동되어 해체되고 재구성된 인공물들의 이미지는 때로는 시리고, 때로는 뜨거우며, 때로는 비릿하고, 때로는 섬뜩하며, 때로는 물컹하고, 때로는 꺼끌꺼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