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돌려다오~ "… 거꾸로 먹는 나이 `헬스케어 시대`로 현실화

입력
기사원문
김수연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IBM '왓슨' 암 진단·치료 등 개인화된 치료 서비스 플랫폼

구글은 지원자 1만명 대상 건강 데이터 추적·관찰 프로젝트

국내 산학연·벤처기업들도 모바일 기반에 시장 공략 가속화

노화 예방 연구에 의료영상진단보조 SW까지 기술 개발 활발


혁신성장 바이오융합이 이끈다

2. IT와 바이오 기술의 융합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모바일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과 바이오의 융합으로 새로운 서비스·제품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삼성, IBM, 구글, 애플 등 기존 글로벌 IT 강자들이 저마다 강점을 가진 기술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에 뛰어들었고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주도권 확보전은 대형 글로벌 IT기업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관련 분야에서 의료기관과 학계 간 활발한 산·학·연이 진행 되고 있다. 또 바이오·헬스케어 벤처 기업들도 첨단기술을 접목한 제품으로 새롭게 열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언제나 '청춘'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의료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선점 나선 글로벌 IT기업들= 현재 헬스케어 시장은 헬스케어 산업과 IT 기술의 융합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구글, 애플, IBM, 아마존과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고은지 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IBM은 기존의 클라우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빅데이터를 학습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인 왓슨을 통해 인공지능 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왓슨은 암 진단·치료, 신약 개발 연구 지원, 유전체학 연구, 개인화된 치료 계획 등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뤄져있다.

앞서 이 기업은 2015년 헬스케어 인공지능, 클라우드, 보안 분야를 연구하는 왓슨헬스 사업부를 출범했고 왓슨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업체 인수에도 속도를 내 왔다. 2015년 의료영상 분석기술 기업인 '머지 헬스케어'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업체인 '익스플로리스', 소프트웨어 업체인 '피텔' 등을 인수했고 2016년에는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회사 '트루벤 애널리틱스'를 인수한 바 있다.

구글은 구글 맵과 같은 헬스 맵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4년 간 지원자 1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추적·관찰하는 '프로젝트 베이스라인'도 진행 중이다. 건강한 상태에서 어떻게 질병이 발생하는지를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또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의 자회사인 베릴리, 칼리코, 딥마인드 등은 각각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연구, 노화 예방 관련 연구, 인공지능 분야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릴리의 경우, 수술용 로봇 개발을 위해 의료기기 업체인 에티콘과 함께 '버브 서지컬'을 설립했다.

애플은 작년에 애플워치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심박수를 연속적으로 측정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결과를 본인과 주치의에게 알려주는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말에는 심전도 분석 알고리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인 얼라이브코르의 '카디아 밴드'가 애플워치용 의료기기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았다. LG경제연구원의 고은지 연구원은 "많은 소비자들이 상시 건강관리용으로 애플워치를 이용하게 된다면 예방과 질환 관리 관점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도 의료정보시스템·의료기기 분야와 관련해 비밀 개발 조직인 '1492 팀'을 운영하며 사업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 팀은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원격진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헬스케어 IT 업체인 '서너'와 협력해 클라우드 기반 EMR(전자의무기록) 솔루션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중에서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경쟁력을 강점으로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건강기록 관리 앱인 '삼성헬스'(구 S헬스)로 글로벌 다운로드 5억회를 돌파했다.

세계 약 190개 국가에서 70여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는 이 앱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돼 있고 안드로이드 OS와 iOS를 함께 지원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뿐만 아니라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출시 초기 체중, 혈압, 혈당 등 건강정보와 운동량을 기록하는 앱이었던 삼성 헬스는 현재는 다양한 건강정보를 검색하고 전문가에게 건강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종합 건강관리 서비스'로 진화한 상태다. 삼성 헬스는 '전문가 상담' 서비스를 지난해 미국, 인도에 이어 올해 7월 영국에 확장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매일 24시간 실시간으로 의사와 동영상 상담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영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바빌론과 함께 미국에서 자신의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화형 AI 채팅 서비스인 '증상 확인' 기능을 추가했다.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원격의료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전문가 상담 서비스는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산학연·벤처들도 기술개발 활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외 대형 IT기업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산학연·헬스케어 벤처들의 기술 개발이 활발한 상황이다.

