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화면

[민주신문=김일선 기자] SPC 그룹이 허희수 부사장을 배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7일 SPC 그룹은 허희수 부사장의 대마 밀수 및 흡연 혐의 사실이 공개된 후 대중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허 부사장을 경영에서 영구 배제시키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는 허 부사장이 대만 등 해외에서 액상으로 된 대마를 몰래 들여와 흡연한 혐의로 구속,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미 허 부사장의 모발, 소변 검사 등을 통해서 증거도 확보된 것으로 전해진다.

SPC 그룹은 기업의 법과 윤리,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허 부사장을 경영권에서 영구 제외하겠다고 허 부사장의 사건 여파가 그룹에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분리했다.

허희수 부사장은 SPC 허영인 회장의 차남. 부친 허 회장이 나온 미국제빵학교(AIB)에서 연수하고 2005년 SPC그룹의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 그룹 업무에 뛰어들었다. 2014년엔 파리크라상 전무로 승진해 해외 사업을 담당했고 창업주 고 허창성 회장, 2세 경영인 허영인 회장에 이어 3세 경영이 본격화 됐다는 관측까지 나왔던 터다.

무엇보다 허 부사장의 능력은 2016년 미국의 유명 햄버거 브렌드인 '쉐이크쉑'을 들여오면서 입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 부사장의 첫 번째 경영 시험무대는 남다른 성공을 이뤘고 이후 부사장이 됐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면서 본인의 재능을 펼칠 기회를 잃은 셈. 더욱이 올해 들어 일부 재벌 3세들의 문제가 연달아 터져나왔던 탓에 재계에는 씁쓸한 분위기가 감돈다. 대표적인 예가 한진 그룹이다. 조양호 회장의 딸인 조현아, 조현민 씨는 연이어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들끓은 여론은 청와대 청원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더욱이 허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는 재벌3세, 업무 협약 등을 통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벌 3세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방송에서도 재벌 3세 문제점을 여러 차례 다뤘을 정도다. 일례로 박형준 교수는 JTBC '썰전'에서 현재 한국 재계를 두고 "재벌 2세에서 3세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이다. 재벌1세는 자수성가형이 많은 편이다. 강한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다. 2세는 재벌 1세의 아들이라는 것 때문에 더 키워야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재벌 2세까지도 사업가 정신이 있다. 재벌 3세의 경우 외국 유학, 온실에서 자라니까 전투력, 기업가 정신이 약해지고 오너 체질은 강해진다"고 꼬집었다. 

유시민 작가 역시 "회사가 잘못되면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면서 대한항공 갑질 논란을 언급 "삼남매를 다 회사를 떠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경영인을 세워 대한항공을 경영하게 해야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이 지적한 것처럼 재벌 3세들은 유독 사건 사고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출중한 능력으로 승승장구하던 허 부사장의 추락이 더욱 씁쓸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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