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쌀 베트남 커피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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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03.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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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고 쓴 커피 원액에 연유 타먹는 스타일 인기
푸르밀, 현지식 연유라떼 출시…비슷한 맛 돌체라떼도 `붐`
연남동 베트남 커피전문점 `콩카페`엔 젊은층들 긴줄


지난주 베트남 휴양지 냐짱을 다녀온 20대 회사원 김 모씨는 현지 유명 커피 전문점 '콩카페'를 찾았다. 김씨는 베트남을 다녀온 지인들에게 베트남 커피를 맛보려면 콩카페에 가봐야 한다는 얘기를 무수히 들었다. 2007년 하노이에서 시작한 콩카페는 현재 베트남 주요 도시에 50여 개 매장을 갖고 있고, 올 7월 말에는 한국에도 1호점을 냈다.

김씨는 "진하고 쓴 베트남 커피 원액에 연유나 우유를 타서 먹는 맛이 일품"이라면서 "베트남 커피 맛을 잊을 수 없어 국내에도 문을 연 콩카페를 조만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기존 커피 맛과 다른 베트남 커피가 국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부 베트남 음식점들이 베트남 커피를 후식으로 내놓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원두를 쓴 커피가 'RTD(Ready To Drink)' 형태로 처음 나왔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은 3일 베트남산 커피 원두로 내린 에스프레소를 써서 만든 '연유라떼'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연유라떼는 에스프레소에 달달한 연유를 섞어 달콤쌉싸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베트남 현지식 커피다. 진한 원두에 시럽을 넣으면 자칫 진한 커피 맛이 가려지는 단점을 보완해 자연스럽게 단맛을 살릴 수 있게 했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커피전문점 위주로 판매되던 연유 커피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전했다.

제품 패키지는 친환경 종이 소재로 된 카토캔을 활용했다. 카토캔은 기존 알루미늄 캔보다 가벼우며 휴대성이 좋고, 환경호르몬 노출 위험을 낮춘 포장재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푸르밀은 베트남 연유라떼와 함께 이탈리아식 커피인 '헤이즐넛 초코라떼'도 출시했다. 에스프레소에 헤이즐넛 초콜릿과 우유를 넣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커피 원조로 스타벅스코리아가 5년 전 내놓은 '돌체라떼'를 꼽는다. 진한 에스프레소에 무지방 우유, 달콤한 시럽을 넣어 베트남 커피와 유사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 커피의 깊은 풍미와 달콤한 맛의 조화로 인해 지난해 전체 음료 판매에서 4위(850만잔)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돌체라떼는 베트남 커피 맛과 비슷하지만 베트남 원두를 쓴 것은 아니다"면서 "최근 베트남 커피가 주목받으면서 돌체라떼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문을 연 베트남 커피전문점 콩카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입구에는 늘 30여 명의 대기 인원이 주문을 기다릴 정도로 방문객이 많다. 특히 베트남 현지 모습을 살리기 위해 모든 가구와 소품을 베트남에서 들여왔다.

대표 메뉴는 진한 커피와 달콤한 코코넛 스무디를 넣은 코코넛 스무디 커피와 연유에 커피 거품을 올린 코코넛 연유커피 등이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커피원두 수입액은 4억3792만달러로 전년(2016년) 대비 23%가량 증가했다. 이 중 베트남산은 5320만달러로 전체 수입 커피 물량의 12%를 차지한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커피 원두 '로부스타'는 콜롬비아·브라질에서 나오는 '아라비카'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많고, 쓰고 거친 느낌이 강하다.

이로 인해 예로부터 커피 원액에 우유나 시럽 등을 섞어 마셔왔다. 반면 국내에 익숙한 아라비카는 단맛, 신맛, 감칠맛 등 맛과 향이 뛰어나고 좀 더 부드럽다는 평가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대표는 "크림과 설탕을 합쳐놓은 믹스커피만 해도 로부스타 원두를 쓰는 게 더 맛있지만 국내에서는 고급 커피로 알려진 아라비카를 많이 써왔다"면서 "최근 베트남 커피의 등장은 국내 커피시장 다양화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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