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관통 앞둔 태풍… 사전 대비에 허점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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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이번에는 태풍이다. ‘전설의 족장’이라는 뜻을 가진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접근했다. 기상청은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 중인 솔릭이 23일 아침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23일 오후에는 서해 남부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23일 늦은 밤 중부 서해안에 상륙한 뒤 24일 새벽 수도권 지역을 통과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했다. 2012년 ‘산바’ 이후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데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을 거치면서 비바람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더위를 물리쳐줄 ‘효자’ 태풍이기보다는 달갑잖은 태풍인 셈이다.

강한 중형급 태풍인 솔릭은 2010년 9월 수도권에 큰 피해를 준 태풍 ‘곤파스’와 경로가 비슷하다. 곤파스는 인천과 서울 등지를 지나면서 사망·실종자 18명, 이재민 1300여명, 재산 피해 1670여억원을 냈다. 솔릭은 이보다 더 큰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상륙 4시간 만에 한반도를 빠져나간 곤파스와 달리 솔릭은 이틀간 내륙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상 강풍 반경도 곤파스보다 더 크다. 우리나라가 태풍의 ‘위험 반원’(동쪽)에 위치한 것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벌써부터 항공기 운항 차질이 빚어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공항 출발·도착 항공기 수백편의 운항이 취소됐고 제주도를 중심으로 일부 초·중학교 휴교도 내려졌다.

우리는 올여름 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온열 질환으로 숨진 사람이 48명이나 된다. 폐사한 가축이 570만 마리가 넘었고 과일, 채소 등 농작물 피해 면적도 2908㏊에 달했다. 폭염 피해의 시름에서 채 벗어나지도 못한 상황에서 태풍으로 추가 피해가 생긴다면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태풍을 비롯한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는 피해를 100% 예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민·관이 힘을 모아 사전에 대응한다면 얼마든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소방당국은 재해취약시설을 꼼꼼히 체크하는 등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한다. 폭염과 가뭄에 시달린 서민, 농가가 또다시 태풍 피해에 망연자실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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