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CEO아카데미 박수관 4대 총동문회장 "부산 최고 배움·교류의 산실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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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일CEO아카데미는 지역 최고, 최대 AMP(최고경영자과정)입니다. 1300명이 훌쩍 넘는 동문의 탄탄한 연대와 조직력도 으뜸입니다."

지난달 25일 부산롯데호텔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부일CEO아카데미 제4대 총동문회장에 취임한 박수관 ㈜YC TEC 회장이 말했다. 부일CEO아카데미 1기 졸업생이자 1기 회장이면서 2대, 3대 총동문회장을 역임한 박 회장은 "발족 4년째를 맞은 부일CEO아카데미 총동문회는 지역 최고 배움과 교류의 산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자랑했다.

봉사 모임 '맑고향기롭게' 주도
38년간 700억 원 이웃과 나눠

1기 원우회장, 2·3대 회장 연임
부산일보 위상 걸맞게 도약 준비

"우리 동문회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부산일보의 힘이죠. 지역 중심 언론으로 지역민의 신뢰를 받으니 우리 동문회도 그에 걸맞게 열심히 하고 또 인정받고 있습니다." 온화한 리더십의 소유자이자 평소 나보다 타인을 더 내세우는 박 회장이 겸손해했다. 때마침 날씨도 맑은 5월이었다.

"저는 부일CEO아카데미가 장차 지역을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동문회장으로서 그 기반을 닦는 일을 하겠습니다."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부일CEO 동문이 다 '능력자'이기에 부·울·경 지역,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 큰일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실은 동문회장직은 봉사하는 자리다. 어쩌면 어려운 일이기도 한 '봉사하는 자리'를 1기 원우회장, 2대 총동문회장에 이어 3대, 4대까지 연거푸 맡은 이유가 궁금했다.

"저는 법정스님을 기억하는 모임을 하는 불자입니다. 늘 마음속에 스님의 정신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법정스님 생전에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서 몇 번이나 찾았다가 허탕 친 뒤 나중에 우연히 친견하고 스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27년간 인연을 맺은 박 회장은 '맑고 향기로운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만든 모임이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모임'이다.

"맑고향기롭게 부산모임은 봉사단체입니다. 법정스님의 자연 사랑 정신, 무소유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결성했지요. 부산에서 최초로 시작해서 대구, 전주, 대전, 마산, 강원, 제주, 서울 등 전국 조직으로 확산했습니다." 부산에서 시작한 '맑고 향기롭게' 차량 스티커 부착 운동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먹물 옷을 입고 중노릇하면서 뭔가 기여하고 싶다'는 법정스님의 바람은 박 회장을 통해 이루어졌다.

"스님에게 무소유의 삶을 배웠습니다. 무소유라는 게 아무것도 가지지 말자는 아닙니다. '많이 갖지 말자. 필요 없는 것은 버리자'는 것이죠." 박 회장은 실천했다. 38년 동안 크고 작은 기부와 봉사를 업으로 여겨 지금까지 사재 700여억 원을 이웃에 나눴다. 2012년 고향 여수시가 '여수세계 박람회(엑스포)'를 유치할 때 거액을 기부하고, 종횡무진 활약해 세계적인 행사로 개최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이제는 전국에 문화축제로 널리 알려진 '여수밤바다 불꽃축제'도 처음부터 3억 원의 거액을 기부해 물꼬를 텄다. 이후 매년 불꽃축제 때마다 거액을 기부하고 있다.

영남과 호남의 아름다운 교류를 위해 2002년부터 매년 맑고향기롭게 부산 모임 주최로 아름다운 화합의 장인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한마당'을 열고 있다. 지난해 행사까지 모두 27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이들은 행사 이후에도 서로 연락하며 교류하고 있다.

"제가 가진 것이 아직 작고 소박합니다. 장학사업과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해야겠어요. 저는 기업이 그리 크지도 않아 부족할 뿐입니다." 박 회장은 부끄러워했다. 전남 여수시 남면의 작은 섬 화태도가 그의 고향이다. 그의 부모는 배를 곯으면서도 아들은 공부시켰다. 박 회장은 그 마음을 기억하고 있다. 어릴 적 매일 아침 뒷동산에 뛰어올라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원(願)'을 세웠다. 붉은 태양을 보며 '잘 할 수 있다'고 되뇌었다. 부모님으로부터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이웃과 나누고 함께 하는 것을 배웠다. 그 DNA는 박 회장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도시로 나와서도 때론 배고픈 설움도 겪었지만, 그는 성공했다. 그러면서 지니지 않고 모이면 즉시 나누었다. 그가 운영하는 ㈜YC TEC은 글로벌 신발브랜드 기업 나이키의 아웃솔 협력사로 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세계 곳곳에 사업체가 있다. 베트남 현지 사원들은 박 회장의 방문을 무엇보다 많이 반긴다. 그가 찾아갈 때면 커다란 빵 봉지를 전 직원에게 한 아름씩 안기기 때문이다. 덩달아 동네 빵집도 신이 난다. 나누는 삶을 사니 사업도 번창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새로운 소재로 만든 신제품을 곧 오픈 할 예정이다. 매년 1억 켤레의 신발을 생산하는 멕시코 나이키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어머니가 정화수를 떠 놓고 기도하던 마음을 늘 간직합니다. 삭막한 세상에 맑고 향기로운 연꽃을 피우자는 마음을 염원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나눔과 봉사로 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KNN 문화대상, 베트남 명예총영사, 맑고향기롭게 부산모임 회장, 여수시민대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평소 유명인이기보다 '나눔의 향기'를 물씬 풍기며 너털웃음을 짓는 소탈한 모습이다. 그는 또 범어사 신도회장을 덜컥 맡아 봉사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박 회장의 향기가 짙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사진=김병집 기자 b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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