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6분쯤 서울 가산동 한 아파트 인근 공사장의 축대가 무너지면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사각형 형태로 도로가 꺼졌다. 소방당국은 76가구 주민 200여 명을 대피시켰다.
이날 사고는 전날 저녁부터 조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주민 이모(72)씨는 "전날 초저녁부터 땅꺼짐이 있어서 아파트 관리소장이 구청 측에 얘기한 것으로 안다"며 "새벽 3시쯤 뭔가 무너지는 소리에 잠이 깼다.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나서 4시쯤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56)씨도 "어제 밤부터 계속해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는데 공사중인 줄 알았다"며 "새벽에 쾅 소리가 나길래 밖으로 나와보니 땅이 꺼져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지반침하로 아파트 일대 토지가 5도 가량 기울었다.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아파트 가스관에는 일단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현지 정밀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지반이 스스로 무너져내리는 ‘싱크홀’ 현상이 아니라 아파트 옆 오피스텔 공사 현장의 축대가 무너지며 발생한 충격 때문에 땅이 꺼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며칠째 이어진 폭우 때문에 축대가 내려앉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주 금천구에는 200mm 가량의 비가 내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전문가를 불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 아파트 주민들을 경로당과 주민센터 등에 대피시켰고, 안전하다고 확인될 때까지 아파트 출입을 통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금천구청은 장비 33대, 인원 131명을 투입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 땅이 내려앉은 서울 금천구 도로…150명 긴급대피
[박현익 기자 beepark@chosunbiz.com] [김민정 기자 mikj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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