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시작은 2인자였지만…전희숙, 진정한 '1인자'로 화려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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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8.21. 오후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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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여자 플뢰레 '2인자' 꼬리표를 뗀 전희숙(34·서울시청)이 개인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전희숙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푸이팅(중국)에게 8-3으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그는 2연패를 달성함과 동시에 전날 '노 골드'로 아시아 정상 수성 도전을 시작하며 잠시 주춤했던 한국 펜싱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아시안게임은 전희숙에게 남달리 특별한 대회다.

그는 4년 전 인천 대회 준결승에서 대표팀 선배 남현희(37·성남시청)를 15-7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뒤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10년 넘게 자신의 앞에 버티는 '산' 같은 존재였던 남현희를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물리치며 기세를 올려 여자 플뢰레의 진정한 대표주자로 이름을 내밀 수 있었다.

2010년 광저우에서도 똑같이 준결승에서 격돌했으나 14-15로 져 남현희의 벽을 넘지 못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마침내 시상대 맨 위에서 활짝 웃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노렸으나 16강에서 고배를 들고 눈물을 흘렸던 그는 또 한 번의 아시안게임 도전을 택한 뒤 부상과 슬럼프로 쉽지 않은 시기를 지나왔다.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마지막 아시안게임의 간절함이 그를 붙잡았다.

올해 4월 독일 타우버비쇼프스하임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3년 만에 다시 월드컵 시상대에 서고,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국제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를 이어오며 아시안게임을 기다린 그는 끝내 다시 웃었다.

이날 16강에서 운명의 장난처럼 너무 일찍 만난 남현희를 한 번 더 꺾은 뒤 "현희 언니처럼 저도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것 같다"며 "언니 몫까지 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관중석에 앉은 '언니'의 응원 속에 결국 해냈다.

2006 도하, 2010 광저우에서 남현희가 이룬 개인전 2연패의 바통을 인천과 자카르타에서 전희숙이 이었다.

"꿈만 같다"며 감격스러워한 그는 "여자 플뢰레 선수들의 목소리가 간절하게 들려 마지막까지 정신을 붙잡을 수 있었다.
절에서 기도해주신 어머니께도 감사하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다.

뉴미디어국 뉴스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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