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한국 웰터급 최강전 우승자 출신으로 지난 2월 WBA(세계복싱협회)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한 정마루(31, 와룡체육관)와 ‘난민복서’ 이흑산(35, 아트체육관)의 아시아 웰터급 타이틀매치가 최종 성사되었다.
주최, 주관사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에 따르면 경기는 내달 29일(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되며, 이번 타이틀매치의 승자는 필리핀의 슈퍼스타 매니 파퀴아오와 경기를 치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어 온 두 선수에게 이번 경기는 굉장히 중요한 일전이다.
한국챔피언을 거쳐 한국 웰터급 최강전에서 우승하며 국내 웰터급 1인자 자리에 오른 정마루는 여세를 몰아 지난 2월 일본 랭킹 1위 윤문현에게 완승을 거두고 WBA 아시아 웰터급 챔피언에 올랐다.
웰터급은 1983년 황준석을 시작으로 정영길(두 차례), 이승순, 1995년 박정오까지 4명의 동양챔피언이 다섯 차례에 걸쳐 세계 정상의 문을 두드렸으나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체급으로 정마루는 아무도 정복하지 못했던 웰터급에서 첫 세계챔피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난민복서로 잘 알려진 이흑산은 작년 5월 복싱M 한국 슈퍼웰터급(69.85Kg 이하) 챔피언을 시작으로 국내 강타자 고성진, 일본의 바바 카즈히로, 필리핀의 마크 살레스 등을 연파하면서 WBA 아시아 타이틀 도전 자격을 획득했다.
이후로 원래의 체급인 웰터급(66.68Kg 이하) 체중으로 경기를 가지면서 한국타이틀을 반납하고 정마루에게 집중해왔다. 정마루가 아시아챔피언에 오를 당시 링 사이드에서 이 경기를 지켜본 이흑산과 이경훈 매니저는 경기 후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WBA(세계복싱협회)는 1966년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챔피언 김기수가 주니어미들급에서 세계타이틀을 획득한 기구로 프로복싱 메이저 4대 기구 중 가장 전통 있는 단체다.
정마루나 이흑산 중 이번 경기의 승자는 한 차례 더 방어전을 가지면 WBA 세계랭킹에 진입이 가능하고 세계타이틀에도 도전할 자격이 생긴다.
현재 WBA 웰터급 정규챔피언은 루카스 마티세(36, 아르헨티나)로 내달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매니 파퀴아오(40)의 도전이 예정되어 있다. 이날 세미파이널로 출전하는 복싱M 플라이급 한국챔피언 무하마드 와심(31, AK프로모션)은 IBF 플라이급 세계타이틀에 도전한다.
파퀴아오는 이번에 승리하면 한 차례 방어전을 끝으로 은퇴하고 정치에 전념할 뜻을 내비쳤다. 자국인 필리핀에서 마지막 경기를 원하는 파퀴아오가 WBA 웰터급 챔피언에 오른다면 WBA 아시아 챔피언을 도전자로 선택해 은퇴경기를 겸한 방어전을 치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복싱M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종 채널을 연결한 상태다. 내달 15일 말레이시아에서 매니 파퀴아오에 앞서 복싱M 소속 챔피언 무하마드 와심이 세계타이틀매치에 출전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도 수월하다.
2007년 당시 WBC 페더급 챔피언이던 지인진 선수와 파퀴아오의 대결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바 있으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비록 선수생활의 말년을 보내는 파퀴아오지만 정마루든 이흑산이든 국내 선수와 맞붙게 된다면 국내 복싱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