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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고혈압약 파문 확산…600만 고혈압환자 ‘대혼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09 20:00

식약처

- 식약처 홈페이지 일시 마비·약국 문의 폭주
- 판매 중지된 고혈압약 219개 중 91개는 해제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보건당국이 발암물질 성분을 함유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약 제품에 대해 잠정 판매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일선 병원과 약국은 물론 환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이날 오전 8시까지 진행한 현지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중국 ‘제지앙화하이’ 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치료제 219개 품목 중 187개 품목을 점검해 해당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91개 품목(40개 업체)은 판매중지와 제조중지를 해제했다.

식약처 측은 "해당 제품들은 발암물질이 함유될 것이 우려됐으나, 식약처 현장조사 결과 ‘발사르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이틀 만에 다시 처방이 가능해졌다"면서 "다만 나머지 128개 제품은 잠정 판매중지와 제조중지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판매중지가 해제된 제품은 ▲일양바이오팜 ‘노바살탄정’ ▲경보제약 ‘노발탄정’ ▲대한뉴팜 ‘뉴발탄정’ ▲뉴젠팜 ‘뉴젠포지정’ ▲조아제약 ‘더블포지정’ ▲일양약품 ‘듀얼다운정’ ▲이연제약 ‘디로포지정’ ▲파마킹 ‘디사르정’ ▲영풍제약 ‘렉스파지큐정’ ▲삼남제약 ‘로지스정’ ▲우리등제약 ‘바르디핀정’ 등이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7일 중국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219개 품목의 판매와 제조를 잠정 중지한 바 있다.

식약처는 잠정 조치 대상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의 경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먼저 의사와 상담한 뒤 약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32개 품목에 대해서도 확인되는 즉시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갑작스러운 조치에 병원과 약국 등 일선 현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고혈압 환자는 589만 명에 달한다. 환자들이 해당 약품 목록을 확인하기 위해 식약처 홈페이지로 몰리면서 이날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도 긴급 회원 공지에 나섰다.

약사회는 "약국에서 발사르탄 성분의 혈압약이 아닌 모든 혈압약에 대한 문의가 폭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문의 환자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안내해 달라. 판매중지 의약품을 복용중인 환자는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신속하게 의사와 상의하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대응이 환자들의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약국체인 관계자는 "고혈압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병원과 약국이 대부분 문을 닫는 주말에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자들의 혼란과 불안감을 확산시켰다"면서 "약국 역시 정확한 지침을 몰라 애를 먹었다"고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형 병원들도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띄우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홈페이지에 "언론에 보도된 발암유발물질이 함유된 고혈압약(219품목)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약물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발사르탄 유해물질이 포함된 약물을 처방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환자들에게 문의가 오고 있어 관련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minji@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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