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에 만나는 남북 은행나무…볼음도서 민속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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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8.17. 오전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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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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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분단 이후 중단된 제례 복원 추진

볼음도 은행나무. [문화재청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강화도 서편 외포리 선착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15㎞. 지난해 다리가 놓인 석모도 너머 작은 섬인 볼음도에는 수령(樹齡) 800년으로 추정하는 은행나무가 있다.

높이 24m, 가슴 높이 둘레 9.8m. 언덕 위에서 마을을 지켜주는 듯한 이 신성한 고목은 북쪽으로 대략 10㎞ 떨어진 황해도 연안군 호남리에 있던 부부 은행나무 중 하나로, 800년 전 홍수로 뿌리째 떠내려왔다고 전한다.

볼음도와 연안군 주민들은 정월 그믐날이면 서로 연락해 각각 은행나무 앞에서 제(祭)를 올렸으나, 남북 분단으로 민속행사도 명맥이 끊겼다. 이후 볼음도에 있는 수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4호, 연안에 있는 암나무는 북한 천연기념물 제165호로 지정됐다.

1950년대 들어 중단된 볼음도 은행나무 민속행사가 칠석(음력 7월 7일)인 17일 오전 11시 30분 다시 열린다.

문화재청, 강화군, 한국문화재재단, 섬 연구소가 주최하는 민속행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 박애리 씨 사회로 진행되며, 생일상 복원, 평화의 시 낭송, 한국의집 예술단 마당놀이·태평성대·살풀이가 펼쳐진다.

한국화가 신은미 씨는 아쟁산조에 맞춰 북한 암나무를 기리는 수묵화 그리기 행사도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은행나무 부부의 아픔을 달래고, 마을 평화와 안녕을 기원한 은행나무 제를 복원하고자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북한과 같은 날 은행나무 제를 지내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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