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거액 투자금 ‘해외먹튀’ 빈번…피해 회복은 ‘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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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사람 출금…당사자는 도주
담보물 직접 검증, 소명 요구 추세

지난해 말 P2P 투자업체인 ‘오리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던 진모(33) 씨는 요즘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확인하느라 업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필리핀으로 도주했던 대표가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잃어버렸던 투자금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그러나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는 사이 진 씨는 경찰 수사만 기다릴 수는 없다는 주변 권유에 따라 집단소송에 참여했다. 진 씨는 “경찰이나 변호사 모두 대표가 외국으로 도주하면 회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해왔다”며 “대표가 한국에 돌아왔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피해 회복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P2P 업체들의 상황은 대부분 비슷하다. 대표나 핵심 임원들은 해외로 도주하고 경찰이 이를 뒤쫓는 식이다. 경찰 수사를 기다리다 지친 피해자들은 공동소송인단을 모집해 고소장을 접수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 회복은 언제 이뤄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 P2P 업체에 500만원을 투자했던 직장인 김모(30ㆍ여) 씨도 도망간 펀드매니저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조금씩 모은 월급을 투자한 김 씨는 지난 3월 업체로부터 “펀드매니저가 투자금을 들고 도주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투자금 30여억원을 갖고 마카오로 도망간 펀드매니저에 대해 경찰은 지난 4월 신고를 접수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렸다. 그러나 해당 펀드매니저가 아직 검거되지 않으면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는 ‘2시펀딩’의 실질적인 대표인 전모 씨가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일본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앞서 출국금지조치를 했지만, 동명이인을 잘못 신청하는 바람에 대표는 투자금 700억여원을 들고 유유히 도주할 수 있었다.

앞서 같은 경찰서에서 수사를 받던 P2P업체 ‘펀듀’ 대표 남모 씨도 투자자들에게 담보물을 보여준다고 속인 뒤 해외로 도주했다. 현재 투자금 210억여원을 잃은 2800여명은 마다가스카르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대표의 검거 소식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P2P 업체들의 야반도주가 잇따르자 투자자들은 직접 의심 업체를 상대로 소명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한 국내 대형 P2P 투자자 모임은 최근 P2P 대출 업체인 P사를 상대로 담보물을 직접 검증하겠다며 소명을 요구했다. 소명과 함께 본사 방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해당 모임은 지난달 30일 P사에 대해 “담보물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활동정지 공고와 함께 투자자들의 회수를 요청했다.

투자자 모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잠적과 해외도피 등으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사태 이후 연체가 의심되는 업체 리스트를 만들어 투자자들 스스로 담보물 확인 요청 등을 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o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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