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앤더시티' 하연수, 귀요미 꿀노잼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2015 도시공감' <콩트앤더시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하연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콩트앤더시티>는 연애, 결혼, 사회생활 등 20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재로 꾸려나가는 예능프로그램으로 도시인들의 행동양식을 공감코드로 담아낸 '도시 생태 보고서', 인간관계에서 누군가 삐치는 원인을 과학수사로 풀어낸 'BSI:서울', 현대인들의 미스터리한 경험을 살린 '파라노말X', 부성애를 스릴감 있게 그려낸 '테이큰:딸바보의 습격' 등의 코너로 구성된 공감코미디다. 30일 금요일 밤 11시 30분 첫 방송.

지난 2015년 10월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2015 도시공감' <콩트앤더시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하연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기사 수정 : 1일 오후 7시 4분]

배우 하연수가 지난 7월 31일 본인의 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 파일로 업로드된 사과문에는 "신중하지 못한 답변을 하게 되면서 직접적으로 상처받으셨을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라고 쓰였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15일 하연수 인스타그램의 댓글이었다. 하연수가 본인 인스타그램에 스위스 출신 사진 작가 지기스문트 리히니(Sigismund Righini)의 작품을 올렸고, 어느 누리꾼이 "작품이 뭔지 알고 싶은데 방법이 없나요?"라고 댓글로 물었다.

이에 하연수는 "방법은 당연히 도록을 구매하시거나 구글링인데, 구글링하실 용의가 없어 보여서 답변 드린다, selbstportat 1914년 작품이다"라고 답변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 중 일부는 화를 냈다. 하연수의 답변이 부적절했다는 반응이었다. 더욱 정확하게는 답변 내용보다 태도가 문제라는 식으로 지적했다. 항의 댓글은 대부분 '검색해서 직접 찾아보라'는 식의 댓글이 팬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이 아닌 하연수 SNS 댓글 논란

 배우 하연수씨가 7월 31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필 사과문. 본인이 썼던 댓글에 관해 "신중하지 못한 답변"이라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배우 하연수가 7월 31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필 사과문. 본인이 썼던 댓글에 관해 "신중하지 못한 답변"이라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 @hayeonsoo_


앞서 6월에도 하연수의 SNS에서 댓글 논란이 있었다. 지난 6월 2일, 하연수가 '아시아 하프 페스티벌 2016 라이징스타 콘서트'에 다녀왔다는 글을 쓴 것이 시작이었다. 그가 '하프의 대중화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자 누리꾼이 "대중화를 하기에는 (하프의) 가격의 압박이 너무 (크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그러자 하연수는 "잘 모르시면 센스 있게 검색을 해보신 후 덧글을 써주시는 게 다른 분들에게도 혼선을 주지 않고 이 게시물에 도움을 주시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고 답변했다. 하프의 가격대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높지는 않다는 반박이었다.

해당 댓글도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하연수가 하프의 가격대를 설명하면서 "인류 최초의 악기인 리라에서 기원한 하프"라고 말한 것도 누리꾼의 지적을 받았다. 다른 네티즌이 이 댓글에 "인류 최초의 악기는 리라가 아니라 플룻"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이후 일부 누리꾼들은 "이분 고학력임, 고(등)학력", "얕은 지식으로 마치 전문가마냥ㅋ 유식한 척 정제된 척 남 깎아내리더니ㅋㅋ" 등의 댓글을 달았다.

결국 7월 마지막 날, 하연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고 페이스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걸로 'SNS 댓글 논란' 사태는 일단 가라앉을까. 하지만 이후 8월 1일 오전부터 오후 3시 현재까지 포털 인기검색어로 오르내리고 있다.

"너나 나나 키보드 워리어" 이걸 하연수가 올렸다면?

SNS에서 연예인이 한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발언의 내용이 문제인 적도 있었고, 시기상 부적절한 언급도 있었다. SNS에서 한 발언이 가장 자주 언급되는 연예인의 예로 유아인이나 김의성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솔직하게 글을 쓰기로 유명하다. 정치적 사안이나 사회적 이슈부터 영화계 쟁점이나 일상적인 얘기까지 거침이 없다. 하지만 유아인이나 김의성의 경우 매체와 누리꾼 반응 다수는 "거침없는 돌직구", "사이다 같다", "속 시원하다" 등 공감하는 쪽이었다.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보는 듯싶어 따숩게 가마니 코스프레로 가만히 좀 있을까 했더니 똥들이 똥인지 모르고 자꾸 똥물을 튀기네? 드러워서 피하는 건 내 스타일 아니야. 손가락으로 암만 깝쳐봐야 너나 나나 얼굴 없는 키보드 워리어. 다이다이 함 뜨까?"

윗글은 지난 2014년 3월 6일 어느 연예인이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사람들 중 한 명인데, 과연 누구였을까? 정답은 '유아인'이다. 해당 게시글에 관해 '배우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반응도 있었으나, 거침없는 말에 공감하며 '적극 공유'하는 누리꾼도 많았다.

