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 빅데이터에 눈이 번쩍…전에 없던 `마케팅`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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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신한카드 빅데이터 썸머스쿨…이달 17일부터 빅데이터 챌린지

코카콜라의 '뉴코크(New Coke)'는 역사상 최악의 마케팅 실패작으로 손꼽힌다. 뉴코크는 1983년 1급 기밀 연구였던 '캔자스 프로젝트(Project Kansas)'의 결과물이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52%였던 코카콜라의 시장점유율은 24%까지 내려갔다. 1980년대 초 단맛이 더 강한 펩시(Pepsi)의 공세에 밀린 탓이다. 위기감을 느낀 코카콜라 임원들은 400만달러를 투자해 20만회가량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그리고 1985년 4월 23일 코카콜라의 창사 100주년 기념일에 맞춰 뉴코크를 출시했다.

테스트 결과 소비자들은 코카콜라보다 펩시, 펩시보다 뉴코크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뉴코크는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뉴코크의 실패가 편향된 결과를 낳는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케팅 기획자들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데이터 분석 결과에 기반해 마케팅 직관을 창조하는 대신 마케터의 직관을 증명하기 위해 시장조사 방식을 고안하고 데이터를 취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앤드루 매커피 MIT 디지털비즈니스센터 연구원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마케터들이 마케팅의 대가인 '레오 버넷'이 주창한 마케팅 직관에 대한 동경을 버리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데이터를 고속 처리해 유의미한 패턴이나 인사이트를 인간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빅데이터 마케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빅데이터 분석은 금융업에서도 유행이다. 고객의 행동 양식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사업 모델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국내 카드업계도 빅데이터 전담 조직을 강화해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받는 등 새로운 수익사업을 만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업계 최대인 2200만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국내 카드사 최초로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한 이래 상권 분석과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실시해 기업 고객에 경영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 21건이었던 경영컨설팅 건수는 지난해 47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상업용 부동산 분석·컨설팅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 미션인 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따뜻한 금융' 개념 확장에도 노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청년 교육, 중소기업 자금 투자·융자,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지방자치단체 도시재생사업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이어 온 빅데이터 교육을 디지털 영역으로 주제를 넓혀 진행할 계획이다. 대학생 빅데이터 교육과정인 '2018 신한카드 빅데이터 썸머 스쿨(BigData Summer School)'은 이달 17~25일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에서 진행된다. 전공에 제한 없이 국내외 대학(원)생 100여 명을 선발한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썸머 스쿨'에서는 업계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빅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최신 동향과 빅데이터·디지털 혁신 기업들의 비즈니스 성공 사례가 공유된다. 학생들은 관련 업계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종류의 빅데이터를 직접 분석·체험하는 실습교육을 받는다. 국내 각 분야와 기업에서 빅데이터 실무를 담당하는 취업 선배들과 멘토링·상담하는 시간도 별도로 마련해 이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 대한 코칭도 진행된다. 교육 수료 후 우수 수료자에게는 신한카드 빅데이터가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서울대 소비자학과와 2018년도 봄학기 산학협력 강의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도 개설했다. 서울대 3~4학년 학생 30여 명이 참가한 이번 강의는 학생들에게 빅데이터 전반에 관한 이해와 분석 방법을 전달하고, 20대 대학생의 소비패턴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강의에서 10개 조로 나뉜 학생들은 '20대 소비트렌드'를 주제로 해당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키워드들을 도출했다. 이들은 고객 행태를 관찰·해석하는 '타운 와칭' 방법론과 더불어 다양한 분석기법을 적용해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핫플레이스 지역 소비 특징과 상권 분석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서울대 학생들이 '20대 소비트렌드' 관련 키워드를 도출한 것을 신한카드가 데이터로 검증하는 형태로 절차가 진행됐다.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 산학협력 강의를 통해 검증된 두 가지 주요한 사실은 특정 장소를 기반으로 분석됐다. 먼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을 찾는 영유아 자녀를 둔 젊은 부부의 이용 비중이 평균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신한카드가 지난 10년간 데이터를 이용해 추정한 생애단계별(싱글·신혼부부·영유아 자녀 부부·청소년 자녀 부부·성인 자녀 부부·실버) 카드 이용 건수 비중에서 평균적으로 싱글은 40%, 신혼부부는 3%, 영유아 자녀 부부는 14%, 청소년 자녀 부부는 27%, 성인 자녀 부부는 12%, 실버는 4%를 차지했다. 특히 스타필드를 찾은 영유아 자녀 부부는 27%의 비중을 차지해 실제로 스타필드 하남에서 인근 신도시 젊은 부부들의 소비 행위가 일어나는 점이 나타났다.

둘째는 서울 지역 주요 상권인 이태원 경리단길, 이태원 퀴논길, 망원동 망리단길, 잠원동 서래마을 가운데 서래마을이 외지인에 비해 지역 주민(자택과 상권이 같은 동에서 이뤄지는 사람)의 비중이 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연령대별로 분석한 외지인 이용 건수에서 20대와 30대가 각각 73%, 75%를 차지해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인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를 해석하는 작업에 관해서 서울대 학생들은 '콘셉트슈머(Concept-sumer)'란 키워드를 제시했다. 콘셉트슈머는 소비 행위가 벌어지는 맥락이나 콘셉트 그 자체를 즐기거나 그러한 소비를 통해 자기 자신의 콘셉트를 구축하려는 소비자를 뜻한다.

신한카드가 주최한 빅데이터 썸머스쿨에서 학생들이 조별활동을 하고있는 모습. [사진 제공 = 신한카드]
콘셉트슈머 트렌드는 20대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진 콘셉트에 더 집중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을 드러내기 위해 소비한다고 본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제품이나 가게를 찾는 '인스타 감성'이 예쁜 디저트 카페와 그 인테리어, 소품 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작년 10월부터 부동산업계에서 본격적인 인지도를 쌓아 올린 '송리단길'에 대해서는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키워드가 제안됐다. 잘 자리 잡은 프랜차이즈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불편하지만 특색 있는 골목길과 카페들만 살아남을 전망이다. 주택을 개조한 익선동 상점이나 개인공방과 작업실, 간판 없는 카페 등을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있다.

콘텐츠 범람의 시대에 사는 20대들은 늘 새로운 자극에 노출된 나머지 새롭고 신선한 것을 추구하면서 제품이 함유한 맥락을 함께 소비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분야를 막론하고 개인적 취향이나 신념을 피력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비를 동원하기 시작한 점도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공동기획:신한카드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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