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근교를 달리는 자전거] <31> 창녕 영산면~계성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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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2.06.01. 오전 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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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군 영산면 동리 만년교 앞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무지개 모양의 아치형 다리인 만년교는 정조 4년 때 하천 주변의 자연석을 쌓아 만들었는데, 몇 차례의 개보수를 거치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

영취산 가운데 두고 해발 598m 라이딩 땀방울 '송골'

이번 주 '부산 근교를 달리는 자전거'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과 계성면을 가로질러 타원형 모양으로 달렸다. 영취산(681.5m)을 가운데 두고 산자락을 따라 난 임도를 따라 코스를 만들었다. 출발점의 해발고도가 71m이 불과하지만 임도의 최고 높이는 해발 598m다. 전체 소요시간 중 3분의 2가량을 오르막 오르는 데 소비했다.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 구간이어서 주변 풍광을 돌아볼 정신도 없었다.


출발은 창녕군 영산면 동리의 만년교다. 만년교는 길이 13.5m, 너비 3m의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다. 조선 정조 4년(1780년)에 석수 백진기가 개천의 돌을 주워 만들었는데, 이후 변형이 심해져 몇 차례 개보수를 거쳤다. 처음에는 자연석을 쌓아 만들었으나 개보수 당시 가공한 돌로 교체한 후 원래의 모습과 차이를 보이게 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담한 아치형 다리와 시내, 물에 비친 다리 그림자가 주변 풍광과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1972년 3월 2일 보물 제564호로 지정되었다.

만년교에서 호국공원을 거쳐 5분가량 2차로 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오른편에 작은 고분 같은 것이 보인다. 영락없이 무덤처럼 보이지만 조선시대 얼음보관소로 사용됐던 석빙고다. 석빙고 입구에서 내부를 들여다보니 천장이 봉분 모양으로 둥글게 만들어졌다. 만년교 아치를 만들었던 바로 그 기술로 만들었다고 한다.

석빙고를 200m 지나 삼거리가 나오면 오른쪽 법화암쪽으로 꺾어 전진한다. 저수지와 구계산장 간판을 스쳐지나 15분가량 전진하면 법화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자전거는 오른쪽 길을 따라 계속 전진해 구계마을 경로당을 지난다. 구계마을은 해발 177m 지점 영취산 자락에 기대고 있다. 마을 앞으로 계곡이 흐르고 계단식 논밭이 층층이 펼쳐져 있다.

구계마을을 지나면 완만하던 오르막길의 경사가 급해진다. 해발 598m의 고개까지 약 5㎞ 구간을 400m 이상 치고 올라가야 한다. 기어를 1단에 두고 부지런히 페달을 밟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시멘트로 만든 임도는 초여름 열기를 그대로 받아 반사한다. 복사열에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과부하가 걸린 대퇴부 근육은 터질 듯 팽창하고, 심장은 펌프질에 정신이 없다. 이 오르막길의 고통이 1시간 20분 이상 계속된다.

30분 동안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능선으로 이탈하는 등산로와 만나는 갈림길이 나온다. 짧은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페달에 다리를 올려놓고 쉴 수 있는 시간은 30초도 안된다. 내리막은 짧고 그 대가는 혹독하다.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한다. 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시멘트 길이 끝나고 비포장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부터 그늘 속을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사투 끝에 드디어 고개에 도달했다. 전체 23.3㎞ 중 절반에 못 미치는 지점이지만, 마치 완주한 듯 날아갈 듯하다. 15분가량 평평한 길을 달려 병봉 갈림길과 이정표를 지난다. 이정표를 지나 옥천마을까지 6㎞ 구간은 내리막길이다. 오르막길의 고통을 보상받을 차례다. 하지만, 이번 내리막길은 마냥 즐길 수만 없다. 길이 강퍅하다. 구불구불한 데다 경사가 너무 급하다. 곡각은 거의 유턴을 하다시피 돌아야 한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에는 잘게 부서진 낙엽들과 콩알 크기의 작은 돌들이 군데군데 깔려 있다. 브레이크를 갑자기 잡으면 뒷바퀴가 홱 돌아가거나 전복되는 사고가 나기 십상이다. 무게 중심을 최대한 뒤에 두고, 속도를 줄일 때도 뒷바퀴 브레이크를 먼저 잡은 뒤 앞바퀴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 브레이크를 잠깐잠깐 끊어 잡는 것이 요령이다.

내리막은 30분간 계속된다. 눈앞에 옥천저수지가 보이면 비로소 내리막은 끝이 난다. 여기서부터 원점까지 2차로 포장도로다. 따로 자전거 길이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갓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전진한다. 법성사를 거쳐 계성교를 만나면 건너지 말고 왼쪽 길을 따라 간다. 명리마을과 영산중학교를 차례로 거쳐 진마트 네거리를 만나면 진행 방향에서 11시 방면 영산버스터미널로 전진, 영산파출소를 지나면 원점이다.40분 소요. 글·사진=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도움말=김진홍 자문위원(MTB랜드 대표)·이창형 교수(양산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라이딩 길잡이]

[코스]


만년교~석빙고~법화암 갈림길~구계저수지 입구~법화암 갈림길~구계마을 경로당~등산로 갈림길~고개~병봉 갈림길~이정표~임도 갈림길~옥천저수지~법성사~계성교~계성면사무소~영산파출소

[주행]

이동거리 23.3㎞

라이딩 시간 3시간 20분

평균이동속도 7㎞/h

[난이도]

기술 ★★★★

체력 ★★★★(5개 만점)

[가이드]

이번 코스는 상당한 수준의 체력과 기술을 요구한다. 임도를 따라 거의 산 정상 인근까지 올랐다가, 급경사 내리막길을 다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전체 구간에서 오르막길은 5㎞가 넘는다. 1시간 30분 이상 줄곧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한다. 오르막을 오를 때에는 무게 중심을 앞에 두고 길을 지그재그로 가르며 야금야금 오르는 것이 요령이다. 반대로 내리막길은 경사가 급하고 곡각도 심하다.

[찾아가기]

부산에서 자가승용차를 이용하면 넉넉잡아 1시간 20분이면 충분하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칠원J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칠서 방면으로 달린다. 15분 정도 달리다가 영산IC에서 영산면 방면으로 빠져나온다. 1008번 지방도로를 만나는 영산 사거리에서 왼쪽 영산면사무소 방면으로 꺾어 1~2분 정도 달리다 오른쪽에 영산호국공원이 보이면 차를 세운다. 호국공원 입구에 있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가 출발점인 만년교다. 주차는 호국공원 내 주차장에 하면 된다. 주차비는 무료.
▲ 창녕 영상면~계성면 코스 지도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창녕 영산면~계성면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창녕 영산면~계성면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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