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아들 운전병 선발 명백한 특혜”… 불리한 증언 쏟아낸 이석수, 노려본 우병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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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재판서 첫 법정대면
“경찰에 기준 묻자 ‘건강 좋은 놈’… 훈련소 입원경력 얘기엔 답 못해
우병우, 감찰하자 이럴수있냐며 전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이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지난해 우 전 수석을 감찰한 일을 놓고 우 전 수석 측과 설전을 벌였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이후 두 사람이 직접 마주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우 전 수석 측은 이 전 감찰관에게 “우 전 수석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 감찰 개시는 단순히 언론 보도만 보고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전 검찰관은 “(특별감찰관실에 근무하던) 파견 경찰관을 통해 경찰 내부 얘기를 들어보니 (우 전 수석 아들의 운전병 보직 이동은) 명백한 특혜라고 보고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운전병) 뽑는 기준이 뭐냐고 물어보니 ‘건강 좋은 놈을 뽑았다’는 답변이 왔다. 훈련소에서 병원 입원한 기간이 길었는데 왜 우 전 수석 아들을 뽑았냐고 다시 묻자 전혀 답변을 못 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감찰관은 우 전 수석 감찰 중에 우 전 수석으로부터 압박을 받은 정황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 전 감찰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감찰 착수 직후 전화를 걸어 “선배가 나한테 이럴 수 있냐. 언론이 문제 제기해도 다음 주면 조용해질 텐데 왜 성급하게 감찰을 하느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우 전 수석은 이 전 감찰관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자 잠시 이 전 감찰관을 노려보는 등 불편한 모습이었다. 이 전 감찰관은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우 전 수석을 거의 쳐다보지 않았다.

이 전 감찰관과 우 전 수석은 1992년 대구지검 경주지청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어서 서로 ‘호형호제’하는 가까운 사이다. 우 전 수석은 2015년 3월 이 전 감찰관이 특별감찰관에 임명될 때 민정수석으로서 인사 검증을 책임졌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는 지난해 감찰 이후 완전히 틀어졌다.
● 우병우 불법사찰 혐의 29일 피의자 소환

우 전 수석은 국가정보원을 통해 이 전 감찰관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우 전 수석에게 29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우병우#재판#이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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