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노트]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미술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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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미술품은 투자재로서 각광받고 있다. 국내외 많은 금융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차원에서 실물 자산인 미술품에 주목한다. 특히 미국 헤지펀드계의 큰손인 스티브 코언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경매 레코드 1위와 2위를 기록한 작품을 모두 소유할 정도로 적극적인 구매 성향을 보인다. 또한 국내외 다양한 기관에서 아트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렇게 미술품이 투자처로 각광받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미술품의 수급불균형은 투자재로서 성격을 갖게 한다. 공산품과 달리 제한된 공급에 비해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식시장 못지않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둘째로 소비재이자 투자재로서의 두 얼굴을 갖는다. 감상을 통한 즐거움과 동시에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 번째로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상품 움직임과의 낮은 상관성을 가짐으로써 투자 포트폴리오 분산의 적극적 기능을 한다. 주식에 비해 낮은 가격 변동성도 장점으로 꼽는다. 실물 자산으로서 인플레이션 헤지의 대상이다. 지난 회에 언급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살바토레 문디' 사례를 통해 미술품 수익률을 들여다보자. 영국 수집가 프레더릭 쿡 구장품으로 그의 사후인 1958년에 경매에 등장해 당시 45파운드(약 6만5000원)에 거래됐다. 그림 위에 반복된 덧칠로 인해 레오나르도의 전형적인 화풍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제자 작품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여러 검증 과정을 거쳐 2011년 레오나르도 다빈치 진품으로 확인된 후 2013년 익명의 컬렉터에게 약 8000만달러(약 877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에는 경매 사상 최고가인 4억5030만달러(약 4997억원)에 낙찰돼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6만5000원에서 877억원, 다시 4997억원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겠지만 눈으로 보이는 단순 수익률은 엄청나다. 59년 사이에 수익률은 물론이거니와 4년 만의 수익률 또한 569%에 이른다. 하지만 모든 투자가 이렇게 핑크빛만은 아니다.

모든 투자가 그러하듯이 미술품 투자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가 진위 문제이다. 천경자의 '미인도'와 같은 미술품 진위 논란은 투자 시에 리스크로 작용한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진위 판단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둘째로 가치 판단의 어려움이다. 미술품은 주식이나 채권과 다르게 객관적인 수치에 의한 판단이 어렵다. 많은 투자자들은 안목을 높이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경매와 같은 공개된 거래를 통해 보완하고자 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감정서가 첨부된 작품이나 작가 전작 도록에 실린 작품을 구매하는 것도 일종의 보완책이다.

셋째, 미술품은 소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거품 가능성에 쉽게 노출돼 있다. 경매의 경우 경합자가 한 명만 있어도 낙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일정 작품이 경합으로 고가에 거래됐다고 해서 모든 작품을 대입시키는 실수는 범하지 않는 것이 좋다.

넷째,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낮은 환금성도 투자 시에 유의할 점이다. 투자금 운용에 있어서 시간적 여유를 가질 필요성이 있다. 이 밖에 거래 수수료, 보험비용, 보관 문제 등 부대비용이 수반된다. 투자로서의 미술품의 장단점을 직시하고 본인의 투자 스타일을 고려해서 운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에 충분한 매력 있는 분야다.

[소육영 서울옥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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