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방송사 특선영화 상차림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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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


파업 때문에…안방극장 편수 늘고 최초 방영 수두룩

[ 정달해 (대중문화칼럼니스트)] JTBC, 송강호 출연 ‘변호인’ ‘밀정’
MBC, 흥행작 ‘부산행’ ‘라라랜드’
KBS, 유해진 주연 코미디물 ‘럭키’
SBS, 사회 병폐 풍자 재난극 ‘터널’
EBS, 명작 재관람 추천 ‘타이타닉’

유독 긴 추석 연휴, 각 방송사는 이 기간에 시청률을 확보하고자 치열한 편성 전쟁을 펼친다. 고향으로, 또 외국으로 대대적인 이동이 이어지는 만큼 전체 시청률이 하락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그래서 이 시즌이 되면 파일럿 프로그램을 내보내 시청자의 반응을 살피거나 일회성 명절용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명절 특별 편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가 바로 영화다. 극장가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선점해 ‘TV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아 내보내면 시청률 확보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명절용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부담까지 떨쳐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따로 없다. 올해는 긴 연휴 기간 때문에 방송사 편성표에도 많은 편수의 영화가 올라왔다. 파업 탓에 정규방송 제작에 차질이 생긴 MBC와 KBS도 미리 구매해둔 영화를 요소요소에 배치해 연휴 기간 시청률 전쟁에 뛰어든다. 말 그대로 ‘TV 최초’로 방영되는 영화도 많으니 미리 방송시간을 체크해두자.

◆‘변호인’ ‘밀정’ ‘라라랜드’ 등 라인업 화려

이번 연휴기간에 편성된 영화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작품은 JTBC가 편성한 ‘변호인’(4일 오후 8시 50분)과 ‘밀정’(5일 오후 8시 50분)이다. 극장 개봉 당시 각각 1천100만, 750만 명의 관객을 모은 빅히트작인 데다 지금까지 영화채널에서조차 만나볼 수 없었던 영화들이다.
특히 ‘변호인’의 경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어떤 방송사도 감히 편성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천만 관객을 모은 히트작이지만 개봉 후 4년이 다 되어가도록 방송사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이번에 JTBC가 TV 최초로 편성을 시도하면서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밀정’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의열단과 일본 경찰의 치열한 암투를 그린 대작이다. 공유와 송강호가 출연했으며, 이병헌과 조승우가 특별출연해 힘을 보탰다. 드라마 ‘도깨비’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되찾은 톱스타 공유의 존재감, 송강호를 위시한 연기파 배우들의 활약이 안방극장을 즐겁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MBC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국내 최초 좀비 소재 블록버스터로 1천100만 관객을 모은 ‘부산행’(6일 오후 8시 30분), 그리고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7개의 상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을 휩쓴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7일 오후 10시)를 전면에 배치해 눈길을 끈다. 두 작품 모두 TV에서는 최초로 방영되는 영화들이다. 특히 ‘부산행’은 나이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대작이라 추석 특선영화 시청률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음악과 춤의 매력에, 또 첫사랑의 애절한 감성을 떠올려보고 싶다면 ‘라라랜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라이언 고슬링의 탁월한 춤 솜씨, 엠마 스톤의 사랑스러운 웃음과 매력 넘치는 보이스,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드는 음악과 영상. 시작부터 끝까지 빈틈 하나 없이 촘촘하게 감탄사를 자아낼 만한 장면과 사운드로 엮어놓은 수작이다. 볼륨을 높여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감상하면 한 편의 영화가 전해주는 황홀감의 극치를 경험할 수 있다. 유의사항 하나. 영화가 남기는 진한 여운 때문에 첫사랑의 환영에 꽤 오래 시달리게 된다는 단점도 있다.
KBS2 TV 편성표에도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3일 오전 9시 40분), ‘인천상륙작전’(5일 오후 8시)과 ‘럭키’(9일 오후 7시 55분) 등 TV 최초로 방영하는 영화들이 눈에 띈다. MBC와 JTBC의 라인업에 비해 기운이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그래도 유해진 주연의 코미디 영화 ‘럭키’나 높은 연령대에 어필할 수 있는 ‘인천상륙작전’ 등의 영화가 만만찮은 전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SBS의 영화 라인업 중 관심이 가는 작품은 하정우 주연작 ‘터널’(6일 오후 8시 35분)이다. 터널 붕괴 사고로 고립된 한 남자의 구조과정을 통해 한국사회의 병폐를 풍자하는 재난극으로 개봉 당시 710만 관객을 모았다.

◆다양한 화제작 편성, 선택 폭도 넓어

그 외에도 각 채널의 추석 특선영화 라인업을 살펴보면 취향에 따라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KBS1 TV에서 방영되는 ‘오빠생각’(6일 낮 12시 10분), ‘비정규직 특수요원’(8일 오후 2시 50분) 등의 작품도 안방극장용 영화로 나쁘지 않다. 극장에서 돈을 주고 보는 게 아니므로 만족스럽지 못한 퀄리티 때문에 화가 날 이유도 없다.
KBS1 TV에 편성된 ‘스포트라이트’(7일 오후 10시 20분)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로 완성도에 대한 영화팬들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보도한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갈등구조를 만들고 긴장감을 형성하는 상업영화의 성공 공식을 버리고 담담하고 현실적으로 사건 전반을 묘사해 눈길을 끈다.
KBS2 TV에 편성된 조정석 주연작 ‘형’(6일 오후 10시 25분)도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영화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유도 국가대표 출신 동생과 사기전과 10범인 형이 보여주는 코미디 영화다. 형제애를 강조하는 신파 요소가 깔려 있어서 후반으로 갈수록 실망스러운 전개를 보여주지만 그래도 조정석의 천연덕스러운 코믹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명절 연휴기간에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감상하기에 적합한 영화다.
EBS의 추석 특선영화 라인업은 화제작 위주다. 수도 없이 재방송됐던 영화인데도 그 화제성 때문에 재관람 의지를 자극한다. 그중 영화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작품은 ‘블레이드 러너’(4일 오후 11시 35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5일 오후 11시 35분), ‘타이타닉’(7일 오후 10시 55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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