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1500도 쇳물로 가마솥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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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7.29.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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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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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에서 직원들이 살이 타들어가는 무더위와 싸우며 지름 1m 크기의 대형 무쇠 가마솥 거푸집에 1500도에서 선철을 녹여 만든 쇳물을 붓고 있다.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에서 50년 베테랑인 유용만(70)씨가 마사토로 만든 중자(내부 거푸집)를 살피고 있다.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에서 권태원(66)씨가 마사토로 만든 중자(내부 거푸집)에 흑연을 묻힌뒤 토치로 열을 가하고 있다.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에서 50년 베테랑인 유용만(70)씨가 1500도 용광로에서 불순물을 걷어내고 있다.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에서 스리랑카에서 온 락마씨가 1500도 용광로에서 녹인 쇳물을 옮겨 담고 있다. 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에서 스리랑카에서 온 락마와 쟈스카씨가 1500도 용광로에서 녹인 쇳물을 담은 70여Kg의 쇳물통을 옮기고 있다. 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 직원들이 1500도 용광로에서 녹인 쇳물을 지름 1m의 대형 가마솥 거푸집사이로 붓고 있다.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에서 한 직원이 살이 타들어가는 무더위와 싸우며 지름 1m 크기의 대형 무쇠 가마솥 거푸집에 1500도에서 선철을 녹여 만든 쇳물을 붓고 있다.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 직원들이 1500도 용광로에서 녹인 쇳물을 1m 대형 가마솥 거푸집사이로 붓고 난 뒤 거푸집을 떼어내고 있다.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29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가마솥공장에서 박경화(54)씨가 식용유를 묻힌 기름천으로 가마솥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 토치로 식힌 가마솥을 다시 가열하면서 기름천으로 길들이는 작업은 가마솥에 화장을 하는 것과 같다.2018.7.29/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쇳물을 붓다 떨어져 발이 녹아들어가더라도 쇳물통을 놓으면 안된다. 그러면 다 죽는다"

29일 오후 경북 구미시 고아읍 사랑채 주물공장에서 쇳물 주입작업을 가르치는 이준희(63) 사장이 3년차 직원 권태원씨(66)와 2년차 권영태씨(55)에게 "쇳물을 부을때 쇳물통을 놓치면 큰일난다"고 단단히 주의를 당부한다.

가마솥을 만드는 쇳물의 온도는 1500도.

살갗이 타들어 가는 듯한 뜨거운 열기속에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얼굴과 등줄기를 따라 줄줄 흘러내리지만 가마솥에 쇳물을 부을땐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지름 1m의 대형 가마솥 주조에 들어가는 쇳물은 100여kg.

2명이 한조로 2개조가 솥뚜겅 양쪽에서 긴 쇠파이프로 연결된 쇳물통을 들어 같은 속도로 쇳물을 들이 붇는다.

이어 나머지 2명이 솥뚜껑에 올라가 부족한 쇳물을 보충한다.

순간 갑자기 '꽝'하는 폭음과 함께 공장내부가 일순간 새하얀 연기로 가득찬다.

초긴장 상태로 거푸집에 쇳물을 붓는 도중에 폭발음이 터져 취재 기자는 대형 사고가 난줄 알았다.

하지만 쇳물통을 쥐고 있는 직원들은 태연하다.

"거푸집사이에 있던 공기가 빠지는 소리에요. 거푸집이 클수록 더 큰 소리가 나요"

함께 작업하던 50년 베테랑 유영만씨(70)가 웃으며 설명했다.

쇳물을 주입한 가마솥은 식힌 뒤 흙을 털어내고 다시 토치로 가열하면서 식용유로 길들이는 공정을 여러번 거쳐 비로소 완성된다.

가마솥 길들이기는 아내 박경화씨(54)의 차지다.

땡볕이 내리쬐는 공장 바같에서 두개의 대형 토치로 식힌 가마솥을 다시 가열하면서 식용유 묻힌 기름천으로 길들이는 작업은 가마솥에 화장을 하는 것과 같다.

"길들이기는 감으로 합니다. 토치로 가열된 가마솥을 기름천으로 닦다 보면 됐다 싶을 때가 있어요. 보통 4~5번 기름칠을 하지만 어떨 땐 한두번으로 완성될때도 있어요"

여성의 섬세함과 오랜 내공으로 가마솥 길들이기를 하는 박씨의 이마에도 굵은 땀방울이 비처럼 뚝뚝 떨어진다.

솥공장을 나서니 한낮에도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불볕 더위도 가마솥 더위에는 한 수 아래다.

가마솥은 여러가지 공정을 거친다. 마사토를 사용한 흙다지기→다진흙(중자,내부 거푸집) 다듬기→거푸집 만들기→거푸집 틀에 중자 않치기→아래위 거푸집 고정시키기→쇳물 붓기→식힌 뒤 흙 틀어내기→솥 연마하기→솥 길들이기.

news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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