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주제분류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요약 영화 〈승리〉는 2009년 이탈리아의 중견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가 연출한 정치영화다.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와 그의 숨겨진 연인 이다 달세르의 실제 스토리를 극적인 상상을 가미하여 개작하였다. 달세르와 무솔리니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정치적인 주제로 연결시킨 작품으로 62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 상영되었다.
승리 대표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원본보기

제작연도 2009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
출연 조반나 메초조르노, 필리포 티미, 파우스토 루소 알레시, 미켈라 세스콘
관련 서비스 네이버영화 상세정보 바로가기

시놉시스

1914년 밀라노, 베니토 무솔리니는 저널 〈라반티〉의 편집장이자 사회주의노동조합의 지도자였다. 노동조합 모임에서 연설을 하던 무솔리니는 이다 달세르라는 여자를 만난다. 급진적인 사상을 지닌 진보주의자였던 달세르는 원대한 이상을 소유한 민중지도자 무솔리니에게 매료된다. 7년 전 만난 적이 있었던 두 사람은 곧바로 사랑에 빠진다.

달세르는 사재를 털어 무솔리니가 새로 창간한 잡지 〈일 포폴로 디탈리아〉에 투자하고, 그의 아이까지 낳지만 무솔리니에게 부인과 자식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즈음 무솔리니는 전쟁을 옹호하는 파시즘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달세르와 그의 아들 알비노 무솔리니를 멀리한다. 무솔리니와 결혼했다고 주장하던 달세르는 여동생의 집에서 체포되어 강제로 정신병원에 보내진다.

달세르는 자신이 ‘일 두체’(수령)의 부인이고 그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항변하지만, 그럴수록 핍박은 심해진다. 무솔리니의 파시즘은 맹위를 떨치고 달세르는 한 수녀의 도움으로 병원을 탈출하지만 명예를 회복하지 못한 채 1937년 뇌출혈로 사망한다. 아들 알비노 무솔리니 역시 스물여섯살에 정신병원에서 사망한다.

작품해설

1. 감독 소개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마르코 벨로키오는 이탈리아 영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하나이다. 영화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친구였던 그는 1960년대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주제와 형식을 보였던 이탈리아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친 감독이다.

1939년 이탈리아 피아첸자 인근 보비오의 중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난 벨로키오는 밀라노의 가톨릭대학에서 철학을, 로마의 국립영화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하였다. 전성기였던 1970년대 초반 벨로키오의 영화들은 인간의 의지를 속박하는 제도와 시스템, 제도에 대한 공격을 주제로 삼았다.

〈아버지의 이름으로〉(1972)는 대학을, 〈1면에 괴물을 실어라〉(1972)는 신문을, 〈풀려야할 정신병자들〉(1975)은 정신병원을, 〈승리의 행진〉(1976)은 군대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벨로키오는 성숙기의 예술가가 보여줄 수 있는 걸작들을 양산하고 있다.

〈승리〉는 정치적, 역사적 정황에 놓인 개인의 선택과 윤리의 문제를 즐겨 다루었던 벨로키오의 영화적 색깔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벨로키오는 무신론자였고, 1968년 공산당에 가입했으며, 2006년에는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다수의 정치영화들로 얻은 명성을 기려 2011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2. 주제

승리 본문 이미지 1

출처 : 네이버영화

〈승리〉는 베니토 무솔리니의 연애 스캔들을 파헤친 이야기가 아니다. 나치의 독재자였던 아돌프 히틀러와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독재자 중 하나로 꼽히는 무솔리니의 첫 번째 연인이었던 이다 달세르를 등장시켜 이 영화가 표현하려는 주제는 ‘정치적 억압에 대한 저항’이다.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은 “무솔리니에 대한 이다 달세르의 열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이 영화에서 중요했던 것은 파시즘이라는 독재와 폭압에 대한 그녀의 저항과 용기를 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선 타임스〉의 평론가 로저 에버트로부터 “열정과 위엄을 결합할 수 있는 소피아 로렌과 같은 배우 중 하나”라는 절찬을 받았던 조반나 메초조르노는 주인공 이다 달세르를 변혁에 대한 순정, 그로 인해 파멸에 이르고 말았던 당시 이탈리아인들의 대변자로 묘사하고 있다. 주제와 관련하여 핵심 역할을 하는 인물은 무솔리니가 아니라 이다 달세르이다. 그녀는 열렬하게 동경하고 사랑했던 남자에 의해 배신을 당한다. 무솔리니에 대한 달세르의 맹목적인 사랑과 추종은 파시즘이 등장했던 1차 세계대전 시기에 무솔리니의 통치방식에 동조했던 이탈리아 국민들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제목으로 쓰이는 ‘승리’(vincere)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승리’는 무솔리니가 대중 연설에서 즐겨 사용했던 말이었는데, 무솔리니가 사용한 ‘승리’라는 말의 의미는 이탈리아 파시스트당이 주도한 제국주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의미했다.

