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새와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세상을 만들려면
자연과 도시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동물의 생존환경이 점점 파괴되어 사람이 사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람과 가장 가깝게 살아가는 야생동물로는 새가 대표적이다. 숲속 환경이 점점 파괴되어 가고, 그 속에서의 먹이활동이 여의치 않자 새들도 사람이 사는 곳으로 나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사람과 새들이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사람들은 새들과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30여 년 동안 새들과 함께 생활하였다. 탐조여행이 보통 먼 곳까지 새를 찾아가서 보고 관찰하는 것이라면 이 책은 새를 우리가 사는 곳으로 불러들이는 방법을 담고 있다. 그저 단순히 불러들이는 게 아니라 저자가 그동안 경험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를 먼저 알고, 새들을 배려하면서, 새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새들과 친해지려면 새들을 불러들여야 하고, 새들을 부르려면 새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런 환경을 만들려면 새들이 안전하게 먹고 잘 수 있는 〈새들의 정원〉을 꾸미는 것이 새와 친해질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새들의 정원〉에 차려진 〈새들의 밥상〉으로 먹이나누기를 계속하고, 새들에게 안전한 잠자리를 마련해주는 일은 사람이 새들과 함께 공존하기 위한 노력이다. 또 물을 찾기 어려운 곳에는 〈옹달샘〉을 만들어주고, 〈인공새집〉으로 번식을 돕는 일 또한 새들과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런 노력으로 새들에게 사람의 공간을 내주어 함께 살아간다면,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로 화답하고 위대한 비행으로 보답할 것이다. 새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다. 다시 돌아온 새들은 어린이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발전소이며, 어른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선물하는 희망의 메신저가 되어줄 것이다. 이렇게 〈새들의 정원〉이 새와 사람을 이어주는 오작교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또한, 새들을 통해 깨달은, 자연을 이해하고 보호하려는 마음이 생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생활 속에서 실천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바로 사람과 새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존의 지혜가 필요한 이유이다.
새들과 친해지기
이 책은 총 10개의 PART로 이루어져 있다.
〈PART 1 새들과 친해지기〉에서는 새들이 찾아올 수 있는 ‘새들의 정원’을 만들고 ‘새들의 밥상’과 ‘옹달샘’, ‘인공새집’, ‘친환경 생태농업’ 등을 통해 새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소개한다.
〈PART 2 텃새 부르기〉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 중에서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참새’를 비롯하여 어릴 적 부르던 동요의 주인공인 ‘방울새’, 식물의 수분을 돕는 ‘직박구리’ 등 12종의 텃새에 대해 생태 특징과 생활 특징, 친해지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PART 3 겨울철새 부르기〉에서는 가을에 우리나라를 찾아와 겨울을 나고 봄에 다시 번식지로 돌아가는 겨울철새 중에서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큰고니’, 밥주걱 모양의 긴 부리가 특징인 ‘노랑부리저어새’, 알고 보면 온순한 ‘독수리’ 등 14종의 겨울철새에 대해 생태 특징과 생활 특징, 친해지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PART 4 여름철새 부르기〉에서는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하고 여름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여름철새 중 연꽃봉오리에 앉아서 구애의 노래를 부르는 ‘개개비’, 빨간 스타킹을 신은 것처럼 긴 다리를 뽐내는 슈퍼모델 ‘장다리물떼새’ 등 4종의 여름철새에 대해 생태 특징과 생활 특징, 친해지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PART 5 새들의 사냥술〉에서는 새들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냥술을 소개하여 흥미롭다. 화려한 정지비행술로 물고기를 포착한 후 총알처럼 물속으로 내리꽂는 ‘물총새’와 긴 기다림 끝에 부리를 작살처럼 사용하여 사냥감을 찔러서 잡는 ‘왜가리’, 다른 새가 잡은 먹이를 빼앗아 먹는 ‘중대백로’ 등 13종의 새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사냥술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PART 6 새들의 천적〉에서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키우게 만드는 ‘뻐꾸기’와 작은 새들의 천적인 ‘조롱이’, 날쌘돌이 제비를 끝까지 추적하는 ‘새호리기’ 등을 비롯하여 최고의 포식자인 ‘삵’과 자연을 훼손하여 새들의 번식지를 파괴하는 ‘사람’까지 새들의 천적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PART 7 재미있는 새 이야기〉에서는 새대가리라는 말이 무색도록 똑똑한 머리를 자랑하는 새에 대한 이야기와, 오래된 가요에 나오는 으악새의 정체, 1만 2천 번씩 헤딩을 해도 멀쩡한 딱따구리의 머리에 숨겨진 비밀 등 새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PART 8 새들의 생명 여행〉에서는 ‘다시 보고 싶은 가창오리의 내한공연’, ‘리모델링의 대가 동고비’, ‘여덟 가지 비밀을 지닌 신비스러운 팔색조’ 등을 통해 저자가 탐조여행을 하면서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PART 9 탐조여행 알고 하면 재미백배〉에서는 ‘새와 사람’, ‘새의 신체구조’, ‘새소리 탐조여행’ 등 새에 대한 기본 상식부터 탐조를 위해 알아야 할 여러 가지 정보를 소개한다.
〈PART 10 공존을 위한 출발〉에서는 새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공존을 위해 필요한 ‘버드 세이버’와 ‘마오쩌둥 참새소탕작전이 주는 교훈’, 그리고 ‘새들과 공존하는 지혜’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