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선 폴 매카트니, 비틀즈의 신화를 잇는다.
윙스 시절, 비틀즈의 해체, 존 레논 죽음에 대한 폴의 입장을 밝힌다.
해설(부록)을 통해 비틀즈를 포함한 폴 매카트니의 역사를 완전 정리.
대중음악사에 ‘빛나는 별’인 비틀즈의 멤버였으며, 영국 여왕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을 뿐 아니라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하고 돈이 많은 뮤지션으로 올해 최초로 내한공연을 갖는 폴 매카트니에 관한 책은 아쉽게도 우리나라에 단 한 권도 없었다. 비틀즈나 존 레논, 조지 해리슨과 관련한 적지 않은 양의 단행본이 출간됐는데, 아쉽게도 폴에 대한 책은 없었다. 대신 폴 매카트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간혹 있었다. 후기 비틀즈 시절에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했으며, 솔로 시절에는 마약과 관련한 사건들이 그런 예다. 실천파 존 레논과 대비되는 보수적인 이미지도 한몫했다. 앨범조차 제대로 소개된 적 없는 폴 매카트니에 대한 이러한 인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그 대답을 담은 ‘지금까지 유일한 책’ 『폴 매카트니 - 비틀즈 이후, 홀로 써내려간 신화』가 출간됐다.
솔로 전성기, 그 사이에 있었던 일들
『폴 매카트니 - 비틀즈 이후, 홀로 써내려간 신화』는 형식적으로는 폴의 솔로 전성기 시절 즉 윙스로 활동하는 70년대를 다루고 있다. 비틀즈 해체 이후 그가 어떻게 다시 세인의 주목을 끌게 됐는지 담담하게 보여준다. 솔로 시절의 역량도 이 책에서 여실히 들어난다.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뿐 아니라 윙스의 리더로서 손색없는 배려와 장악능력은 돋보일 뿐 아니라 탁월하다. 그 시기는 비틀즈의 해체와 존 레논의 죽음이 거의 일치한다. 결국 비틀즈의 해체, 존 레논과의 대립, 존의 사망까지 폴 매카트니가 겪는 심적 동요가 다뤄질 수밖에 없다. 긴 인생을 살아온 폴에게 늘 궁금한 대목이다. 이와 같은 질문에 비틀즈 멤버답게 유머로 재치있게 넘기기도 했고, 때론 적의에 찬 대답으로 질문한 이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세월이 흐른 까닭일까? 이 책은 그 질문에 실체적인 답변을 들려준다.
비틀즈, 존 레논, 린다, 윙스.
팬들에게 어쩌면 불편할지 모르는 처음 듣는 이야기도 담겨있다. 비틀즈의 해체에 이은 소송과 존 레논과의 관계가 그렇다. 저자는 누구의 편도 아니지만 폴 매카트니의 입장에 좀 더 주목한다. 아마도 책의 내용이 폴을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곧 존 레논을 중심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견해를 들어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존의 위압적인 태도에 언제나 두려움을 갖고 있던 폴이라던가, 반목이 유지됐던 시간에도 그 둘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우정 등 책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많은 사사로운 사건들이 담겨있다. 이 밖에 순애보와 같은 린다와의 사랑과 폴과 함께 전성기를 구가 했던 윙스의 해체 사유도 소상히 적혀있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 폴 매카트니는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그려진다.
비틀즈 시절부터 현재까지 완벽 가이드북
지난해 영국에서 발간됐던 이 책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서 출간된다. 저널리스트 특유의 객관성과 감칠맛 나는 비유로 재미있게 스토리를 구성한 것이 이 책의 번역을 결정한 이유였다.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록에도 각별한 신경을 기울였다. 비틀즈 시절을 포함해서, 본문에서 마감한 80년대 이후의 활동 역시 중요할 뿐 아니라 궁금할 것이다. 마니아들의 입장에서야 충분하겠지만 본문에 부족했던 2%를 평론가 김경진이 간명하게 해설한 것도 국내판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덧붙여 비틀즈 시절부터 지난해 발매한 『NEW』까지 폴 매카트니의 팬을 위한 정성스런 음반 해설은 이제 막 폴 매카트니에 입문한 분들에게 큰 도움을 주며, 연표 역시 원서에는 없던 것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추천사
성우진 (팝칼럼니스트, 경인방송 PDJ)_지난 1997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하사받아 대중음악계의 ‘경(Sir)’의 지위에 오른 폴 매카트니는 ‘세계 최고’의 기록을 참 여러 가지로 보유한, 그야말로 살아있는 팝의 아이콘이자 그 자체가 귀한 자료인 인물이다. 하지만 존 레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저평가 되어 국내에서는 서적은 물론 음반 구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탁월한 위트와 멜로디 감각을 두루 갖췄던 윙스(Wings) 시절과 매카트니의 솔로 음악을 선호해온 입장에서 그를 진솔하고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이 책은 정말 반갑고 소중한 정보 그 자체다. 게다가 깊이 있고 세심한 필력의 음악평론가 김경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폴의 삶과 음반 소개를 담은 부록은 이 책의 화룡점정이다. 앞으로 어느 나라에서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오든 그야말로 ‘Made In Korea’가 가치와 질적인 면, 그리고 완성도에서 최고의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듯하다. 기획과 구성력이 돋보이는 대중음악 관련 서적을 또 한 권 갖게 됐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대중가요 LP 가이드북》 저자)_폴 매카트니만을 다룬 책은 읽어본 기억이 없다. 사후에 신화가 된 존 레논에 가려 그의 음악업적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첫 내한공연에 맞춰 발간된 이 책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실존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인해 슈퍼스타가 아닌 인간 폴 매카트니의 향기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상업적이라고만 생각했던 그의 음악에 대한 나의 오해와 편견이 눈 녹듯 사라졌다.
성기완 (시인,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 멤버)_흔히 스타들의 전기나 자서전은 가십거리로 읽히기 일쑤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저자는 놀랄 만한 자세함과 정확함으로 비틀즈 주변의 문화적 풍경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묘사한다. 영국 사람답게 담담한 문체지만, 그 안에 폴 매카트니라는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뮤지션을 소재로 엄청난 폭발력을 지녔던 한 시대를 재구성해보려는 야심찬 기획을 담고 있다. 스타의 가리워진 개인사를 남몰래 들여다보는 듯한 쾌감은 그에 따라오는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