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루·빅토리아·페이의 남중국해 발언에 일부 한국 네티즌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이종원 기자] 남중국해 판결과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차오루 빅토리아 페이를 향한 한국 네티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조국을 생각하는 마음과 정치적 사안은 별개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중국인 가수 차오루, 빅토리아, 페이는 남중국해 판결에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12일 그룹 에프엑스 멤버 빅토리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피에스타 멤버 차오루와 미쓰에이 멤버 페이는 각각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中一点都不能少)"는 글을 올렸다.

차오루·빅토리아·페이의 남중국해 발언에 일부 한국 네티즌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빅토리아 인스타그램
이에 앞서 12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은 최종적이고 중국과 필리핀 양쪽 모두에 구속력 있는 것"이라며 "국제해양법 조약에 가입할 때부터 이미 당사국들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강제분쟁 조정에 동의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반발이 심상찮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군에 전투태세를 갖출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중국 유명인들 역시 한 목소리로 중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차오루, 빅토리아, 페이가 도마에 올랐다.

차오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12일 게재한 한 장의 사진에 다음날인 13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36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 중 상당수는 차오루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차오루·빅토리아·페이의 남중국해 발언에 일부 한국 네티즌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차오루 인스타그램
한 네티즌은 "한국도 관련이 없는 게 아닌데 너무 하는 거 아닌가"라며 차오루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 밖에도 현재 차오루 인스타그램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섞인 댓글이 난무하고 있다. 또다른 네티즌은 "차오루나 다른 중국 출신 연예인들이 중국인으로서 자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차오루를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 네티즌은 "연예인들이 왜 정치적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들의 행위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인신공격성 댓글이나 비하성 댓글을 무차별적으로 다는 것을 경계하는 의견도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빅토리아의 한 팬이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에는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들에 대해서는 묵념하고 있다가 남중국해에 대해선 중국연예인들이 대동단결한다"면서 "이번 남중국해 판결에 대해선 잘 알고 말하는 건가"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페이의 인스타그램에는 "한국에서 만큼은 안 봤으면 좋겠다. 중국 가서 활동하길"이라는 댓글까지 달렸다.

차오루·빅토리아·페이의 남중국해 발언에 일부 한국 네티즌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빅토리아 인스타그램
차오루·빅토리아·페이의 남중국해 발언에 일부 한국 네티즌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페이 인스타그램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이같은 중국인 연예인들의 발언에 분개하는 이유는 뭘까. 최근 서해안에서 해경의 단속을 피해 중국 어선들이 불법조업을 일삼아 중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못한 데다, 중국이 한국 영토인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까지 주장하는 등 해양 패권주의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국제법을 존중하지 않는 중국에 한국인들이 비관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판빙빙, 후거, 왕카이, 이역봉, 양양, 임심여 등 중국 유명 스타들도 자신의 SNS를 통해 남중국해 분쟁 판결에 반대하는 뜻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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