배우 김의성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2014년 6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해 욕설 트윗을 날린 전례가 이미 있다. 지난 7월 14일, 영화 <부산행>과 드라마 < W >의 많은 관람을 바란다는 그의 페이스북 포스팅에 밴드 '피해의식' 보컬 '크로커다일 최'(최일환)가 '다운받아 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자, 김의성은 욕설 댓글로 맞대응했다. 이런 거친 반응에 눈살을 찌푸리는 누리꾼은 많지 않았다. 이어서 "너네 집으로 마동석 보낸다"는 댓글까지 이어지며 유쾌한 해프닝으로 끝났다. 실제로 배우 김의성과 보컬 최일환은 친한 형·동생 사이이다.

 하연수 댓글 논란과 관련하여 김의성 배우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하연수 댓글 논란과 관련하여 김의성 배우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 @lunaboy65


물론 상황도, 결도, 뉘앙스도 다 다르다. 세 사례를 모두 동일선상에 놓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전히 찝찝하다. 만약 같은 내용을 하연수가 올렸다면 어땠을까. 하연수가 "개XX야"라고 댓글을 달거나 반말로 "디엠으로 쌍욕을 보냈으니 좀 확인하렴"(유아인, 맞팔 지인에게 2011년 10월)와 같은 트윗을 남겼다면? 이미 SNS에서는 하연수의 사과문을 보고 "남자 연예인이었어도 이렇게 말투를 지적했을까"라는 물음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어느 누리꾼이 제기한 문제처럼, '만만하게 느껴지는' 여성 연예인이라는 차이 때문이었을까?

'하연수 댓글'의 쟁점을 성별 이슈만으로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해도, 연예인의 소셜 게시글을 바라보는 잣대가 일정하지 않은 점만은 꽤 분명한 것 같다. 그 잣대의 하한선이 올바른 것인지도 따져볼 사안이고 말이다.

왜 하연수는 SNS에서도 '감정노동'을 강요받아야 하나

유아인의 태도와 비교하며 개인 간의 인성 차이를 지적하려는 게 아니다. 물론 하연수의 댓글이 '친절했느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친절하지 않은 댓글에 공개 사과문을 써야 하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다만 왜 하연수는 SNS 계정에서도 '감정노동'을 강요당해야 하는지, SNS가 만인의 일상이 된 시점에서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비록 2016년 삶에 스며든 SNS가 '사적 공간'과 '개방된 광장' 사이에서 경계가 모호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왜 특정 연예인만, 유독 작품을 떠나, 삶을 나누는 공간에서도 '언제나 친절할 것'을 요구받아야 할까.

각종 예능에서 '바보 콘셉트'로 인기를 얻는 남자 연예인이 흔한 오늘날. '역사적 사실'을 모른다는 이유로 걸그룹 멤버가 울며 대중에 사과했던 광경이 불과 몇 개월 전 브라운관에 펼쳐졌다. 그런데 이제는 연예인이 '친절'하지 못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자필 사과문을 SNS에 올려야 하는 시대까지 온 걸까.

여성 배우의 소셜 미디어 댓글란은 포털 검색창이 아니다. 사진 작품에 관해 누리꾼이 물었을 때, 친절하게 답해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누구도 타인에게 '친절'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동등한 네티즌 사이보다 기울어진, '팬'과 '연예인'의 '갑을' 관계에서 강요받은 친절은 이미 '친절'이 아니라 '감정 노동'에 가깝지 않은가.

하연수는 질문에 다소 '까칠'하게 반응했고,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런데 그 태도가 '공손치 못하다'고 질타를 받았다.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웃지 않는다', '표정이 별로다', '거스름돈을 친절하게 건네주지 않았다'고 시비를 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녀는 갑자기 이렇게 반응한 게 아니다. 자신에게 결혼을 해달라고 상습적으로 조르는 사람에게도 '일침'을 가했고, 여행 중에 마주한 불유쾌한 파파라치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그녀는 그저, 친절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친절하지 않다는 게 욕 먹을 이유는 아니다. 모든 사람이, 연예인이, 사근사근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의 연예인이 아니라 자연인에게까지 태도를 운운하며 굴복시키려는 '그들의' 태도는 대체 뭔가. 누군가가 하면 '돌직구'가 되는 단호한 말투가 다른 사람의 글로 옮겨지는 순간 "신중하지 못한 답변"이 되는 건 어째서일까. 지난 2013년 9월 배우 유아인이 트위터에 남겼던 글이 문득 다시 떠오르는 날이다.

"잘못이 아닌 걸 사과하지 마. 잘못이 아닌 걸 잘못으로 만들지 마. 이유없이 사과받은 그 작자들이 솔로몬이라도 되는 양 건방 떨게 만들지 마. 당신이 사과하니까 나도 그래야 할 것 같잖아."

 지난 2013년 9월 배우 유아인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 그는 작품 속 연기력과 함께 한동안 'SNS 돌직구'로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13년 9월 배우 유아인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 그는 작품 속 연기력과 함께 한동안 'SNS 돌직구'로 유명세를 탔다. ⓒ @seeksik



하연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댓글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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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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