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납량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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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02. 오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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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겨냥한 공포 드라마들이 대거 브라운관으로 몰려오고 있다. KBS2의 '러블리 호러블리'.

폭염이 한풀 꺾였지만 브라운관의 더위 사냥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최근 방송사들이 무더위를 겨냥한 공포 드라마를 속속 제작, 방영하고 있어서다. KBS2 '러블리 호러블리'와 '오늘의 탐정', OCN '손 더 게스트'가 그 주인공. 애니메이션 채널인 투니버스도 '기억, 하리'라는 호러물로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다. '전설의 고향' 'M' '고스트'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납량 특집극 열풍이 다시금 일어날 조짐이다.

공포·로맨스·판타지 섞인
퓨전 공포물 안방극장에 속속

엑소시즘 등 새로운 시도도

■공포+로맨스 '러블리 호러블리'


지난 13일 첫 방송된 KBS2 '러블리 호러블리'는 공포와 로맨틱 코미디의 결합을 시도했다. 한 남녀가 운명을 공유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하는데, '신기(神氣)' 있는 드라마 작가 오을순(송지효)과 톱스타 유필립(박시후)이 기이한 일을 함께 겪고 티격태격하면서 가까워지는 스토리. 극중 을순이 쓰는 드라마 '귀, 신의 사랑'에 출연하는 필립은 대본 속 이야기가 자신에게 실제로 일어나자 두려움과 묘한 감정을 느낀다. 내가 행복하면 상대가 불행해지는 운명으로 얽힌 을순, 필립의 사연을 밝혀나가는 것이 관전 포인트. 공포보다는 미스터리하고 코믹한 분위기가 도드라지지만 간간이 등장하는 귀신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KBS2 '오늘의 탐정'
■'오늘의 탐정' 귀신이 저지른 범죄도 해결

KBS2는 월화극 '러브리 호러블리'에 이어 수목 드라마도 호러 장르를 내세운다. 내달 5일 전파를 타는 '오늘의 탐정'은 귀신 잡는 탐정 이다일(최다니엘), 그의 조수 정여울(박은빈)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 '저글러스'에서 깔끔하고 스마트한 대기업 상무 남치원 역을 맡았던 최다니엘은 '오늘의 탐정'을 통해 거친 마초남으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드라마는 판타지와 호러, 스릴러가 적절히 버무려졌다. 대본을 집필하는 한지완 작가는 당초 묵직한 스릴러로 구상했지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기 위해 호러 판타지적 요소를 끌고 왔다. 
OCN '손 더 게스트'. 각 방송사 제공
■한국형 엑소시즘 '손 더 게스트'

'보이스' '터널' '나쁜녀석들' 등 장르물에 강점을 보여온 OCN은 그동안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없던 엑소시즘(Exocism, 악령 쫓기 의식) 소재를 선보인다. 다음달 12일 방송 예정인 '손 더 게스트'는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으로 벌어지는 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영매와 사제, 형사의 고군분투가 주된 흐름. 김동욱이 악령을 알아보는 영매 윤화평으로 분한다. 악령을 쫓는 구마사제 최윤 역에는 김재욱이 낙점됐다. 정은채는 귀신 따위는 믿지 않는 형사 강길영을 연기한다. 드라마 제목의 첫 글자 '손'은 인간의 어두운 마음에 깃든 악령을 뜻한다. 제작진은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의 결합이 한국드라마 역사상 최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투니버스의 '기억, 하리'
■기숙사에서 무슨 일이? '기억, 하리'

투니버스가 이달 2일부터 편성 중인 '기억, 하리'는 호러 로맨스 드라마. 여고생 구하리(박지예)와 그의 친구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기숙사에서 지내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순간을 그려냈다. 인기 애니메이션인 '신비아파트'를 실사화했다. 원작 만화가 아기자기한 어린이용 호러를 표방했다면 '기억, 하리'는 보다 생생한 공포를 보여주는데 중점을 뒀다. 박용진 PD는 "주 타깃인 10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학교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고려했다"며 "애니메이션에서 확 바뀐 스토리와 편집, 음향효과로 인해 더욱 큰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 귀신보다 퓨전 공포가 대세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선풍적 인기를 끈 공포 드라마의 대표 격인 '전설의 고향'을 기점으로 매년 여름만 되면 비슷한 작품들이 쏟아지곤 했다. 그러나 하얀 소복을 입은 귀신은 어느 순간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며 점점 사라져갔다. 이후 귀신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보다는 로맨스, 코미디,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합친 퓨전 공포물, 심리 스릴러가 떠오르는 추세다.

김상록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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