그러나 ‘정치적 억압에 대한 저항’이라는 영화의 주제와 결부시켰을 때, 벨로키오가 붙인 ‘승리’라는 제목은 파시즘에 대한 민중의 승리라는 의미로 바뀐다. 이런 주제를 의식한 듯 벨로키오 감독은 2009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이 영화가 초청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베를루스코니가 집권하고 있는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무솔리니 시대 사이에는 유사성이 있다. 그것이 내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3. 제작 과정

승리 본문 이미지 2

출처 : 네이버영화

〈승리〉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무솔리니가 아니라 이다 달세르이다. 마르코 벨로키오가 이 영화를 만들기 전까지 달세르는 너무 유명했던 애인 무솔리니의 후광에 가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2005년 TV에서 무솔리니의 첫 번째 아들인 알비노 무솔리니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기 전까지 달세르의 존재를 아는 이탈리아인은 드물었다고 한다. 역사책에 남아 있는 달세르에 대한 기록도 단 몇줄에 불과하다. 무솔리니와 달세르의 관계에 대한 설들은 문서상으로는 남아 있었지만, 그들의 관계를 증언해줄 수 있는 세부 정보들은 대부분 유실되었다. 벨로키오 감독은 〈승리〉를 만드는 동안 우연히 이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었다.

구상 단계에서 벨로키오는 달세르에 대한 조각 글들과 전기류의 책, 다큐멘터리 필름들을 찾아다녔고, 이에 기초하여 시나리오를 썼다. 그러나 달세르를 연기한 조반나 메초조르노는 책이나 다큐멘터리 필름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그녀를 묘사하지 않았다. 메초조르노는 진보적인 여성이었던 달세르가 무솔리니에게 노예처럼 끌려 다니는 모순적인 모습을 강조하려 했다. 메초조르노는 “연기를 하는 내내 생각했던 것은 이다 달세르를 미친 여자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다의 모순성을 강조해야 했다. 그녀는 모던했고, 심지어 페미니스트였지만 남자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라고 말했다.

영화에는 무솔리니를 다룬 전기들에서 취한 단편적인 정보들이 삽입되어 있다. 예를 들면 혈기왕성한 좌파 운동가였던 무솔리니가 달세르에게 “나는 음악가나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저널리스트와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 대사는 여러 편의 전기들에 기록된 말이었다. 달세르가 총을 가져와 아들에게 “총알은 하나뿐이야. 네 아버지의 심장에 쏠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 역시 그녀를 잘 알고 지냈던 한 마을 여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삽입한 것이다.

4. 영화적 기법

역사적인 인물의 생애를 소재로 한 일반적인 전기영화와 달리 〈승리〉는 혁신적인 영화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장엄한 서사 드라마를 의식했던 것인지 대다수 장면들이 오페라나 연극처럼 연출되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과장되어 있고, 양식적인 연기로 일관하고 있으며, 급작스러운 장면전환이 자주 등장한다. 음악과 이미지, 자료화면, 자막의 사용도 자유분방하다. 무솔리니와 달세르의 스토리를 재연하는 화면 외에도 당시의 상황을 알려주는 뉴스릴 다큐멘터리 영상, 줄리오 안타모로 감독의 〈크리스투스〉(Christus, 1916), 찰리 채플린의 〈키즈〉(The Kids, 1921) 등 무성영화 장면, 음악, 자막을 다채롭게 쓰고 있다.

