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감성에 맞는 따뜻한 느낌 `동물성 향료`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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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억으로만 기억되기에는 마음의 상처가 깊었던 '병신년'의 시계도 어느덧 종착역을 향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언제 단풍잎이 낙엽으로 떨어졌는지도 잊고 살 정도로 계절은 벌써 겨울 속으로 한참 들어와 있다. 올해도 변함없이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을 시작하고, 바람부는 거리의 뒷골목에서는 군고구마의 향기가 따스한 온기를 불러일으킨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차가움을 감싸줄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건조함과 추위의 계절인 겨울에는 그래서 그런지 애니멀릭(Animalic)한 향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원액 그대로의 향은 겨울철에는 역하게 느껴질 수가 있지만, 이를 희석해서 사용하면 한층 따뜻한 느낌의 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향 노루 : ⓒ MK스타일 / 위키피디아

동물성 향료라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머스크(Musk)가 떠오를 것이다. 머스크는 티벳, 부탄, 네팔 등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수컷 사향노루의 내분비선을 말린 향이다. 이 내분비선은 생식기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데, 말린 후에 원액을 채취하게 된다. 향수 산업에서는 베이스 노트(Base note), 즉 보류제로써 주로 사용이 된다. 이렇게 보면, 지금도 머스크를 얻기 위해 사향노루의 내분비선을 채취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무분별한 사향노루의 사냥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보호법에 의해 천연 에센셜 오일로써의 사용 대신 갈락소라이드(Galaxolide) 등의 합성향료(케미컬)로 대체하여 대부분 사용되어지고 있다.

사향 고양이 : ⓒ MK스타일 / 위키피디아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루왁커피(코피루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커피콩을 먹은 사향고향이의 배설물을 씻어 세척한 후 볶아 만든 것이 루왁커피인데, 독특한 향과 적은 생산량 때문에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이런 사향고양이에서도 향기를 채취할 수 있는데 영묘향 또는 시벳향(Civet)이라고도 표현하고 있다. 항문 근처에 위치한 수컷 사향고양이의 내분비선을 알코올에 용해시켜 앱솔루트(Absolute) 형태로 사용하며, 원액 자체에서는 굉장히 역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소량을 희석시켜 사용하면 관능적인 향기가 연출되어 향수산업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향 중의 하나이다. 주 성분은 시벳톤(Civetone), 인돌(Indole)로 합성 향료로 대체하여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용연향 : ⓒ MK스타일 / 위키피디아

앰버그리스(Ambergris) 또는 용연향 역시 향수산업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어지는 동물성 향료다. 용연향은 수컷 향유고래가 오징어 등을 먹고 소화하지 못하여 뱉어내는 토사물(결석)로, 보통은 바로 배출되지만 고래가 죽고나서 배출되는 경우도 있다. 이 용연향을 알코올에 담궈 숙성시킨 후 향료로써 사용한다. 바닷가에서 이 용연향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간혹 접할 수 있는데, 바다의 보석으로 불릴 정도로 그 가격도 엄청나다.

이 외에도 캐스토리움(Castoreum) 또는 해리향이라고 불리는 동물성 향료도 있다. 이는 비버의 내분비선(암컷 수컷 모두 존재)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역시 향료로써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동물성 향료라고 분류하면서도 실제 에센셜 오일로써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공급이 가능한 합성향료로도 사용된다는 점을 알고 접근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MK스타일 이진욱 기자/도움말 : VOIR de Hwal(브아 드 활) 조향사 김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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