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슈팅 0개 등 안정에 무게…경기 후반 승부수 전략
후반 공격수 3명 교체 투입…반 또안 등 2명 결승골 합작
베트남 언론 "박 감독의 용병술이 베트남 축구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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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매직이 또 다시 빛났다. 경기 후반부를 바라본 전략적인 운영에 용병술까지 더해 베트남의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은 27일 오후 9시30분(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시리아를 1-0으로 꺾고 대회 4강에 진출했다.

앞서 바레인을 꺾으며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8강 진출을 이끌었던 박 감독은 이날 승리로 베트남 축구 역사를 또 다시 새로 썼다. 오는 29일 오후 6시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툴 상대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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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전은 박 감독의 전략과 용병술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이날 베트남은 정규시간 동안 최대한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르며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빠듯한 대회 일정을 고려해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경기 후반부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전략이었다.

전반전 동안 단 한 개의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베트남은 조급하지 않았다. 대신 몸을 내던지는 수비와 골키퍼의 선방 등을 바탕으로 승부수를 던질 만한 타이밍을 쟀다.

이 과정에서 교체카드를 활용했다. 후반 5분 응우옌 안 둑과 15분 판 반 둑, 그리고 후반 37분 응우옌 반 또안을 차례로 투입시켰다. 공격수들을 차례로 교체 투입해 상대의 빈틈을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이 용병술이 제대로 통했다. 0-0으로 맞서던 연장후반 3분이었다.

중앙 수비수 부이 티엔 둥이 전방을 향해 날카로운 롱패스를 전달했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안 둑이 이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반 또안이 마무리했다.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든 안 둑도, 골을 성공시킨 반 또안도 모두 박항서 감독이 교체로 투입시킨 공격수들이었다.

박항서 감독과 교체로 투입돼 결승골을 터뜨린 응우옌 반 또안(오른쪽) 연합뉴스 제공
의도한 대로 경기 후반부에 균형을 깨트린 베트남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성공했다. 벼랑 끝에 몰린 시리아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으나, 조별리그와 16강전 포함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던 베트남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베트남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VN익스프레스는 “박항서 감독의 용병술이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조국을 사랑하지만, 나는 현재 베트남 대표팀의 감독”이라면서 “베트남 감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 한국과 멋진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준결승) 대진표. 그래픽=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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