달세르가 정신병원에 수감되기 전까지 여인들의 얼굴이 스토리의 문맥과 상관없이 불쑥불쑥 끼어드는데, 나중에 그들은 정신병원에서 달세르가 만나게 될 광인(狂人)들로 밝혀진다. 처음 나왔을 때는 이 화면들의 의미를 알 수 없지만 벨로키오는 이 영화가 당시의 역사적 정황으로부터 광인으로 낙인찍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임을 암시하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

이다 달세르(조반나 메초조르노) : 혁신적인 사상을 체득한 급진주의자로, 무솔리니와 사랑에 빠진 뒤 그의 아이를 낳는다. 무솔리니로부터 버림받은 뒤 모든 걸 잃고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다.

베니토 무솔리니(필리포 티미) : ‘일 두체’로 불린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재자. 반전 사회주의자였으나 극우 파시스트로 전향하여 최고 권력자가 된다.

베니토 알비노 무솔리니(필리포 티미) : 무솔리니와 이다 달세르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어머니 달세르처럼 정신병원에서 최후를 맡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아버지 무솔리니를 연기한 필리포 티미가 1인2인을 맡았다.

명장면 명대사

- 달세르 : “하지만 내가 죽으면 누가 우릴 기억해줄 거죠?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니 소리 지를 밖에요.”
- 카펠레티 : “왜 죽는다는 겁니까? 당신은 젊고 건강하고 아름답소. 왜 과거만 생각하고 미래와 현재를 안보는 겁니까?”
- 달세르 : “미래라니요? 내 모든 걸 바친 사랑하는 남자가 날 지워버렸어요. 마치 존재한 적도 없는 유령처럼. 유령보다도 못하죠.”
- 카펠레티 : “여기 있잖아요. 파시즘이 영원할 것 같습니까?”

마르코 벨로키오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버림받은 달세르의 상실감을 무솔리니에게 배신당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고통과 동일시했다. 정신병원에서 자신을 내보내려는 의사 카펠레티에게 달세르는 자신의 처지를 ‘유령’에 비유한다. 카펠레티는 달세르와 같은 순수한 이상주의자의 존재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구천을 떠도는 미치광이 유령과 같은 달세르를 도우려 한다는 점에서 카펠레티는 벨로키오의 태도가 투영된 인물로 해석할 수 있다.

관련정보

원작

알프레도 피에론의 논픽션 〈일 두체의 숨겨둔 아들 : 알비노 무솔리니와 그의 어머니 아다 달세르 이야기〉

수상

• 2009년 시카고국제영화제 촬영상(다니엘레 치프리), 남우주연상(필리포 티미), 여우주연상(조반나 메초조르노), 감독상(마르코 벨로키오)

• 2009년 이탈리아 은리본상 여우주연상(조반나 메초조르노), 촬영상(다니엘레 치프리)

• 2011년 전미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조반나 메초조르노)

연관 영화

〈위대한 독재자〉(1940) : 무솔리니와 쌍벽을 이루는 희대의 독재자인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풍자영화이다.

출처

제공처 정보

  • 집필 장병원 영화평론가

    영화평론가. 1972년 서울 출생.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화학과 석사 졸업.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과 박사 학위 취득. 영화주간지 〈FILM2.0〉 전 편집장.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전 프로그래머. 임권택영화박물관 공동 기획자. 현재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명지대학교 영화뮤지컬학부 영화학과 객원교수. 저서 『영화사전』, 『Lee Myung-Se』 외. 자세히보기

  • 감수 한창호 영화평론가

    영화평론가. 이탈리아 볼로냐국립대학교 영화학 전공(라우레아 과정 졸업). 저서로 〈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 〈영화, 미술의 언어를 꿈꾸다〉, 〈영화와 오페라〉 등이 있고, 역서로 〈할리우드 장르의 구조〉, 공저로 〈유럽의 영화와 문학〉 등이 있다. 〈씨네21〉 등 여러 대중매체에 영화평을 쓰고 있으며,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대중강의를 진행한다. 자세히보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네이버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