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전립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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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신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비뇨의학과)
박재신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


김판식(63·가명) 씨는 건강 하나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잠을 자다 화장실에 오줌을 누러 자주 가게 되었다. 비뇨기과를 방문해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받은 뒤, 다시 전립선 조직검사를 하고 전립선암 1기로 진단 받았다.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전립선 적출 수술 후 추가 치료 없이 6년이 지난 현재 완치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박기형(77·가명) 씨는 등쪽 통증과 하지 일부 마비증상이 있어서 신경외과 진료를 받았다. 뜻밖에도 전립선암의 척추전이(4기)로 진단 받았다.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이후 증상은 완전히 없어졌다. 7년이 지난 현재까지 호르몬 치료를 계속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함이 없다.

북미나 서구 유럽에서는 남성 암 발생률 1위(사망률 2위)인 전립선암이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7배나 늘어나 암 발생 증가율 1위를 차지했으며, 2001년에는 남성 6대 암에 진입했다.

◆ 초기엔 증상 못 느껴, 정확한 진단 중요

우리 몸에서는 세포들이 성장하고 분열하며, 새로운 세포를 형성하는 과정들이 반복된다. 노후한 세포들은 죽어서 사라지고 그 자리는 새로운 세포들로 채워진다. 간혹 이 정상적인 과정에 이상이 생겨 필요하지 않은데도 새로운 세포들이 생성되거나, 죽어야 할 세포들이 죽지 않고 조직덩어리를 형성한다. 이것이 종양이다.

전립선은 남자의 방광 바로 아래쪽, 직장의 앞쪽에 위치하며 밤톨정도 크기에 15~20g의 무게를 가졌다. 방광에서 소변을 배출시키는 통로인 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에서 발생한 양성종양이고, 전립선암은 전립선에 생긴 악성종양이다. 전립선암 세포는 계속 성장하면 주변의 다른 조직으로 번져나가 혈관이나 림프관을 침범하여 멀리 떨어진 조직으로 전이를 하게 된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전립선 비대증 검사 도중 발견 되는 경우가 많다. 암이 증식해 요도나 방광경부로 자라면서 요도를 압박하게 되면 소변이 쉽게 나오지 않고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배뇨 중간에 소변 줄기가 끊어지게 된다. 또 방광자극증상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거나 참기 힘들게 되고 취침 중에도 소변을 보러 일어나게 된다. 전립선암이 정액의 배출구인 사정관을 침범하면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전립선암은 뼈, 특히 척추와 골반으로 전이가 잘 된다. 척추로 전이가 되면 허리가 심하게 아플 수 있기 때문에 허리가 아파서 정형외과 치료를 받는 중에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전립선암 진행단계


◆ 60세 이후 남성에게 많이 발생

전립선암은 나이가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45세 이전에 전립선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하여 대부분 60세 이후에 발생한다. 전립선암은 동양인에서 낮고 스칸디나비아 인에게 가장 높고 흑인이 백인보다 발생률이 30% 가량 높다.

9% 정도에서 가족력이 있다. 전립선암 환자와 형제인 사람은 정상인에 비하여 발생할 확률이 3배 정도 높고,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그렇지 않은 가계에 비하여 가능성이 8배나 높다.

음식물과 전립선암과의 관계는 복합적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성 지방이나 육류의 과다한 섭취는 위험을 높이고 섬유질이 많고 동물성 지방이 적은 음식은 전립선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하기 위해서는 직장수지검사와 혈중 전립선특이항원 치를 측정한다. 특히 50대 이상의 남성들은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때 전립선 조직검사를 한다. 가장 간편한 검사는 비뇨기과 전문의가 항문을 통해 손가락으로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 검사이다. 혈중 전립선특이항원 검사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등의 다른 전립선 질환에서도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전립선특이항원 치가 높을수록 암의 가능성이 증가한다. 4~10 ng/ml일 경우 약 15%, 10~20ng/ml 이상일 때는 약 30 %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전립선 암 환자의 25% 정도는 4ng/ml 이하이기 때문에 근래는 2.5 ng/ml 이상일 때 전립선조직검사를 권하는 경향이다. 전립선특이항원 치가 높거나 직장수지 검사나 전립선초음파검사에서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경우 전립선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 80~90% 환자 임상적 호전

치료는 환자의 병기, 암세포의 분화도, 연령, 전신 상태, 치료의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대기 관찰, 국소적 치료, 전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국소적 치료에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있고 전신적 치료는 호르몬 치료나 항암화학치료가 있다.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은 국소 전립선암의 완치를 기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전립선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 되면 남성 호르몬이 전립선암에 작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호르몬 치료를 한다. 80~90%의 환자에서 임상적 호전을 보이며 1~2년이 지나면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50대 이상 남성에서 전립선특이항원 치가 4~10ng/ml 이면 15 %에서 암이 발견되기 때문에 건강한 남성이라도 50세가 되면 전립선암에 대하여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류의 섭취는 전립선암 발생을 높인다. 반면 등 푸른 생선(오메가-3 지방산)은 전립선암 세포를 억제한다. 채소나 과일을 1주 5번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빵, 시리얼, 곡물류, 쌀, 콩 등도 권장된다. 녹차(카테킨) 토마토(라이코펜)는 항산화, 항암작용이 있다. 딸기, 수박, 자몽, 살구, 붉은색 채소에도 라이코펜이 상당량 들어 있어 좋으며 콩에 포함된 이소플라빈 성분도 전립선 암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움말 박재신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비뇨의학과)

[전립선암에 좋은 음식](표)

◆ 브라질 땅콩

전립선 건강에 중요한 미네랄 셀레늄이 풍부하다. 또 건강한 전립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아연과 아미노산 마그네슘 티아민 등이 풍부하다.

◆ 브로콜리

브로콜리에 있는 설포라판은 전립선암 성장을 억제한다. 브로콜리를 섭취할 때는 날로 먹거나 5분 이하로 쪄 먹는 것이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아 더 효과적이다.

◆ 카옌 고추(칠리 고추)

전립선 건강을 유지하는 향신료의 일종인 캡사이신은 전립선 암세포뿐만 아니라 다른 암세포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

◆ 녹차

카테킨은 녹차에 많이 포함된 항산화 성분으로 폴리페놀의 일종이다. 우리 몸에 있는 활성산소(유해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항(抗)산화 물질 중 하나로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 버섯

표고버섯에는 베타 글루칸의 일종으로 항암 작용을 하는 렌티난 성분이 들어 있다. 또 L-에르고티오나인이 풍부해 독성물질로부터 전립선 등 인체 세포를 보호해준다.

◆ 석류

항암기능이 뛰어난 엘라그산으로 불리는 파이토뉴트리언트가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준다. 석류액은 암세포를 자살하게 하는 아포토시스 효능이 있다

◆ 호박씨

특히 50대 이상의 중년 남성에게서 발생하는 양성 전립선 비대증(BPH)에 효과적이다. 카로티노이드와 오메가3 지방산은 양성 전립선 비대증 발병을 낮추어 준다.

◆ 연어

전립선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여 전립선 종양의 성장과 질병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어 준다.

◆ 토마토

리코펜(lycopene)은 항암 작용을 하며, 성질은 카로틴과 비슷하여 전립선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파스타, 소스, 수프로 섭취할 때 리코펜이 인체에 더 효과적으로 흡수된다.

◆ 카레(강황)

카레의 주요 원료인 커큐민은 최근 항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발견되어 브로콜리에서 추출한 파이토뉴트리언트와 함께 전립선 종양 및 암 치료제에 이용되고 있다.

석민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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