연세의료원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화 지원센터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선정한 모바일 헬스케어 기술 개발 연구기관들과 유망 중소기업의 사업화 전주기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개발되고 있는 대표적인 기술로는 △모바일기반 일반인 우울, 불안 경감을 위한 가상현실-바이오피드백 및 생체신호 측정시스템(전홍진 삼성서울병원 교수) △피부건강관리를 위한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헬스케어(황재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직·간접 흡연에 의한 심·폐혈관 질환 위험도 측정 및 재활을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이진석 원광대학교 교수) △바이오센서를 활용한 감영창상 모니터링을 위한 헬스케어 스마트 드레싱(이태재 나노종합기술원 박사) 등이 있다.

이 중 '모바일기반 일반인 우울,불안 경감을 위한 가상현실-바이오피드백 및 생체신호 측정시스템' 개발은 우울, 불안감등의 정신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우울·불안의 정량적 평가에 활용될 객관적 생체 신호 지표 개발, 측정신호 분석을 위한 신호처리·분석 알고리즘 개발 등이 추진되고 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총 5년차 연구기간중 현재 1차년도 연구가 진행중에 있으며, 앞으로 임상적용을 통해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부건강관리를 위한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헬스케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피부의 상태·질병을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헬스케어 영상 시스템이다. 여드름, 홍조, 건선, 지루성 피부염등 다양한 피부 질병을 인공지능 분석 방법을 통해 판별할 수 있다.

황재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는 "개발된 원천 기술은 스타트업 기업인 메디벨 바이오와 릴리커버라에 기술 이전을 완료한 상태"라며 "메디벨 바이오와 협업해 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9월까지 시제품 제작을 완료하고 내년 11월까지 시제품 검증·임상실험을 통해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2020년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간접 흡연에 의한 심·폐혈관 질환 위험도 측정 및 재활을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은 심장재활이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심장재활 운동을 도와주는 웨어러블 기기와 의사-환자간 운동기록·운동처방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진석 원광대학교 교수는 "운동 중에도 의료기기 수준의 정확도를 제공하는 웨어러블 프로토타입을 개발한 상태"라며 "2020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바이오센서를 활용한 감영창상 모니터링을 위한 헬스케어 스마트 드레싱'은 피부가 벗겨진 상처(창상) 부위의 온도와 상처에서 발생하는 삼출물의 pH(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값을 바이오센서를 이용해 실시간 측정하고 이를 휴대폰이나 전용단말기에 전송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드레싱이다. 상처 부위의 세균 감염 여부를 환자 자신과 보호자, 또는 원거리에 위치한 간호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 도움을 주는 무선통신 바이오센서가 적용됐다.

이태재 나노종합기술원 박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바이오 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5년 11월 원천기술 연구를 시작해 특허출원 6건, 국제 SCI 논문 5편, 학술발표 6건을 수행했다"며 "현재 프로토타입 개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들도 '출사표'= 국내 벤처기업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주로 AI기반 의료기기 벤처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의료기기업체 루닛과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 각각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의료영상검출보조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의료영상진단보조 소프트웨어 '제이비에스-01케이'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루닛 인사이트는 단순촬영(엑스레이)으로 촬영한 환자의 흉부 영상을 입력·분석해 폐 결절이 의심되는 부위의 정도를 색깔 등으로 표시하는 방식으로 의사가 폐결절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준다. 제이비에스-01케이는 MR(자기공명)로 촬영한 뇌경색 환자의 뇌 영상과 심방세동 발병 유무를 입력하면 4가지로 구분된 뇌경색 유형에서 뇌경색 패턴을 추출·제시한다. 이를 통해 의사가 뇌경색 유형을 판단하는데 도움을 준다. 지난 5월에는 뷰노의 '뷰노메드 본에이지'가 허가를 받았다. 이 제품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환자 뼈 나이를 판독한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디지털타임스 홈페이지 바로가기 / 디지털타임스 뉴스 더보기
네이버 채널에서 '디지털타임스'를 구독해주세요.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