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선조가 남긴 귀한 작품을 후손이 펴내게 된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슴 속의 울분과 분통을 시에 담아 놓았으며, 인문과 자연을 느끼고 사랑하며 쓴 율시와 절구, 지우에게 보내는 잔잔한 우정 어린 시나, 민초들과 함께 삶의 현장을 보고 느낀 것을 썼다.
안회, 굴원, 도연명, 두보 등 옛 충신과 은자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며 함축된 시어로 얕은 식자들은 깊은 속뜻을 알기 어렵기도 하지만, 경물, 즉사, 술회, 수연축시와 향촌의 서경과 즉경, 선생들의 만시도 다수이며, 여러 형식의 시들이 실려 있다.
산해에 묻혀 유유자적하며 인근의 유자들과 계를 만들어 자신의 회포를 토로하였으며, 문유의 돈독함을 또한 알 수 있다. 진흙 속의 옥은 물들지 않는 법, 고고한 군자의 아름다운 자취를 가히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의 시화내용은 그 시대의 상황을 자세히 표현했고, 시화의 곳곳에 진정한 선비정신이 담겨있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